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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를 위해 ‘한국섬진흥원’은 세워져야 하는가?
누구를 위해 ‘한국섬진흥원’은 세워져야 하는가?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1.04.02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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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미래 담긴 다도해 거점 진도에 설립해야"

진도는 해자(垓子)였다. 해남 옥동과 진도 벽파 사이도 해자였다. 깊고 푸른 해자였다. 군내면 용장성지에는 해자가 없다. 배중손과 온왕은 벽파수로를 해자로 삼아 모든 선박에 치우천황의 상을 그려 올려 상대방의 기를 죽였다.

전남도와 전남 서남권 지자체가 한국섬진흥원(이하 섬진흥원)의 목포 유치에 의지를 한데 모았다. 이에 전남도와 진도군은 '한국섬진흥원 목포시 설립 공동 유치 건의문'을 발표했다.

이들 지자체들은 "서남권 섬 벨트를 이루고 있는 신안, 진도, 완도군은 서해안과 남해안의 아름다운 다도해를 배경으로 1380개(전국 섬의 43%)의 섬들로만 이뤄진 지자체로, 그동안 다양한 연계 및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꾸준하게 대한민국 섬 발전 정책을 펼쳐왔다"고 밝혔다. 어쩐지 어설프다. 당위성치고는 너무 약하다. 목포는 만들어진 도시다. 이제 섬의 뛰어난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고 그 지역에 사는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주어지는, 아니 되돌려주어야 하는 정책이 확실하게 실행되어야 한다.

 

"대한민국 섬의 수도라 일컬어지는 목포시는 오랫동안 인근 섬 주민의 교통, 경제, 생활의 중심지로 섬사람과 섬 문화를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고 했다. 그도 그럴 듯 하다. 여기에 목포시 관계자들은 “섬사람들의 애환과 정서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도시다"고 한다. 특히 전남도와 서남해안 4개 시·군은 그동안 어느 지역에서도 주목하지 않았던 섬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인식해 세계 최초의 '섬의 날' 제정을 건의했다. 그에 따라 2019년 8월 국가행사인 '대한민국 제1회 섬의 날'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바 있으며, '2028년 세계섬 엑스포' 개최도 함께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나는 진도군에 살면서 이 해괴하기까지도 한 ‘섬의 날’이 몇몇 인사들에게 공로패를 주며 서둘러 마무리한 것으로 알게되었다. 전형적인 ‘달래기’정책 행정의 표본이었다.

그토록 생심을 내던 ‘섬의 날’과 ‘섬진흥원’도 그저 그런 행사와 기관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다음 정권은 더더욱 가볍게 처리하고 말 것이다.

물론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지역 언론사 등 지역 내 다양한 섬 관련 연구 기관·단체 네트워크가 형성되어 꾸준히 활동해오면서 '한국 섬진흥원' 설립 논의를 2012년 최초 제안했고, 이러한 지역의 분위기를 반영해 우리 지역출신 박지원 국회의원을 비롯 한 의원들이 관련 법안을 준비함으로써 섬 진흥원 설립의 기틀을 마련했다며 섬 진흥원 설립의 공헌을 역설했다.

 

누가 뭐라해도 전라도 서남해안은 우리나라 섬의 중심이라는 지리적 이점뿐만 아니라, 역사적, 인문학적, 미래지향적 자원과 인류 문화정서적 관점에서 볼 때 미래 섬 진흥 정책의 중심축이 되고 컨트롤타워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자명한 사실이다.

진도군은 서남권 다도해의 중심에 자리하고 있으며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서 실질적으로 거주하는 섬주민들의 생활이 제약되어 불편이 많은 곳으로 이번 기회에 진도에 분원을 설치하여 실질적으로 섬지역 진흥을 촉진해야 한다는 지역여론이 높다. 진도군의회의 적극적인 결의 활동 등이 필요한 때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

섬은 자원이고 문화다. 가장 지켜야 할 소중한 국토이다. 수탈과 편견, 차등의 대상이 아니다. 로마는 지중해 수 많은 해상 거점(섬)을 로마와 같은 사회 문화를 형성하는데 주저하지 않았다. 조선은 세종 이후 섬을 버렸다. 아예 유배지로 못박았다.

섬진흥원은 어디에 있어야 하는가. 청와대? 세종청사? 아니면 부산광역시인가. 더 끝으로 더 섬으로 가야 한다. 제 자리에 있지 않는 모든 관제 기관들은 쓰레기다. 붙박이 탁상이다. 빌 공론이다.

본지 편집국에서는 이미 칼럼을 통해 섬진흥원을 진도로 유치하자고 작년부터 진도군에 제안하였으나 담당부서나 지자체장의 무관심과 소극적인 행정으로 기회를 놓치고 이제야 와서 목포유치를 지지하는 들러리나 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반대로 이웃 신안군은 지난 2007년에 이미 고 노무현 전대통령에게 직접 건의하여 일제의 식민지 통제 정책 일환이었던 '여객선 야간 운항 금지'를 약 100년만에 철폐시켰다. 또한 전국 최초로 '여객선 야간 운항 조례'를 만들어 여객선 야간 운항을 현실로 만들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작은 섬을 오가는 배인 '도선 공영제'를 최초로 실시했다. 2019년부터는 '여객선 완전 공영제'로 가기 위한 마중물 정책인 '1000원 여객선'을 역시 전국 최초로 시범 운항 하고 있다.

과연 우리 진도군은 “가자 서쪽으로 가자!”며 팽목항 개발을 위한 석탄재를 다지며 강행하면서 정작 섬 주민들을 위한 이런 정책들은 도외시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조도주민들과 가사도 사람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급수선을 여객선으로 깜짝 쇼를 보여준 이동진 군수를 행정의 달인이라 부를까 마술사로 불러 주어야 할까?

아무리 다리를 아름답게 여러개 무지개처럼 연결해놓아도 모든 사람들은 진도를 섬으로 인식한다. 그것도 진도는 비교적으로 부족하다. 임자도 해당화가 그립기만 하다. 천사대교는 현실화되었지만 가사도에서 하의도로 엮어가자던 물방울 다이아몬드 해상 프로젝트는 어디로 사라져 갔는가. 요즘에는 조금난리 장에서도 땜질장이가 사라졌다.

자신의 정체성을 깜박하는 순간 종속주의는 시작된다. 진도군의 적극적인 행정을 기대하기 위해서는 다음 지자체장 선거에서 미래지향적인 소신있는 리더쉽을 가진 새로운 지도자를 선출하는데 신중을 기하고 분별력을 높여 진도의 새로운 백년대계를 준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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