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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이사장이 대표팀 지휘봉 내려놓은 이유?
허정무 이사장이 대표팀 지휘봉 내려놓은 이유?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0.07.1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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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털어놓은 속내 “좋은 선례 남기고 싶었다!”

  

 

    

 선수와 지도자로 함께 성공한 스포츠인은 그리 많지 않다.
 허정무 대전 하나시티즌 이사장의 국가대표팀 사령탑 재임 기간은 2008년 1월 1일부터 2010년 6월 30일까지 2년 6개월이다. 전임 감독체제에서 단일 임기 최장수 기록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보유한 2월 9개월(2014년 9월 24일~2017년 6월 15일)이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보지 못했다.
 한국 축구 역사상 원정 대회 첫 16강 진출을 이룩한 2010남아공월드컵 직후 축구계는 자연스럽게 당시 사령탑인 허 이사장의 연임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하지만 돌연 그는 연임을 포기했다. 축구인이라면 누구나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꿈꾼다. 환영받으면서 임기를 연장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내려놓은 것은 의외의 결정으로 받아들여졌다.
 당시 허 이사장은 거취를 전하는 기자회견에서 “차기 인선에서 물러나겠다. 재충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축구협회는 “경험 있는 국내 지도자가 오랫동안 대표팀을 이끌 때가 왔다”면서 허 이사장의 연임을 기대했었다. 당시 여론도 허정무 이사장의 대표팀 지휘를 강력하게 원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응답자의 87%가 허정무 감독의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절대적이었던 시기다.
 (사진출처 MBC 무릎팍도사 중에서)
 10년이 지난 2020년 여름, 허 이사장은 그때 못다한 이야기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사실 나중에 조중연 축구협회장이 우리 대표팀도 월드컵 2회 연속 나가는 감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런 이야기를 좀 더 빨리 들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며 싱긋 웃었다.
 허 이사장이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난 이유는 2가지였다. 첫번째는 악플이다. 그는 “대표팀에 있으면서 너무 괴로웠던 것이 악플이었다. 우리가 정말 지양해야 할 것이다. 스포츠 분야뿐만 아니라 사회 전체로 봐도 악플 자체가 적폐다. 악플이 편가르기와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 이걸 그냥 두는 게 이해가 안 된다. 사회 전반에서 생각해야 할 문제다”라고 강조하면서 “그때 나보다 가족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 난 댓글을 보지 않았다. 그때 정말 악플때문에 많이 시달렸다”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두번째 이유는 좋은 선례를 남기기 위해서였다. 허 이사장은 “대표팀을 맡았던 우리 감독들이 수도 없이 많이 바뀌었다. 그런데 제대로 물러난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 나라도 한번 제대로 물러나보자라는 생각을 했다. 흔히 이야기하는 영웅심일 수도 있었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흔히 박수 칠 때 떠나는 것이 가장 힘들다고 한다. 하지만 허 이사장은 10년 전 자신의 결단을 통해 한국축구가 조금이라도 달라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어려운 선택을 한 것이다.
 허정무 전 감독은 가족을 아끼는 마음처럼 선친이 영면하고 있는 고향과 마을주민들에게 늘 겸손을 내보이며 한국 체육계의 밝은 등불역할을 하고 있다.(허선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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