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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 과잉생산 피할 듯…2년간의 유례없는 바닥세 탈출 기대
대파 과잉생산 피할 듯…2년간의 유례없는 바닥세 탈출 기대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19.12.13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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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군 지산면의 한 대파밭에서 서진도농협 한옥석 조합장(오른쪽)과 김세훈 경제상무(왼쪽), 농민 김영화씨가 11월말부터 수확작업에 나설 대파를 선보이고 있다.

수확 앞둔 전남 주산지 태풍·가을장마 영향으로 감모율 10~20% 이르러

밭떼기거래가격 예년보다 낮고 경기·강원 물량 남아 있어 걱정

김장철 시작되면 시세 상승 예상

겨울 한파 없이 기온 높을 경우 내년 2월 이후로 출하 몰릴 수도

겨울대파 주산지인 전남 진도에선 막바지 생육관리가 한창이다. 4월말 빠르게 아주심기(정식)했던 대파밭은 조만간 수확작업에 들어간다. 산지에선 ‘1㎏ 한단당 100원’이란 지난 2년간의 유례없는 바닥세를 올해야말로 벗어나길 한목소리로 바라고 있다.

진도에선 본격적인 출하철을 앞두고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다. 우선 잇따른 태풍과 가을장마로 대파밭의 평균 감모율이 10~20%에 이르는 만큼 과잉생산은 피할 수 있지 않겠느냐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전남지역은 11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겨울대파를 전국에 공급하는 핵심산지다. 산지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전남지역 겨울대파 재배면적은 지난해와 비슷한 3300㏊ 수준이다.

김세훈 서진도농협 경제상무는 “통계에 잡히지 않는 ‘투기성 재배면적’이 문제”라며 “대파값이 김장철 직후 주저앉으면 출하시기가 예상보다 뒤로 밀릴 가능성도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질적인 수확량은 앞으로 날씨가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농가들의 판단도 다르지 않다. 농민 강성민씨(56·임회면 석교리)는 “생육기에 날씨가 나빠 3.3㎡(1평)당 수확량이 평년 수준인 1㎏ 12단보다 적을 듯싶다”면서도 “소비부진으로 경기·강원권 대파의 출하 마무리가 늦게 끝나는 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겨울대파값이 안 좋아서 지역 내 밭떼기거래(포전거래)가격도 예년보다 낮은 3.3㎡당 7000~1만1000원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밭떼기거래가 위축되자 서진도농협은 올해 과감하게 계약재배 확대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26.45㏊(8만평)에서 올해 82.65㏊(25만평)로 3배 넘게 면적을 늘렸다. 한옥석 조합장은 “생산농가의 최저 생산비를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계약재배를 최대한 늘렸다”며 “깨끗한 땅, 맑은 공기에서 자란 진도의 겨울대파를 소비지에서 많이 찾아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걱정거리는 역시나 소비부진이다. 보통 11월 중순이면 출하가 끝나야 할 강원지역 대파가 여전히 남아 있을 정도다. 경기 여주·이천·포천 등지에서도 잔여물량이 예년 이맘때를 웃돈다.

산지유통인 김중규씨(78)는 “작황이 나쁜 데다 경기·강원의 대파도 많이 남아 전남지역 수확작업이 예년보다 밀릴 것”이라며 “1㎏ 한단당 최소 1500원은 나와야 생산농가도 산지유통인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시세가 워낙 나쁘니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의 하차거래 전환에 들어가는 비용이 큰 부담”이라며 “시세는 바닥인데 포장재값·물류비는 껑충 뛰어 다들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지유통인 김진산씨(50) 역시 “지금 같아선 강원·경기·전북·전남 출하량이 12월에 다 맞물릴까봐 걱정스럽다”며 “날씨가 나빴던 올해는 생산량이 많아서가 아니라 심각한 소비부진의 영향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최근 가락시장에선 대파 1㎏ 상품 한단당 평균 경락값이 1500원 안팎을 오가고 있다. 평년 11월 1625원에 못 미친다. 다만 김장철을 맞아 시세는 서서히 오름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태민 대아청과 경매팀장은 “본격 김장철로 들어서면 고품위는 한단당 2500원까지 경락값이 나올 것”이라면서도 “지난 겨울처럼 한파 없이 평균기온까지 높으면 이듬해 2월 이후로 출하가 밀리는 물량 쏠림현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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