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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향토성 담는 기획이 성패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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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0.04.0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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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진도·목포 제2회 국제비엔날래 준비 재점검 나서

남도민요 공연 접합, 미술관 순례와 학생 실기 참여 도입

(진도 운림산방)

수묵은 자연이다. 인간의 문화와 품성, 아예 그 몸체를 이루는 기본 특성이다.

전라남도는 제2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9월 1일~10월 31일)를 `지역 특수성`을 살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수묵 본향인 진도 운림산방과 남도전통미술관, 금봉미술관, 목포 근대역사문화거리 적산가옥 등에 전시할 계획이다.

운림산방은 조선 후기 추사 김정희의 애제자인 소치(小癡) 허련이 진도로 귀향 후 수묵화에 몰두하면서 연운공양하며 제자들을 키웠던 곳이다. 그가 머물던 첨철산 주위에 수많은 봉우리가 어우러진 깊은 산골에 아침 저녁으로 피어오르는 안개가 구름 숲을 이룬 모습을 보고 운림산방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수묵향과 화연(畵緣)은 200년을 훌쩍 넘어 인근 해남 출신인 공재 윤두서, 운림동에서 태어난 미산 허형, 남농 허건 등 수묵 거장들의 발자취도 곳곳에 남아있다.

이건수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 총감독은 "우리 정체성인 수묵을 구심점으로 삼아 현대미술을 다시 한 번 정립해보는 자리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세상은 향기와 매력이 넘치는 이상향을 찾는다. 전남비엔날레 추진위는 `지역 특수성`을 무기로 쟁쟁한 비엔날레와 경쟁하는 전략을 세웠다고 한다. 당연히 남도민요와 연결된 연희가 필수적이다. 그림도 이제 흐르고 움직이며 언어적 소통이 필요하다. 이제 평면시대는 더 이상 매력을 품지 못한다. 새로운 7명의 큐레이터가 어떤 역할을 할지는 아직 미지수이지만 준비된 확장성을 젊은이들에게도 농어민에게도 닿도록 기획해 보여야 할 것이다. 이곳 출신의 참여작가 거장들에 대해서는 직접 저기 작품세계를 설명하는 시간도 마련해 줄 필요가 분명히 있다.

 

학생들에게는 3개월 정도 미리 허소치선생의 운림십경의 시를 강연하고 이를 그림으로 그려 사생경연을 펼친다면 어떨까? 기성세대가 스스로 알지 못하는 울타리를 유리벽으로 쌓고 있지는 않는지 자성할 필요도 있다.

제주비엔날레는 외국 작가들에게도 제주 특성을 반영한 작품을 제작할 것을 요청해 제주 자체를 부각시키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국제 행사에 지역성을 잘 담는 것을 추구한다고 했다.

그러면 진도와 목포 일원에서 열리는 2020년 비엔날레는 어떻게 준비되고 있을까?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는 15개국 작가 180여명을 참여시켜 수묵정신을 서양화와 설치미술 등 다양한 현대미술 장르로 확장시킬 계획이다. 올해 주제는 `오채찬란 모노크롬`. 먹이 청(靑), 황(黃), 홍(紅), 백(白), 흑(黑) 등 5가지 색채를 모두 지니고 있어 가장 아름답고 완전한 색채라는 뜻이다. 이 감독은 "다양성을 가진 수묵을 대중화·국제화·브랜드화하고, 전남을 미술 한류의 새로운 중심지로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목포와 진도는 우리 전통예술의 고향으로서 수묵이라는 컨텐츠를 잡았다. 수묵화비엔날레라고 하지 않고 수묵비엔날레라고 한 것은 전통 수묵화를 옛 법에만 한정시키는 것이 아니라 우리 시대의 수묵화로 진화시키기 위한 결정이리고 했다.

지필묵이라는 전통적 재료나 수묵산수를 중심으로 한 고답적 내용의 수묵화적 전통을 계승하는 데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그 재료의 한계를 극복하고 수묵정신을 담은 모든 현대미술을 수용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난 명칭이다. 기왕이면 진도의 갈옷 염색도 활용할 필요가 있다. 진도다시래기, 남도들노래 등에 주요 복장속에 나타나는 중우바지, 청치마, 저고리 등에 그림을 입히는 작업도 충분히 관심을 끌게 될 것이다. 다산의 하피첩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수묵정신이라는 것은 서구 미술사의 전개 과정과는 다른 역사적·사상적 배경과 유래를 지닌 예술의지를 의미하며, 그 정신 속에서 우리 미술의 고유한 정체성과 창의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삶의 창의적 철학성 추구, 수묵정신의 재발현

비움과 채움이라는 화두는 예술과 종교의 공통적 숙제로 이어지고 있다. 예술분야에서 수묵화는 늘 비움의 공간을 어떻게 충족하게 대화와 호흡으로 작용되기를 꾸준히 탐구하였다.

이건수 위원장은 “비엔날레는 대게 시대와 예술과 지역이라는 세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전통성과 현대성, 전문성과 대중성, 국제성과 지역성이라는 세 가지 축이 교차되는 지점에 비엔날레의 위상이 정해진다.”면서 이번 수묵비엔날레는 전통의 가치를 되살리는 현대성, 전문성의 차원을 넘어선 보편적인 예술언어, 글로벌리즘과 로컬리즘을 동시에 획득하는 글로컬리즘을 보여주는 비엔날레로 구성하려 한다면서 그 중심에는 수묵화가 있다고 밝혔다.

이미 지적하였지만 수묵비엔날레가 소수 미술인들의 축제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미술에 친숙하지 못했던 일반인들에게 다가서기 위해선 무앗보다 지역 문화언론과의 저극적 유대와 소통, 이를 통한 예술적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현재 목포나 진도에서 현대미술을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는 전시 공간은 부족한 실정이다. 그 제한된 현실 속에서 이번 비엔날레의 승부수는 내용의 진실성과 다른 비엔날레에선 느낄 수 없는 경험의 차별성에 주력하고 있다.

2020 비엔날레의 특이점 중에는 생활 속의 수묵디자인을 전시해 의식주라는 가장 중요한 생활 조건 속에 어떻게 수묵이 녹아들어가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 ‘아름다운 수묵생활’을 제안해 볼 예정이다.

진도 운림산방에서 열리는 수묵콘서트와 수묵패션쇼처럼 수묵의 정서가 어떻게 우리 시대와 생활 속에서 소비될 것인지를 모색하는 이벤트도 열 예정이다고 한다.

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진도는 생각보다 많은 문화예술 스토리텔링의 화소와 역사를 갖고있는 고장이다. 물론 이번에 문학, 음악, 건축, 무용, 연극, 패션 등 각 계의 학자와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인문학포럼을 통해 수묵정신의 가치와 의미를 발견하는 마당도 마련하고자 한다.

이 위원장은 수묵비엔날레가 “수묵의 국제화, 수묵의 대중화, 수묵의 브랜드화를 통해 또 하나의 신한류를 시작하는 그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며 한국미술의 우수성을 진도와 목포에 전파하는 새로운 미술한류의 전설은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박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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