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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의 단상
12월의 단상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0.12.2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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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관

엊그제 파릇파릇한 새싹이 돋아나던 뜨락의 석류나무 잎이 어느새 노랗게 물들었는가 했는데, 간밤에 불던 바람으로 예뻐 보이던 단풍잎은 모두 떨어졌다. 부실한 열매 몇 개만 힘없이 한들거린다. 한 장 남은 2020년은 새해 벽두부터 지금껏 코로나19로 바람 잘 날 없는 공포의 시기였다. 아직도 먹구름은 개지 않고 날로 날을 세우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 날이 새기도 전에 코로나19로 들썩이고 마스크 쓰기와 3밀(밀집, 밀폐, 밀접)을 금지하는 문자가 날아들기 시작한다.

전 세계가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인데 ‘백신 낭보’가 들려오고 있다. 미국 제약회사 화이자가 자사 백신이 임상시험에서 효과를 보였다고 발표한 데 이어, 역시 미국 제약업체인 모더나와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도 기쁜 소식을 알렸다. 내심으로는 우리나라에서 개발되기를 바랐는데, 섭섭하지만 인류를 위해서는 어느 나라 과학자든 빠르게 발명하여 위기를 구해주려는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한가한 마음으로 안병욱 선생의 에세이 「사람답게 사는 길」을 읽었다. 「철학적 정신」을 강조한 내용이다.

‘너 자신을 알라(gnothi seauton)’의 고대 격언으로 더욱 유명해진 기원전 399년 봄, 70세의 노 철인 소크라테스(BC 470.-BC 399.)는 아테네 감옥에서 독배를 마시고 태연자약하게 그의 생애를 마쳤다. 소크라테스는 40세에서 70세에 이르기까지 약 30년 동안 아테네 시민을 깨우치기 위하여 아테네 거리에 나가서, 시민들과 대화하고 가르치며 질책하고 호소하며 이끌었다. 그러나 ‘불신앙과 청년의 유혹’이라는 두 가지 죄명에 의해서 고소되어 사형선고를 받았다.

‘악법도 법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기고 소크라테스는 독배를 마신다. 누가 소크라테스를 죽였을까. 아테네의 어리석은 시민이다. 민중은 사리사욕에 눈이 멀면 우중(愚衆)으로 전락하지만, 논리적인 생각을 가지면 현중(賢衆)이 된다.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진리와 정의의 무너짐이었다. 진리와 정의가 바로 서지 않는 나라는 반드시 쇠망한다. 그는 감옥에서 독배를 마시기 전에 사랑하는 제자 플라톤에게 이렇게 말했다. “사는 것이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 바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

‘바로’라는 말은 쉽지만 지키기는 어렵다. 생각을 바로 하면 말이 바르고, 말이 바르면 행동도 바르며, 행동이 바르면, 인격이 변한다. 인간의 행위는 바른(좋은) 생각에서 출발한다. 세상이 요지경처럼 알쏭달쏭하며 어지럽다. 올바른 길은 하난데 그럴듯한 논리를 내세워 서로 우김질하며 대립한다. 참으로 가관이다. 正道(정도)는 빛이요, 소금으로 사는 길이다. 세상이 투명해질수록 正道(정도)만이 사는 길이다.

이런 때일수록 가치관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교육의 힘으로 논리학이 뿌리를 내린, 그 힘이 사회를 견인해야 한다.

“철학자처럼 사색하고, 농부처럼 일하라. 이것이 가장 바람직한 인간상이다.”라고 『에밀』을 쓴 프랑스의 위대한 사상가 ‘장자크 루소’는 설파했다.

이 어지러운 세상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냉철한 판단력을 가진 철학으로 무장을 하여야 한다. 이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바른 사회로 진지하게 가꾸는 모습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보여주자. 어깨너머로 바라보고 배우는 후손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훗날을 기약해 주어야 후회 없는 삶이 아닐까.

성명 : 박영관(010-9080-7815)

주소 : 전남 진도군 고군면 오일시 2길 103-5(우58909)

약력

우수영초등학교장 정년퇴임

문학박사

한국문인협회 재정협력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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