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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문화원, 새로운 60년을 위하여
진도문화원, 새로운 60년을 위하여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19.04.29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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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호(시인. 예향진도신문 편집국장)

문화란 무엇인가. 지역문화는 어떻게 규정되어야 하는가. 문화는 생각보다 더 광범위하며 우리 인간의 삶 전역에서 커다란 영향을 끼친다. 과거 19세기말, 20세기 초까지 문화는 매우제한적으로 문학과 미술 음악 등의 장르만을 가리키는 인식이 당연시했었다. 그러나 문화라는 용어는 유럽에서 들여와 한자로 번역되면서 문화(文化)라는 단어로 정착되었다.

문화는 농사를 짓는 일이다. 컬츄어 는 ‘경작하다’는 뜻을 품는다. 이는 무엇을 갈아엎으고 새로운 씨앗을 심어 싹을 티우는 일로 비유하였던 것이다. 어원은 인문학이다. 그 지역의 고유한 역삭 오롯이 담긴 향기 항아리이다. 진도출신 시인이자 교육자인 하순명씨는 그의 시집에서 “그늘에도 냄새가 있다.”라고 하였다. 그렇다. 문화는 그늘이다. 향기로운 냄새가 은은한 그늘 역할을 한다.

이제 문화는 생활문화를 지향한다. 영화 연극, 관광, 사투리까지 그릇 하나를 빚는 것도, 음식을 만드는 것도, 연날리기, 농악, 각종 풍속의례, 굿을 하는 일, 제사, 등등 인간사회 전반의 창의적이며 전통적인 작업 행위 및 전승 등을 모두 망라한다. 진도문화원은 오래 전부터 짚풀공예반을 구성, 진흥시키는데 힘을 쏟고 있다.

또한 문화는 인류보편성을 바탕으로 하지만 상대주의를 갖는다. 문화 상대주의란 지역이 처한 자연환경과 역사적·사회적 상황에 따라 문화의 다양성이 나타날 수 있음을 인정하는 견해를 말한다. 예를 들어, 경북 안동과 진도의 민속문화는 지리적 역사적 토대가 다르고 종사자들의 구성도 많이 다르다. 경상도 문화와 호남 문화 중 어느 것이 더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융복합 4차산업 21세기발 문화혁명시대를 맞이하여 우리의 문화지도도 매우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속도에 취한 듯하지만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가치, 느림의 미학은 우리민족이 고유한,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을 염원했다. 그러나 이제 전통 고수만으로는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에 와 있는 것이다. 문화 또한 일대 백의 무한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게 바로 소리없는 총성, 국경없는 전쟁이나 다름없다.

이에 따라 문화예술 및 문화콘텐츠 이용에 대한 연구가 더 깊이있게 진도에 걸맞게 진행되어야 한다. 과학기술문화 진흥을 위한 디지털문화콘텐츠의 육성방향, 지속가능문화를 위한 지역의 역할과 과제가 무엇인지 진도문화원은 진도군과 문화예술학계와 호흡을 맞춰 새로운 농법을 찾아야 한다. 또한 지역 문화 콘텐츠 산업 클러스터 구축이 요구된다. BTS는 문화제국의 거대한 항공모함이다. 문화는 융복합 산업이다. 그런 면에서 진도문화원이 ‘작은 영화관’을 운영하는 것은 어떤 필연성을 느끼게 한다. 진도문화원에서 정기적인 공연을 통해 기량을 연마혀여 일취월장 자신감을 키워 현재 ‘잘 나가고’ 있는 진도민속예술단의 예는 매우 고무 적이다. 토속적인 것이 진도 바깥 사람들에게 ‘먹힌다’는 것. 이는 곧 진도특산물 판매 호조로 이어지고 진도관광을 풍미스럽게 하며 지역소득에 기여하고 있다.

지역은 더 지역다워야 하지만 폐쇄적인 과거 지향이나 융합적인 창의력이 떨어지게 되면 금방 쇠퇴하고 소멸의 길로 가고 만다. 전시장에 걸린 박제가 되어서는 안된다. 오늘의 진도문화는 진도문화원은 물론 그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들의 열정과 보존하는데 바친 노력, 즐거움을 잃지않는 공동체의식과 진도문화에 대한 남다른 자부심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본다.

흔이 이제는 ‘120세 시대’라고 한다. 진도문화원은 이제 창립 60년을 채웠다. 진도문화원은 그 동안 양적으로 질적으로 크게 발전하였다.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문화원으로 뽑힐 정도였다. 문화원이 적극 지원했던 진도실고 강강술래팀은 청소년문화 경연대회에서 영예의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비록 인구수는 적지만 문화지성인으로서 한 사람 한 사람 소중한 몫을 다하고 있다. 번호만 지정되지 않은 인간문화재가 동네마다 넘친다.

또 다른 시작을 앞둔 우리에게 시련이 없을 수 없다. 진도의 문화는 사실 가혹한 시련을 오히려 황금똥 같은 거름으로 삼아 오늘날 이토록 아름다운 꽃을 피울 수 있었다. 역사의 풍랑속에서 고향을 떠나 디아스포라로 떠돌면서도 강강술래와 아리랑을 서리서리 가슴봇짐에 담고서 정처없이 떠돌았으나 언재는 눈을 남쪽을 바라보았다. 전장속에서 남녀노소가 없이 자진하여 나라를 지킨 그 의로움이 지금도 걸군농악으로. 장쾌한 진도북놀이로 이어져 오고 있지 않는가. 그렇지만 지금은 또 다른 피할 수 없는 더 근본적인 문제와 맞닥뜨려 있다.

먼저는 인구감소이다. 이제 진도인구는 3만 명의 마지노선이 무너질 위험에 처했다. 극심한 고령화로 향유하고 전승하는 분들의 숫자가 매년 줄어들고 관심과 강한 집착력도 떨어진다.

지금까지 진도는 고립이 어쩌면 독특한 문화를 고수하고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었다고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이 지금은 초(超) 글로벌 시대이다. 교류와 소통은 필연이다. 전경수 교수(죽림지역에서 다년간 흴드 연구)와 이토아비토(진도의 옛마을 이야기)의 비교문화인류학의 관점은 이에 부응한다. 이제는 동아시아 비교문화연구가 필요하다. 진도문화원처럼 많은 책자를 발간하는 문화원은 드물다. 사실 1차 사료가 턱없이 부족하지만 많은 진도 유배자들의 행적과 저술 자료(옥주이천언. 순칭록 등) 및 문중 족보까지 살펴 우리 것으로 하는 작업은 우리시대의 놓칠 수 없는 과업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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