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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아리랑 무형문화유산과 전남도지정 문화재 지정 서둘러야
진도아리랑 무형문화유산과 전남도지정 문화재 지정 서둘러야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0.03.17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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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훈 진도아리랑보존회장이 말하는 진도아리랑의 길

매천 황현 ‘매천야록’에서 아리랑의 가장 오래된 기록 발견

아리랑과 관련된 논문 30여편 발표, 전국최대 진도아리랑비 건립

아리랑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지도 벌써 8년이 되었다. 이제 ‘아리랑’은 국제적인 인류문화의 중요한 자산으로 인정된 것이다. 중국과 북한에서도 아리랑을 유네스코에 별도로 등재하였다.

하지만 아직까지 한국 정부나 전라남도는 문화재보존 지정에 너무 인색하다.

‘아리랑’은 한 민족의 노래라는데 이제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동아시아를 넘어 세계의 소리가 되고 있다. 한민족의 대표적 경전으로 천부경이 전해져오듯이 아리랑은 우리 민족이 슬플 때나 즐거울 때나 가장 많이 불려진 노래이다. 나운규는 일제강점기시절 이를 제목으로 한 영화를 제작하여 식민지 백성들의 민족혼을 고양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진도아리랑은 한국아리랑 중 가장 대중적이며 친화적이며 엄청난 전파력이 증명하듯 수많은 가사들을 탄생시켜 한국 근현대의 문화정수를 폭넓고 깊이 담았다고 본다. 특히 서민들의 애환과 역사의 질곡, 지방 주민들의 어려움, 남녀간의 상열지사가 노골적이면서도 여성의 자주성이 돋보인다는 평을 받는다.

지난 2019년 진도아리랑보존회(회장 박병훈)가 서울에서 열린 ‘제1회 아리랑코리아대상’ 시상식에서 무형유산부문 최고상인 대상을 수상했다. 전남도와 진도의 민속예술 영예를 드높인 자리였다. 아리랑코리아대상은 한류문화 확산과 세계화를 위해 한류문화산업포럼과 서울시가 처음 만들었으며, 문화체육관광부·문화재청이 후원했다.

그날 진도아리랑보존회는 민족의 얼 아리랑 보존과 대내·외 확산에 공헌해온 점을 높이 평가 받았다. 박병훈 회장이 중심이 되어 전국 최초로 아리랑 보존단체인 진도아리랑보존회를 지난 1985년 조직, 지금까지 4회에 걸쳐 진도아리랑가사집을 발간했으며, 진도 아리랑 경창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리랑을 널리 알리기 위해 해외와 국내 등 300여회 진도 아리랑 공연을 통해 아리랑 발전에 기여하고 무형유산으로서 그 가치를 높이 알려왔다.

김연갑(한겨레아리랑연합회장) 아리랑 연구가와 기미양 사무국장 등이 최근 진도를 방문, 본지와 면담한 가운데 “박병훈 선생이 ‘아리랑보존회’를 1985년 전국에서 최초로 명칭을 정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진도가 아리랑의 본가답게 문화재 지정을 해 주어야 또 다른 아리랑 지역와 국제적으로도 마땅한 대우와 위상이 제대로 세워져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다.

                                                             진도를찾은 아리랑학교교장 김연갑(우측2번째) 박병훈 진도아리랑 보존회 장 
     특히 박병훈 진도아리랑보존회장은 19세기 말에 집필된 황현선생의 ‘매천야록’에서 아리랑의 가장 오래된 기록을 발견해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이 외에도 아리랑과 관련된 논문 30여편 발표하는 등 진도아리랑을 진도군향토사료 지정, 정선·밀양·진도 아리랑 등 대한민국 3대 아리랑 교류전 개최와 함께 진도 아리랑 체험관과 진도아리랑 아카데미 등도 활발히 운영 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난 2012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아리랑이 등재되는데 많은 기여를 하였다는 데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박병훈 회장은 진도아리랑에 대해 “진도 아리랑은 남녀의 사랑과 이별이 가장 많고, 애절함과 한이 담겨 있는가 하면, 익살과 해학이 넘쳐나기도 하는 등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높다”며 하며 “진도아리랑의 보존과 함께 세계화를 위해 앞으로도 더욱 더 노력할 계획이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에는 밀양아리랑보존회가 진도를 방문해 진도아리랑보존회가 어떻게 운영되고 진도군과 주민들에게 전승 보존되고 있는지 현장체험을 하고 깊은 감동을 얻고 돌아가기도 했다.

이제 현실적인 문제는 이 동아시아를 아우르는 세계문화유산이 진도군에서만 향토무형문화유산 제1호로 지정되어 있을 뿐 정작 ‘예향’이라는 전라남도에서 아직까지 무형문화재 지정을 머뭇거리며 그 위상에 흠을 주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자기 고장에서 홀대를 받으면 다른 곳에서도 예우를 받기가 어려우며 ‘전국최초 민속문화예술특구’라는 명예에도 어울리지 않다는 것을 진도군 문화예술담당 관계자들도 깊이 인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호남은 예전부터 드넓은 평야지대가 발달되어 있으며 섬들이 많아 농수산물이 많은 반면 중앙정부로부터 수탈 또한 많았다. 이는 곧 민요의 고장이 되는 밑받침이 되었다. 진도아리랑이 남도민요의 대표적인 서민대중 노래이면서도 정작 현실에서는 ‘대중가요’ 취급을 받으면서 아직까지 정부로부터 아무런 고정적인 보존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은 전통지역문화의 자존심과 특성을 외면하는 ‘닫힌 행정’의 전형이 아닐 수가 없다는 지적을 피하기가 어렵다.

평생을 진도아리랑 보존과 연구에 바쳐온 박병훈 옹은 이제 85세를 넘었다. 아직도 그 열정과 위상은 변함이 없지만 아무도 내일을 알 수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여러 정황을 감안하여 적극적인 조사와 정리, 결단을 내려야 할 때가 되었다.(박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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