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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렴 전통 남도의 술로 빚어낸 삶과 문화를 찾아
칼렴 전통 남도의 술로 빚어낸 삶과 문화를 찾아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0.03.13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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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사람간의 소통과 예의 담은 제주(祭酒)에서

 

‘무형문화재 술’ 진도홍주 보존 전승하는 민속의 예향

사람은 무엇으로 신과의 만남을 갖고자 했을까? 하늘에 제사를 올릴 때 우리 조상들은 지극한 정성을 담은 술을 빚어 바쳤다. 물론 떡과 ‘메’(밥)를 함께 차려 올렸다.

조선시대 백성들은 한 해 동안 농사를 지어 수확한 곡식으로 술을 빚어 추석날 제삿상에 올렸다. 추석이 너무 일러 곡식이 여물지 않으면 음력 9월 9일인 중구일에 차례를 지내 조상에 술을 올렸다. 1916년 일제의 강압적인 주세법이 시행되면서 술을 양조장에서만 만들게 되자 백성들은 조상에 불효를 하지 않기 위해 밀주를 담궜다.

지역의 특성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음식이다. 그 중 술도 지역색과 전통을 잘 드러나는 식품중 하나다. 우리 가양주 문화가 사라진지 한 세기. 진도 홍주, 해남 진양주, 보성 강하주 등이 겨우 명맥을 잇고 있어 전남지역 전통주를 재조명하고, 오랜 세월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온 술에 담긴 사회문화적 의미를 담고 있다.

소동파의 ‘계주편’에 ‘술은 천록(天祿)’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술은 하늘이 내려준 복록(福祿)으로, 술이 될 때에 그 맛의 아름답고 사나움으로 주인의 길흉(吉凶)을 안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차례주나 제례에 쓰이는 제주(祭酒)로 가양주를 많이 사용해 왔다. 가양주(家釀酒)는 말 그대로 집에서 담근 술을 가리킨다. 예부터 차례와 제례에 쓰이는 제주는 그 지역에서 나는 품질 좋은 쌀과 농산물로 정성을 다해 빚은 맑은술을 올렸다. 이후 일제강점기 민족문화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주세령(酒稅令)이 시행돼 가양주 제조를 강력하게 금지하면서 우리 술을 만드는 비법이 점차 사라지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일본식 청주가 제주의 자리를 대신하고 일본의 청주브랜드의 하나인 ‘정종(正宗)’을 우리 전통술로 오해하는 사람도 많다.

우리 전통술은 단순한 술이 아니라 한민족의 삶과 철학을 담고 있다. 또 가문들마다 독특하고 다채로운 술을 보전하고 명맥을 이어온 것을 자랑스럽게 여겼다.

술의 주재료인 곡식이 지역마다 다르고, 사는 환경만큼이나 다양한 누룩 제조법 덕분에 전통술은 그 종류가 다양하고 특색이 있다. 그래서 전통술은 우리 정서와 체질에 잘 맞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술이자,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문화상품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전통술이 최근 정부의 우리 술 산업 경쟁력 강화 정책에 힘입어 복원 확산되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또 몇 년 전부터 막걸리 붐이 일면서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주점과 판매점이 늘고, 세계 시장에서도 관심과 이목을 끌며 새롭게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전남은 전국 제일의 농산물 생산기지다.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 그리고 친환경 유기농업으로 재배한 품질 좋은 농산물을 원료로 빚은 ‘남도 전통술’이 다시 국민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조선시대 최고의 진상품으로 꼽혔던 진도홍주, 마시면 신선이 된다는 담양 추성주, 해남 진양주 등이 유명하다. 남도 전통술 품평회 대상을 수상한 장성 사미인주,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담양 대대포 막걸리 등 최고의 명주도 남도 장인의 손에서 빚어지고 있다.

물론 진도에는 오래 전부터 진도홍주와 쌍벽을 이루었던 방문주가 있었다. 방문대로 법제하여 내린 술이었다. 경자년 설날을 보내고, 입춘 경칩도 지났다. 뜻하는 모든 일이 술-술- 잘 풀리기를 빈다. 가정의 제례 때도 장인의 숨결로 빚은 남도의 전통술이 많이 쓰이길 기대한다. ‘술 익는 남도’는 누룩과 누룩 틀· 소줏고리 등의 술을 빚는 재료와 도구, 술을 빚는 과정을 보여주는 각종 사진자료, 발효주·증류주·혼양주로 이루어진 전통주의 분류와 제조방법 등도 알아야 한다.

또한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진도 홍주, 보성 강하주, 정읍 죽력고 등 전라도 지역 전통주의 유래를 탐구하고 특징을 추출해 우수성과 차별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개인과 공동체의 삶의 현장에서 사용된 술을 통해 한국인의 삶과 문화를 재조명하고 술에 담긴 관혼상제의 의미와 지역공동체의 유지와 협동을 도모했던 향음주례와 만두레를 살펴볼 일이다.

주인택 광주민속박물관장은 “수천년을 연면히 이어온 우리 술은 조상들의 따스한 숨결과 지혜가 담겨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으로서 전통 민속주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혀지고 활성화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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