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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누구에게 물어야 하는가?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0.04.03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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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는 위기사태가 발생하면 희생정신이 빛나는 사회영웅이 한 명씩 나타난다. 이국종씨도 그 중의 한 분이다.

한 달이 훨씬 넘도록 매일 TV 앞에 서는 정은경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을 보면 감탄과 짠한 생각이 절로 난다. 그는 차관급으로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을 맡고 있다. 정 본부장은 매번 차분하고 구체적으로 또박또박 상황을 설명했다.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을 피하지 않고 당황한 기색 없이 끝까지 성실하게 답한다. “마스크를 그냥 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제대로 쓰는 게 중요합니다”라며 마스크 쓰는 법까지 국민에게 상세하게 보여줬다. 예방의학 박사인 만큼 전문 지식도 빛이 났다. 그의 성실한 복무 자세는 불안에 싸인 국민에게 안정감과 신뢰감을 줬다. 노란 민방위 점퍼에 둥근 테 안경을 쓴, 화장기 없는 얼굴은 한 번도 변함이 없었다.

하루가 다르게 정수리 언저리의 흰 머리가 늘고 수척해져가자 머리 감을 시간이 아깝다고 숏컷으로 잘라버리고, 밥 먹을 시간 줄이려고 도시락이나 이동밥차에서 끼니를 때우는 공무원이다. 전염병 대응의 ‘최고 책임자’로서, 한 명의 ‘공복’으로서, 그리고 정부의 ‘스피커’로서 정 본부장은 깊은 인상을 국민에게 주었다.

진도군은 의욕적으로 팽목항을 동북아시아 허브로 진도항을 개발하는데 6년차 시행되고 있는 가운데 배후 개발지 매립성토와 관련해 말썽이 잦을 날이 없었다. 몇 년 전에는 이동진 진도군수가 기자설명회를 갖고 직접 나서기도 했지만 그 한 번으로 그치고 말았다. 더군다나 향토문화회관에서 많은 군민들이 모인 가운데 “석탄재는 절대 쓰지 않겠다.”고 마이크에 대고 다짐했지만 실언으로 기억지우기에 급급해하는 듯하다.

이후 석탄재 사용과 관련 반대가 높아지면서 그때까지 제대로 상황보고를 하지 못한 담당 책임자를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징계를 내리지도 않았으며 대군민사과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구렁이 담넘어가듯 하다 노련한 땅꾼같은 방송에 걸려 진퇴양난에 걸린 듯하다.

이런 과정에서 최근에는 진도군측에서는 정보유출 문제로 모 정당 국회의원 비서관을 비난하며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사업에 대한 정보공개와 관련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니 지금까지 6년 동안 단 한번의 브리핑,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것은 너무도 당연해보인다.

필자는 수없이 군청 담당자들과 연락해 군 사업의 진행 상황을 물어볼 때마다 “제 소관이 아니라서…” “물어봐서 의논한 뒤에”라며 답을 피하는 게 부지기수였다. 담당자가 모르는 군정이 너무나 많다. 군의원들도 소외감을 갖는다고 호소한다.

군정을 너무 알면 불편하다는 인식이 군수를 비롯 간부 공직자 모두에게 깔려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밖에 없다. 무엇이 그리 두려운가. 700여 명의 공직자 중 달랑 기획실 홍보계장 한 명에게 수 많은 기자 방송인들을 떠맡기고 “알아서 막아라”는 묵언의 지시가 내려진 것이나 다름없다. 지방으로 지역으로 내려갈수록 이런 봉건적 사회의식과 통치의식이 북한이나 사회주의체제를 닮고 있다.

맘에 드는 단체 인사들만 초청해 만나는 습성, 이를 소통으로 착각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스러워질 수밖에 없어진다.

일부 단체들이 수년 동안 진도군청 아래 철마공원 입구에서 석탄재매립반대 1인 시위를 해와도 눈길 한 번 보이지 않고 전후사정을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지역기자나 그토록 많은 주민들이 궁금해하는 내용에 만약 정부가 이런 식으로 대응을 했다면 이건 대통령의 파면감이나 다름없다. 진도군정 역사상 최장 임기를 누리고 있는 현직 군수이지만 최초로 재임시에 군민소환 또는 탄핵으로 불명예 퇴진이라는 누구도 생각지못한 결과를 가져올지도 모르는 방향으로 흐르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떨칠 수가 없다.

잘못된 관행은 그 정권의 운명을 가름하게 된다. 진도의 바다처럼 청정하고 공정한 행정을 펼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진도군수는 행정 정보를 공개하는데 법절차에 따라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담당자나 홍보 대변인이 수시로 보도자료를 내고 궁금증에 성실한 답변과 자료제공을 하는데 인색하지 않기를 권한다. 이는 군민에 대한 의무이기 때문이다. 마지못해서가 아닌 것이다. 이 군수는 최고의 학부까지 나오면서 가장 개방적이고 평등 자유정신을 온 몸에 담았으며 하느님과의 진솔한 대화와 기도로 만인의 행복, 더 낮은 곳에 더 밝은 햇살과 은혜로운 말씀을 전달하려는 소명으로 가득찬 분으로 군민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덮으려고만 하면 그 의혹은 오히려 눈덩이처럼 커지기만 할 뿐이다. 진도군수 관사문제도 마찬가지다. 입장과 소신을 하루빨리 밝히는 것이 군민들을 이해시킬 수가 있다.

진도군청이, 민선7기가 어둡고 답답한 철옹성 복마전이 되기 보다는 하야 목련이 가득 피어나는 그런 봄동산이 되어주길 간절히 부탁드린다.(202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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