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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현 박은용의 삶과 예술 다시 본다
석현 박은용의 삶과 예술 다시 본다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0.11.07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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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의 농촌 원시공동체 복원 담긴 한국화의 ‘검은 예지’

 

그는 평생 화선지에 담긴 밭을 일구는데 전력했다. 마치 붕괴되는 현대 농촌사회에 대한 신앙적 애정과 이상향의 세계를 담고자 치열한 삶을 바쳤다.

그만의 한국화 세계를 추구하면서 화순과 진도 시골의 자연과 소박한 모습을 작품 소재로 한 석현 박은용에 대해 다시 알아보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광주문화재단은 한국화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석현 박은용의 삶과 예술’ 강좌를 운영 ‘석현 박은용의 삶과 예술’ 교육프로그램으로 지난 5일과 6일 오전 10시 빛고을 아트스페이스 2층 문화예술 작은도서관 문화프로그램실에서 진행하였다.

석현 박은용은 진도(석현마을. 성장은 옥대리) 출신으로, 어릴적부터 미술에 대한 재능을 발휘, 학창시절(조대부고) 오지호선생의 지도를 받으며 전국 미술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1983년 동덕미술관에서 첫 개인전을 통해 적묵법(積墨法)이라는 한국화의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였다. 적묵법은 탑을 쌓듯이 무수히 많은 붓질로 화면을 가득 채우는 기법으로 고도의 집중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었다.

당시 미술평론가들은 박은용의 적묵법에 대해 ‘진정한 한국화가가 탄생했다’ ‘18세기의 풍속화를 제대로 계승했다’ 등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천경자 화백은 직접 가르치겠다며 문하에 들어올 것을 권했다고 알려졌다.

 

석현의 적묵법은 오랜시간 세심한 작업을 해야 했기에 박은용의 건강을 악화시켰고, 결국 그는 새로운 화법으로 전향하게 된다. 이후 박은용은 소박하고 정겨운 시골 마을의 풍격을 화폭에 담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고독한 농부 화가’라는 별칭을 얻게 됐다. 그는 광주로 옮기기 전까지 진도중학교, 지산중, 의신중에서 미술교사로 재직했었다. 그는 지금도 한국화의 길이 어디에 있는지 이정표를 적묵해 탑을 세우고 있다.

그를 다시 21세기로 불러낸 이는 ‘검은 고독, 푸른 영혼’의 평전을 낸 광주의 후배 박종석 화가로 알려졌다. 현재 진도현대미술관 박주생 관장은 “석현 선생의 유작전을 진도에서 열어 많은 군민 예술인들에게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강좌는 가장 한국적인 그림을 그린 ‘동양의 고흐’, ‘고독한 농부화가’ 등으로 불린 박은용 화가의 삶과 예술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일반인들이 다소 어렵게 느낄 수 있는 한국화를 쉽고 흥미롭게 접근할 수 있도록 ‘치열한 예술혼의 족적을 남긴 천재화가의 삶과 예술’, ‘남도와 광주정신을 수묵화로 일관한 비운의 화가를 만나다’ 등을 주제로 한국화의 요소들을 재미있게 풀어냈다는 평이다. 이번 강사인 석주 박종석(호남회화연구소 소장) 화가는 박은용 화가의 후배로 ‘검은 고독, 푸른 영혼’ 외에도 학보 양팽손의 ‘부러진 대나무’ 등의 책을 집필했다. 5일은 ‘천재의 고독과 영혼’, 6일은 ‘호남정신과 예술가의 역할’이라는 소주제를 토대로 진행되었다.

광주문화재단 관계자는 “이번 강의를 통해 박은용 화백의 치열하게 살아온 한국의 현실과 함께 한국화에 대한 인문학적 소양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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