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쓴다 또 쓴다] 박상률 작가의 산문집
쓴다 또 쓴다] 박상률 작가의 산문집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0.05.09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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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벅상률 작가

쓰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쓰는 수밖에 없다. 박상률 작가의 산문집 <쓴다 또 쓴다>를 읽고서 누군가의 생각이다.

저자가 쓰는 사람이 된 건 대학을 졸업한 후의 일이다. 진도에서 태어나 가난한 교육자이자 농부의 아들로 자란 저자는 상과 대학 졸업 후 대학원 입학을 준비하다가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운명처럼 한 권의 책을 만났다. 곽재구, 박몽구, 나종영 등의 문인들이 참여한 <오월시> 동인 시집이다. <오월시>를 읽고 김남주 시인의 시집을 닳도록 읽다가 1990년 <한길문학>에 시를 발표하며 등단했다. 그때 그 시집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어디 은행에라도 취직했거나 회계사 또는 세무사가 되지 않았을까.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아쉬움은 없지만 이따금 상상해보곤 한다는 박상률작가.

쓰는 사람으로 사는 일은 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팍팍해진다. 쓰는 사람은 많은데 읽는 사람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역시 위기감을 느끼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기를 멈추지 않는 까닭은 '문학은 문학이다'라고 믿기 때문이다. 문학이 잘 팔리지 않는 까닭은 독자들의 수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많은 수의 독자들을 사로잡을 만큼 대단한 작품이 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좋은 작품, 읽을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면 눈 밝은 독자들이 먼저 발견해 세상에 알릴 터. 문학의 위기를 말하는 작가는 먼저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언어를 다루는 일을 하다 보면 사람들이 사용하는 말이나 글에 민감해지기 쉽다. 저자도 그렇다. 저자는 우리말 대신 외래어를 남발하는 것을 끔찍이 싫어한다. '아내'나 '부인' 같은 말을 두고 '와이프'라고 하는 것이 그렇고, 조용필이 노래 가사에 심장이 '두근두근' 하지 않고 '바운스 바운스' 한다고 한 것도 마뜩잖다. 은어나 비속어를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사용하는 현상도 두렵다.

(작가 약력)1958년 전라남도 진도에서 출생하여 전남대학교를 졸업했다. 1990년 『한길문학』에 시를, 『동양문학』에 희곡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18년 ‘아름다운 작가상’을 수상했다. 시집 『진도아리랑』『하늘산 땅골 이야기』『배고픈 웃음』『꽃동냥치』『국가 공인 미남』, 소설집 『봄바람』『나는 아름답다』『밥이 끓는 시간』『너는 스무 살, 아니 만 열아홉 살』『방자 왈왈』『개님전』『세상에 단 한 권뿐인 시집』『저 입술이 낯익다』 등이 있다. 저서 200백만부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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