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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세시풍속 지키는 진도
정월대보름 세시풍속 지키는 진도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0.02.15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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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창마을, 의신 사상마을, 덕병 거리제 ‘그래도’

이제 남쪽으로 가자. 보리밭이 더욱 푸르러지는 명량바다 건너 진도로 가자. 거기 입춘을 딛고 정월대보름 풍악이 울리는 곳. 송가인이 한없는 달빛을 가슴에 품으며 소리를 키웠던 꿈속같은 몽유진도.

우리 민족의 고유명절인 정월 대보름을 맞이해 문화의 고장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사상마을 에서 대보름 세시풍속놀이 한마당 잔치가 열렸다.

오래 전부터 마을 입구 당산나무숲에서 당산제를 올리고 다양한 민속놀이를 가진다. 정월대보름은 농경사회의 명절 중 일년을 시작하는 중요한 명절이다. 정월대보름은 농사와 관련된 생업과 관련된 가장 큰 명절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농업과 어업이 천년이 넘게 주업으로 이어진 진도의 경우 정월 대보름을 맞아 많은 세시풍속을 지켜왔었다.

대표적인 곳이 군내면 덕병마을, 진도읍 해창의 해신당제, 침계리, 소포리, 임회 상만리, 굴포리 등에서 당제를 올려왔다. 목포대학교 서해숙교수는 진도의 세시풍속 당산제를 현장을 찾아다니며 기록해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대륙의 기운과 해양의 문화가 홀롱하듯 소용돌이로 승화하는 다양하기로 소문난 진도. 진도씻김굿과 다시래기는 극적인 인간만사 생애를 수놓는다. 그 중에 역사유물관과 남종화의 산실 운림산방· 소치기념관, 쌍계사, 남도전통미술관, 진도아리랑비 등이 위치한 의신면 사천리 사상마을에서는 매년 운림예원과 관란정이 있는 당산숲에서 7일(음력1월 14일) 오후 2시부터 다음날인 8일 오후 2시까지 연날리기, 망월, 답교놀이, 쥐불놀이, 살랭이 놀이, 밥 얻어먹기, 달집태우기, 용줄다리기, 당산제, 더위팔기 등의 대보름 세시풍속을 선보여왔다.

                                                                            

 

                                                                          

올 해에도 이희춘 진도국악협회지부장은 달집태우기, 쥐불놀이 등을 한다고 알렸다.

진도읍 해창마을은 해신당 제주가 여성으로 정해져있다. 한 때 진도읍의 수운 관문 역할을 했던 곳이기도 하다. 박주언 진도문화원장은 “매년 정월대보름이면 마을에서 덕석몰이 행사를 통해 마을 공동체 대동의식을 강화하는 풍습이 있었다.”고 알렸다.

덕병마을은 보름날에 진살등의 석장승에 소뼈다귀를 걸고 외부 역신들을 경계하고 인두세를 걷어 거리제를 행하여 왔지만 최근에는 풍물로 대신하고 있다.

덕병마을은 오래 전부터 장승제를 올려온 전통 농촌마을이다. 농촌마을이지만 마을 들판 앞은 넓은 바다다. 그러나 바다를 이용한 수산양식이나 고기잡이는 거의 하지 않는다. 친환경 유기농 특작물 재배에 더 힘을 기울인다. 덕병마을은 다른 마을과는 달리 북향을 하고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덕병마을은 본래 현 위치에 있는 것이 아니었다. 훨씬 위쪽에 있었는데, 마을에서 자꾸 크고 작은 사고와 사건이 잦아서 현 위치로 마을을 옮겼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오래된 집을 보면 지금도 기둥을 비롯한 목제 등에서 뜯어 옮긴 자국을 볼 수 있다고 한다.

또 마을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삼별초난 때 이 마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참살을 당했다고 한다. 덕병마을의 성촌배경은 풍수지리보다는 역사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기능적 측면으로 보자면 당할머니 제사와 거릿제는 매우 다른 양상을 보인다. 할머니당에서는 풍요다산을 기원하는 것에 반해서 거릿제에서는 혹시 당할지 모르는 재앙을 불식할 목적을 가졌다. 장승에게 하는 헌식은 거릿제의 연장으로 보아도 된다. 한편 기능적 측면에서 눈여겨보아야 할 것 중 하나는 당할머니의 배우자로서 당연히 있어야 할 당할아버지가 없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진도에서는 당산할아버지가 잘 발견되지 않는다. 여성신 또는 생산신으로서의 당할머니가 단독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은 덕병마을의 예가 그 전형을 보인다. 대신에 거릿제는 매우 확대 강화된 양상을 보인다. 의신면 침계리 등이 전통과 전형을 갖춘 곳이다.

