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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 쌀값 지속 상승...RPC ‘버티기’ 전략
산지 쌀값 지속 상승...RPC ‘버티기’ 전략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1.04.02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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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곡 물량 확보 못해 판매 확대 엄두도 못내

산지 쌀값 5만5350원...연속 0.3%대 상승

신동진 품종 재고 턱없이 부족

전체 쌀값 덩달아 상승세

구곡 공매, 시장 가격에 큰 영향 주기 어려워

쌀 가격 현 수준보다 낮아질 가능성 희박

산지 쌀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세를 타는 등 심상치 않다. 일부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는 충분한 조곡 물량을 확보하지 못해 남은 재고로 조생종 수확 때까지 ‘버티기’에 나서는 등 수급 난관을 헤쳐 나가기 위한 나름의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이에 최근 나타나고 있는 쌀 가격 상승세의 원인은 무엇인지 짚어보고, 업계에선 향후 쌀 가격을 어떻게 전망하고 있는지 등을 알아봤다.

# 산지 쌀값 지속 상승세...수확기 대비 2.27%↑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15일 20kg당 산지 쌀값은 5만5350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12월 수확기 5만4121원에 비해선 1229원, 2.27%, 지난해 같은 기간 4만7386원보다는 16.8% 더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단기 가격 상승폭도 크다. 열흘 전인 지난 5일 5만5200원보다는 0.3% 가량 상승했으며, 한 달 전인 지난달 15일 5만4873원보다는 약 0.87%, 두 달 전인 1월 15일 5만4592원보다는 1.39% 올랐다.

약 열흘 간격으로 이뤄지는 가격 조사에서도 12월 이후 0.1~0.2%의 약상승세를 보이던 산지 쌀값은 지난달 말부터 현재까지 0.3%대의 비교적 높은 상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산지 쌀값이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역 RPC들도 쌀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2021년산 신곡 출하 전까지는 지난 수확철에 확보한 물량으로 짜임새 있게 운용해야 하지만 지난해 워낙 쌀 생산량이 줄었던 탓에 상황은 녹록지 않다.

정부도 지난해 11월 쌀 37만 톤 공매 계획을 밝히고, 지난 1월과 2월에 걸쳐 17만 톤의 비축미를 시장에 풀었지만 쌀값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시장의 쌀값은 신곡 수급에 연동돼 움직이지만 1~2월에 풀린 비축미 모두 2018년산, 2019년산 등 구곡이었던 탓에 그 영향이 시차를 두고 반영될 수 없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 신동진 등 물량 부족에 RPC ‘버티기’ 대응

이에 일부 RPC들은 ‘버티기’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 할인행사는 줄이거나 없애고, 20kg보다는 10kg 소량 단위 생산으로 전환하는 등 기존 거래처 이외 판매는 최소한으로 줄이고 있다. 신규 거래처 확보는 엄두도 못내는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재작년도 매입 물량이 적었던 해인데, 지난해에는 이상기후로 그보다 더 적은 양을 매입했으니 이미 예상 가능한 시나리오였다”며 “소비자가 지불할 수 있는 쌀값의 보이지 않는 상한선이라는 게 있기 때문에 지금처럼 높은 가격에 쌀을 사들였다간 오히려 밑지고 팔아야 할 수도 있어 소비시장 출하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상은 특히 ‘신동진’ 품종의 공급 부족이 가장 큰 원인이라는 분석이 따른다. 급식이나 요식업체 등으로 주로 판매하는 신동진 품종의 재고가 턱없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다보니 덩달아 다른 품종들의 가격마저 상승세를 탔다는 것이다.

