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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향토사(16) : 전 진도문화원 : 박병훈. 사)진도아리랑보존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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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19.04.13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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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의 유머꾼 : 소포 백안산이 이야기

 

옛날 지산면 소포리에 백안산이라는 꾀보 나룻배 사공이 있었다. 흔히 간사한 사람을 “소포 안산이 같다.” 또는 “버르장머리가 소포 나루쟁이 만도 못하다.”는 두세 개의 타이틀(속담)을 가지고 있는 분인데 이 분의 일화들은 다음과 같다.

제1화 백안산이 손바닥에 담배 갈았다.

안산이는 나룻배 손님들에게 상투어로 물에 젖은 담배쌈지를 내 보이면서 “쌈지가 물에 젖었으니 담배 한 대 빌립시다.”하고 손바닥을 내밀어 공짜 담배로 일삼았는데 “안산이 손바닥에 담배 갈 듯 하다.”는 속담이 여기에서 생겨났다고.

제2화 주인밥상을 바꾸어 먹다

안산이가 사공을 그만 두고 남의집 종 노릇을 했는데 늘 주인 밥상은 걸고 자기 밥상은 보잘 것이 없었다. 하루는 주인 밥상을 들고 가다가 손가락으로 국그릇을 저었다. 주인이 보고 불호령이다.

안산이 대답 왈 “기침을 하다가 가래침이 국그릇에 떨어져 찾고 있는 중입니다.”고 했다. 주인이 노발대발, “너 이놈 그 밥상 니 쳐먹고 니 밥상 가져 오너라.”해서 밥상을 바꾸어 먹었다는 이야기.

제3화 서울 장안에서 옷 한 벌 얻어 입다.

안산이가 상전을 따라 서울을 갔는데 옷이 남루하여 꾀를 내었다. 옷 가게를 찾아가 주인에게 “옷을 사려는데 맞는지 입어봅시다.” 주인이 허락하자 안산이 좋은 옷을 찾아 갈아입고 버선을 신고 댓님까지 치고는 주인을 향하여 “내가 꼭 당신 할애비 같지요?!” 하고 큰 소리로 외치니 주인이 크게 화가 나서 “요 상놈의 자식, 요런 못된 놈”하며 쫒으니 안산이는 그대로 달아났다. 당시 서울은 쫒아가는 사람만 붙잡는 풍속이라 주인만 붙잡히고 안산이는 무사했는데 이런 식으로 “갓”까지 얻어 썼다는 이야기.

제4화 기뚝새 한 마리로 동네잔치

백안산이 하루는 동네잔치를 벌렸는데 술은 식초같은 보리술 한 동이에다 떡은 한 되에 소금 서되를 썼으며 죽은 굴뚝새 한 마리에 물 세동이를 부어 장작불로 끓어 동네 사람들을 접대하고 나니 떡과 국은 그대로 남고 술은 두 동이로 불어났다는 이야기.

 

 

 

제5화 어머니 덕에 산 봄살이

안산이가 춘궁기를 넘길 길이 없자 자기 어미에게 홑이불을 씌어 윗목에다 뉘어놓고 병풍을 치고는 곡을 하고 있으니 온 동네 사람들이 술이며 쌀을 보내왔는데 다음날 아침에는 어머니가 살아있다고 왜장을 치니 또 동네 사람들이 축하주를 갖고 왔다고?.

제6화 서울에서 말 한 필 팔아먹다

주인따라 안산이 서울을 갔는데 주인 왈 “서울은 눈 파먹는 곳이니라”안산이에게 단단히 타일렀다. 안산이 주인없는 틈을 타 말을 팔아 먹고는 다음날 주인이 돌아오니 두 눈을 가리고 엎드려 있었다. “말은 어디 있느냐?”고 하니 “눈 파먹을까봐 나는 몰라요” 내 눈 내 눈 했다는 이야기.

제7화 쌀 실은 배가 자기 배?

안산이가 하루는 바닷가 주막에서 윷을 놓았다. 돈을 잃자 “조금만 있으면 쌀 실은 내 배가 목포로 올라간다. 돈은 얼마든지 문제가 아니다”고 호언했다. 아니나 다를까 조금 있으니 들물에 풍선이 떠오는데 안산이 자기 배라고 소리치며 손을 크게 흔드니 배에서도 손을 흔든다?! 큰 소리치며 돈을 빌려서 잃은 돈을 찾았다는 이야기.

제8화 후임자 나루쟁이에게 담배 뺏긴 이야기

하루는 안산이가 소포 나룻배를 타고는 사공에게 자기가 선임자라고 자랑을 하며 “담배 쌈지를 물에 빠트렸네. 담배 한 대 빌리세”하고 말하자 사공 왈 “나는 젖은 염초도 없소. 나누어 말리어 피웁시다”고 하며 빈 쌈지를 내밀자 안산이가 하는 수 없이 담배를 빼앗겼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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