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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관칼럼. 6월은 호국보훈의 달
박영관칼럼. 6월은 호국보훈의 달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4.05.1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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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대한 헌신, 영원토록 가슴에 담자 -

 

박영관 

                                                                                                                           

새벽이슬을 머금은 뿌연 안개가 누리를 휘두른다. 짙푸른 숲이 날숨을 내뿜는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 목숨을 바친 선열들의 희생을 기리고 그 공로를 보답한다”는 뜻이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 녘에/ 비바람 긴 세월로 이름 모를, 이름 모를 비목이여/ 먼 고향 초동 친구 두고 온 하늘가/ 그리워 마디마디 이끼 되어 맺혔네// 궁노루 산울림 달빛 타고 달빛 타고 흐르는 밤/ 홀로 선 적막감에 울어 지친 울어 지친 비목이여/ 그 옛날 천진스런 추억은 애달파/ 서러움 알알이 돌이 되어 쌓였네//

 호국보훈의 달 6월이 되면 부르는 한명희(韓明熙, 1939∼) 선생의 비목(碑木) 가곡 가사이다. 한명희는 1964년 학군사관 임관 후 7사단 백암산 비무장지대 수색대 전투초소에서 소대장으로 복무하였다. 초가을 어느 날 강원도 화천 백암산 잡초 우거진 양지바른 산모퉁이를 지나며, 6.25 전쟁 당시 숨져간 무명용사의 돌무덤과 십자 나무 위에 철모가 올려진 비목을 보고, 영감을 얻어 조국을 위해 죽어간 젊은이들을 기리는 내용의 「비목(碑木)」 시를 지었다고 한다. 이를 장일남(張一男, 1932∼2006) 선생에게 주자 곡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제작년도는 1967년이나, 1969년에 처음으로 발표되었다.

전쟁의 여운과 산골의 아름다운 자연이 모태가 되었다. 이 곡은 시대적 산물이자 무명용사의 희생을 상징하는 곡 이상으로 우리 국민의 애창곡이 되었다. 고등학교 음악 교과서에 실려 있다. 한국전쟁에서 희생된 무명용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1995년 화천군 동촌리 평화의 댐에 ‘비목공원’이 조성되었다. 매년 현충일을 전후하여 1996년부터 ‘비목문화제’를 개최하고 한국전쟁으로 희생된 젊은 영혼들의 넋을 추모하고 다시는 이 땅에 전쟁이 일어나지 않기를 염원하는 위령제도 지낸다.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Thomas Stearns Eliot, 1888∼1965)의 「황무지」의 시어로 ‘4월은 잔인한 달’, 노천명(盧天命, 1911∼1957)의 「푸른 오월」로 5월을 ‘계절의 여왕’이라 칭해지고 있다. ‘비목공원’이나 ‘비목문화제’도 시인의 영감으로 이루어지게 되었다. 이처럼 시인은 영감을 받은 감각적인 언어의 마술사로 문화를 이끄는 파수꾼이다.

모든 국가는 전란에서 희생한 자를 추모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매년 6월 6일을 현충일(顯忠日)로 정하여 호국영령의 명복을 빌고 순국선열 및 전몰장병의 숭고한 호국정신과 위훈을 추모하는 행사를 한다. 6월 6일은 24절기 가운데 하나인 망종(芒種)에 제사를 지내던 풍습에서 유래한 것으로, 고려 현종 5년 6월 6일에 조정에서 장병의 유골을 집으로 보내 제사를 지내도록 했다는 기록도 있다.

현충일은 1953년 휴전이 성립된 뒤 3년이 지나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자 정부가 1956년 4월「관공서 공휴일에 관한 건」(대통령령 제1145호) 및「현충기념일에 관한 건」(국방부령 제27호)에서「현충기념일」로 제정되었으며 1965년 3월 30일「국립묘지령」에 의거 연 1회 현충일 기념식을 거행하게 되었다.

6월이 ‘호국보훈의 달’이라는 명칭으로 정해져 불리기 시작한 것은 1985년부터이다.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추모하고 국가유공자의 공헌과 희생을 되새기며 예우하기 위해 1961년도에 설립된 군사원호청(1962년 원호처 승격)이 1985년 국가보훈처로 개칭되면서 6월이 ‘호국의 달’로 지정돼 이어지고 있다. 당시 6·25전쟁에서 희생된 분들과 상이군인을 돕기 위해 ‘군경원호 강조 기간’이 6월로 정해졌으며 원호처 설립 이후 국가유공자를 위한 본격적인 지원 사업이 틀을 갖추기 시작했다.

우리나라는 반만년의 역사를 가진 나라이다. 유구한 역사를 이어오면서 많은 전쟁을 겪었다. 조국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초개와 같이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하고 민족을 지켜냈다. 나라를 빼앗긴 일제강점기에서도 나라를 되찾기 위해 많은 분이 희생되었다.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어떠한 희생이 있었는지, 그분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그분들이 지키고자 했던 가치는 무엇이었는지, 되새기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자. 미래의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고생하는 대한민국 국군, 경찰, 소방관, 등 공복(公僕)들께 고마운 마음을 갖자.

나라 사랑하는 애국정신을 몸소 실천하고 돌아가신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을 진심으로 추모하자. 나라와 겨레의 독립과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귀한 목숨을 초개처럼 버린 이들의 고귀한 희생으로 우리는 오늘의 삶과 자유를 누리고 있다. 호국보훈은 거창하거나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 곁에서 생활하는 국가유공자와 보훈 가족을 감사하는 마음으로 예우하고 따뜻한 위로의 말과 배려가 보훈이다. 나라 사랑의 길이다.

호국보훈의 달인 6월이 아니더라도 가족과 함께 주변에 있는 현충탑을 비롯한 현충 시설을 한 번쯤 찾아가서 참배해보자. 오늘이 있기까지 많은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나라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위대한 헌신을 영원토록 가슴에 담고 국가 안보의 중요성과 자주국방을 아로새겨 나라 사랑의 다짐을 다져야 할 때가 바로 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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