신동진 품종은 전북과 전남에서 가장 많이 생산하는 품종인데, 지난해 이 지역은 이상기후 피해가 컸던 터라 전체적인 수확량이 많이 감소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쌀 생산량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북 지역의 2020년산 쌀 생산량은 전년 대비 8.1% 감소해, 전국 평균인 6.4%보다 감소폭이 컸다. 전남 지역도 전년에 비해 쌀 생산량이 5.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전남의 품종 전환 장려 등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전남은 풍수해에 강한 ‘새청무’ 품종을 전남의 대표 품종으로 장려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상대적으로 신동진 품종의 재배면적은 줄었는데, 여전히 급식이나 요식업체 등은 쌀알이 굵고 가격 대비 밥맛도 뒤처지지 않는 신동진 품종을 선호하고 있어 수요와 공급 격차가 커졌다는 것이다.

최대후 영암군농협쌀공동사업법인 대표이사는 “현재 신동진 품종은 재고가 없어 납품조차 어려운 형편”이라며 “시장에서 신동진 품종을 대체할 만한 다른 품종도 현재로서는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소문 농협 양곡부 RPC지원팀 차장은 “신동진 외에 삼광쌀, 오대미 등 다른 품종들은 상대적으로 공급이 양호한 상황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신동진 품종 공급 부족에 따라 일종의 ‘가수요’가 붙어 전체 조곡 가격을 높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시장선 단기 쌀 가격 ‘유지’ 또는 ‘상승’ 전망

이런 가운데 단기 쌀 가격 전망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일각에선 이미 높은 가격에 벼를 배입한 RPC나 업체들이 손해 발생을 막기 위해 더 높은 가격에 판매하면서 향후 가격 상승 여지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반면 쌀 소비 부진으로 판매량이 부진한 상황이어서 가격 상승을 억누르며 현재의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의견도 제기된다.

지난 1~2월 농협 RPC의 쌀 판매실적은 총 13만6000톤으로, 지난해 동기 15만4000톤에 비해 1만8000톤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박한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곡물관측팀 전문연구원은 “지난 12월 쌀 관측 당시 정부 공매곡 37만 톤이라는 적지 않은 물량이 시장에 풀리면서 수확기 대비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지 않을까 예상했다”며 “그럼에도 2020년산 쌀이 워낙 부족하다고 느끼는 시장 분위기 때문에 원료곡 확보에 웃돈을 얹어 구매하는 곳까지 나오면서 오히려 가격이 상승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연구원은 “현장에선 정부가 2020년산을 공매곡으로 풀지 않는 이상 시장 가격에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며 “이 때문에 쌀 가격이 현 수준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아주 낮다고 보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주류로 번진 쌀값 폭등···막걸리 가격도 오른다

서울장수, 15년만에 출고가 인상

서울장수가 15년 만에 장수 색말거리 출고가격을 인상한다. 쌀값이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을 덜겠다는 차원에서다. 쌀값 폭등이 햇반 등 즉석밥을 넘어 주류 시장의 가격 인상으로 번진 셈이다.

서울장수는 8일 장수 생막걸리 출고가격을 120원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된 가격은 다음 달 1일 출고되는 제품부터 적용된다. 장수 생막걸리의 경우 편의점 평균 가격 기준 1,600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인상 배경은 쌀값 인상 때문이다. 서울장수 관계자는 “국민들의 일상과 함께 해 온 브랜드로서 지난 15년간 원가 인상 요인을 내부적으로 흡수하기 위해 노력해 왔으나 쌀값은 물론이고 포장재, 유통비용 등 다양한 원부자재의 복합적 비용상승에 따라 부득이하게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며 “더 나은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기준 쌀 도매가(20kg)는 5만 7,920원으로 전년 4만 7,125원 대비 22.9% 상승한 상황이다.

이에 앞서 CJ제일제당 등 식품업계는 쌀값 폭등을 이유로 즉석밥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CJ제일제당은 햇반 가격을 종류별로 6~7% 올렸다. 햇반 가격 인상은 2019년 2월 이후 2년 만이다. 오뚜기는 7~9%, 동원은 9~11% 수준으로 즉석밥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 외에도 밀 등 곡물 가격이 폭등하면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등 제과업계와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등 패스트푸드 업계 등도 평균 5~10% 안팎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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