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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 / 남의 말을 좋게 해야 하는 이유
기고글 / 남의 말을 좋게 해야 하는 이유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1.02.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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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환(민주평통자문회의 진도군협의회장)

스페인 속담에 “화살은 심장을 관통하고 매정한 말은 영혼을 관통한다”라는 속담이 있다.

영화 “올드보이”에는 극단적인 이야기가 나온다. 술 좋아하고 떠들기 좋아하는 오대수(최민수 분)는 지극히 평범한 회사원이다. 그는 어느 날 영문도 모른 채 납치되어 사설감옥에 갇힌다. 아내는 살해되고 15년 동안 온갖 괴롭힘을 당한다. 누가 나를 이렇게 오랜 세월 괴롭히는 걸까? 오대수는 고생고생하다 마침내 탈옥하여 마침내 그 원인을 알아낸다.

놀랍게도 그 이유는 자신이 별생각 없이 퍼뜨린 헛소문 때문이었다. 한 여학생이 그 소문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숨진 여학생의 동생 이우진(유지태 분)이 원한이 사무쳐 복수를 한 것이다. 영화의 한 대목이지만 말의 중요성에 대하여 생각하게 한다.

우리사회 전반에 험한 말이 차고 넘치고 있다. 정치인들은 정치인대로 시민들은 시민대로 광화문 광장과 서초동에서 대놓고 싸움질을 했다. 공격적인 표현을 찾다보면 말이 거칠어지기 마련이고 그런 말로 상대를 제압하면 돋보이기 까지 한다. 그래서일까 쌍욕마저 예사스럽게 되었다. 더구나 잔인한 욕설도 버젓이 넘나드는 사이버 세상의 문제는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악성 댓글과 루머는 유망한 연예인을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말이 흉기가 되어 버린 것이다.

옛날이야기 한 대목을 소개하자면 아들이 이웃과 심하게 다투었다는 사실은 안 아버지가 아들에게 못과 망치를 준비하게 하고는 아들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말하라고 하였다. 아들은 자신이 뱉은 험담 하나를 말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못 하나를 주며 자기 집 기둥에 박으라고 했다. 또다시 아버지는 아들에게 무엇을 잘못했는지 묻자 아들은 자신이 한 욕설 하나를 말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못 하나를 주면서 다시 박으라고 했다. 이렇게 해서 다섯 개의 못 을 박았다.

아버지는 “네가 한 말이 그 사람 가슴에 못을 박았다. 이제 그 못을 빼내 주거라”아버지의 말대로 아들은 박은 못을 모두 뽑아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말했다. “ 보아라 못을 빼낸 자국은 없어지지 않는다. 네가 한 말의 상처는 그 사람 가슴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남과 다툴 때 특히 함부로 말을 하기 쉽다. 해서는 안 될 말을 해버린다. 또한 가짜 뉴스를 사실 확인도 없이 상대편이 어떤 고초를 겪을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말해버린다.

남의 가슴을 후벼 파는 말과 상처를 주는 말은 삼가도록 하자. 특히 자녀에게 해서는 안 될 말, 부부사이에 절대 해서는 안 될 말, 이성 앞에서 해서는 안 될 말, 슬퍼하는 사람 앞에서 해서는 안 될 말, 경쟁 관계에 있는 사람에게 해서는 안 될 말, 동료나 부하 직원에게 해서는 안 될 말, 한번 쯤 생각해보자. 말 하자마자 내 귀를 의심 할 때가 있다. 험담이 실수로 나올 때다. 왜 이런 말을 했지? 후회해도 이미 소용이 없다. 입 밖으로 나온 말은 퍼 담을 수 없다.

“내가 하지 않은 말은 되돌릴 수 있지만, 내가 한 말은 되돌릴 수 없다”라고 어느 중세 철학자는 말 했다. 오래전에 사회단체에서 “남의 말을 좋게 합시다”라는 캠페인을 전개 한 적 이 있었다. 그 캠페인이 일회성으로 끝났지만 개인적으로는 계속되었으면 좋겠다. 아니면 캠페인이 필요 없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 마음에 여백을 갖자. 말은 주고 받는 것이다. 말하는 사람은 배려해야 하고 듣는 사람은 이해해야 한다.

인간은 누구나 살아가면서 실수하기 마련이다. 한편으론 남이 잘못 내 뱉은 말에 찔려 두고두고 아파한다면 너그럽게 생각 할 필요도 있다. 그러기에 앞서 누구의 가슴에도 못 박는 말을 함부로 하지 말자. 하지만 못 이 박혔다면 빼주어야 하지 않을까? 남이 빼 주지 않는다면 내 손으로 라도 빼내면 어떨까? 한걸음 더 나아가 용서까지 해준다면 상처의 흔적은 거짓말처럼 없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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