진도에서는 관제의 하나인 여제가 독특한 형태로 발전을 하게 된다. 진도읍(서외리)에 예전 여제를 모시던 여제당이 있었는데, 정월 대보름에 마을사람들이 동제를 모시고 나서 한밤중에 마치 토끼몰이를 하듯 읍촌에 있는 귀신들을 몰아 여제당으로 향한다. 여제당을 에워싼 사람들은 귀신들을 여제당에 가두는 것처럼 몰아넣는 모양을 취하고 실제로 자물쇠로 문을 잠궈버린다. 농사가 시작되는 철에 해를 끼칠지도 모를 귀신들을 잡아가두는 것이다. 그러나 농사가 끝나면 늦가을에 다시 여제당의 문을 열어서 가둬두었던 귀신들이 밖에 나가서 얻어먹고 다닐 수 있도록 풀어준다.

덕병마을에서 볼 수 있는 마을신앙 중 하나의 특징은 다양한 신위(神位)와 신체(神體)가 발견된다는 것이다. 당집, 당집 속의 오가리, 그리고 장승 등이 그것이다. 본래 당집 옆에는 태풍에 넘어져버려 지금은 없는 당할머니 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김수복 이장은 이곳 빈터를 정비하는데 군내면사무소의 협조를 부탁했다.

당집 속에 오가리를 두어 그 속에 쌀을 바치는 경우는 특이한 예라 할 수 있다. 이는 가택신앙 중에서 조상단지 또는 성주동이에서 차용해온 방식으로 보인다. 한편 입체적으로 조각된 석장승은 진도에서 유일하게 덕병마을에만 있는 것이다. 대개 지역수호신으로서 입석이나 짐대(솟대)를 세운 마을은 많지만 덕병마을처럼 석장승을 세운 예는 거의 찾아지지 않는데 주목하여 진도군이 향토문화유산 지정 등에 힘을 써야 할 것으로 본다.

정자리를 자리를 옮겼다. 거리제는 많이 축소되었다고 한다. 동네 주민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마을 앞 우물가에서 제를 모신다고만 한다. 다시 해창마을로 향했다. 수역마을 신흥리 동소포 지나 해창에 다달았다.

해창마을은 바다 물길로 보자면 지세상으로 진도읍의 전통적인 관문 역할을 해왔다. 동네 입구 큰샘거리에서 이양래 진도읍장을 만났다. 네온사인과 가로등이 펼쳐진 풍경이 날씨와 는 달리 정겹게 다가온다.

해창리 당제(거리제)

읍 해창리 당제는 매년 음력 1월 14일 자시에 마을 뒤편 보호수 옆에 소재하고 있는 당집에서 마을의 평안과 풍요를 기원하는 당제를 지낸다. 제신은 여신석상이다. 노란 목도리를 했다. 어찌 보면 침략제국의 위안부를 강요당했던, 일본대사관 앞에 만들어놓은 소녀상을 매우 닮았다. 당집은 정면 1칸, 측면 1칸의 맞배지붕이다. 내부에는 여신석상이 있으며, 돌에 옷을 입혔다. 마을 아주머니들이 제물을 머리에 이고 와 정성스레 놓는다. 여신상 얼굴을 씻어주었다. 이양래 읍장은 허술한 지붕과 제를 올리는 계단정비를 약속했다. 마을이장이 분주하게 두 당집을 오가며 당제를 이끈다. 여신당은 여자들만이 하고 마을 샘 옆 당은 남자들만이 출입한다.

당제를 주제하는 제관은 동내 이장이 나이별로 신수를 봐서 부정이 없는 사람 둘을 선정한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제관을 맡고 한 사람은 보조를 한다. 제관은 제일이 다가오면 금줄을 치고 황토를 깔며 제관 집에서 제물을 준비한다. 이때 제물 준비에 필요한 회비 염출은 호단위로 납부하며, 금액은 그해 상황에 따라 조절한다.

제물의 종류는 돼지(통 채로 삶아서 놓는다), 시루떡, 좁쌀밥, 국, 주?과?포 등이다. 제는 밤11시 경에 시작되는데 진설-분향-재배-현작-독촉-재배-소지-음복 순으로 진행된다. 제가 끝난 수 다음날 굿치고 놀면서 주민들과 함께 음복하면서 제관들의 노고를 치하한다.

같은 날 거리제도 함께 진행되는데 거리제는 마을 입구에 있는 우물에서 거행한다. 거리제의 준비는 우물 앞에 있는 준비장소에서 제물을 마련한다.

당집 옆에는 세 그루의 보호수가 있는데, 두 그루의 팽나무는 250년, 한 그루의 이팝나무는 200여 년이 된 나무이다. 만약 팽나무를 당집을 지을 때 심었다면 해창리 당제는 250년 전 까지 개시연대가 올라 갈 수 있겠지만, 팽나무가 있는 곳에 당집을 지었다고 본다면 당집을 지은 연대는 대략 200년 안팎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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