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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 케이블카 우후죽순…기대와 우려 공존
해상 케이블카 우후죽순…기대와 우려 공존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1.01.07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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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녹진전망대 본격 사업 추진 하반기 완공 앞둬

인접 지자체 베끼기식으로 수년 내 20곳 넘을 듯

전문가들 "차별성 없고 경쟁력·수익성도 떨어져"

진도와 해남을 연결하는 케이블카 시설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주목을 끌고 있다. 후발주자로서 민간업체가 주도하고 있는 우수영-녹진 전망대 케이블시설은 수년 동안 사업추진을 하다 올하반기에 마침내 완공 운영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에 짚라인 없는 곳이 없는데, 이번에는 해상 케이블카입니까?"

바다를 인접한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해상케이블카 설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짚라인과 도보 현수교에 이어 전국적으로 해상케이블카 붐이다. 이같은 모습은 마치 한때 못난이인형이 큰 인기를 끌다 한순간에 사라진 모습이 떠오르게 한다. 일본 제조업체 하청으로 수출됐던 못난이인형은 1960년대 말 계약만료로 수출길이 막히자 1970년대부터 내수용으로 본격적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못난이인형은 캐릭터가 없던 시절 대량양산된 최초의 캐릭터 인형으로, 전국적으로 큰 히트를 했다. 지역을 대표할 적당한 기념품이 없던 전국의 관광지에서 기념품 역할을 하기도 했다. 그러다 1980년대를 맞아 다양한 캐릭터들이 개발되면서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 해상케이블카 우후죽순

경북 포항시는 최근 영일대해수욕장을 가로지르는 해상케이블카를 2022년 완공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포항시는 영일대해수욕장 광장에서 해상케이블카 착공식을 열고 북구 환호공원에서 여객선터미널까지 1.8㎞ 구간에 케이블카를 만드는 공사를 시작한다. 문제는 이런 해상케이블카가 한두 군데가 아니라는 점이다.

서해안도 마찬가지다. 전남 진도군은 인접한 목포시에서 해상케이블카가 인기를 끌자 명량대첩으로 유명한 울돌목에 해상 케이블카를 설치, 내년 11월 개장할 예정이다.

◇ 앞으로가 더 문제

해상케이블카를 가장 먼저 설치한 것은 2008년 경남 통영이었다. 2014년에는 여수에 해상케이블카가 완공돼 큰 인기를 끌었다. 2017년에는 부산과 삼척이 잇따라 해상케이블카를 선보였고, 2018년에는 경남 사천에, 2019년에는 전남 목포와 충북 제천에도 잇따라 해상케이블카와 호반케이블카가 개통됐다. 이같은 추세라면 수년 내 전국의 해상케이블카 수는 20곳이 넘을 전망이다. 한 곳에 생겼다 하면 주로 인접 지역에서 베껴 만드는 식으로, 지역 간 경쟁이 치열해져 이용자 수가 줄어들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해상케이블카의 원조인 통영은 2017년 이용객이 연간 140만 명에 달했으나 다음 해 인접한 사천시에 해상케이블카가 완공되면서 지난해에는 이용자 수가 90만 명대로 내려갔다.

◇ 전문가들 우려

관광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과거 전국의 관광지에서 똑같은 기념품을 팔았던 것과 다를 바 없는 수준이라는 것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단체관광객이 줄어드는 등 관광의 패턴이 달라지면서 관광객들이 얼마나 해상케이블카를 많이 탈 지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순천향대 정병웅 교수는 "관광 상품은 그 고장의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정책이 가장 매력적"이라면서 "전국 지자체가 서로 모방하면서 똑같은 관광지가 되면 경쟁력이 없어질 듯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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