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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글 / 군중(群衆)의 힘
기고글 / 군중(群衆)의 힘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1.04.05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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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환(대통령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

군중이란 일반적으로 정서적이고 비합리적인 동기에 의해서 움직이기 쉬운 사람들의 밀집을 말하는데 사회변혁의 에너지이며 새로운 사회질서를 잡아가는 일익을 담당하기도 한다.

따라서 군중심리란 어떤 선택을 할 때 다른 사람들이 많이 선택 한 것을 따라하는 현상이라고 한다. 합리적 이유 없이 유행하는 물건을 구매하는 것처럼 다른 사람들이 선택한 것을 큰 고민 없이 선택하는 행위가 군중심리에 해당한다. 군중심리는 상황에 따라서 매우 강력하게 작용할 수 있으며 평소 개인의 생각과 전혀 다른 선택을 하거나 눈에 보이는 명백한 사실을 부정하게 만들기도 한다.

군중심리의 예를 들자면 미국 미시간대학에서는 오랜 전통으로 내려오는 학생들만의 연례행사가 있는데 매년 마지막 수업일 12시에 학생들이 옷을 벗은 채로 1마일을 뛰는 것이다 (일명 누드마일 또는 네이키드마일 이라고 함) 원래는 이 대학의 아이스하키 팀 선수들이 졸업기념으로 시작했던 작은 행사가 해를 거듭 할수록 전통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자발적인 행사이기 때문에 참가가 의무사항이 아니었다.

아무리 자유분방한 미국이라 할지라도 벌거벗은 채로 달리는 행사에 참가하는 숫자가 너무 많기 때문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고 한다. 그들은 왜 다른 학생들과 함께 달릴 수 있었을까? 그것은 바로 군중이라는 상황의 힘 때문이다. 이 학생들도 혼자서는 결코 옷을 벗고 캠퍼스를 뛰지 않는다. 그러나 군중이라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사람들은 마치 투명 인간이 된 것과 유사한 심리 상태가 된다고 한다.

자신이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사람들은 평소에는 자제하는 행동을 떠나 심지어 충동적이고 비윤리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군중속의 개인이 바로 그런 심리상태를 경험하게 된다. 군중이라는 상황이 사람의 행동을 극적으로 바꾸는 경우는 대학 캠퍼스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1964년 6월8일 뉴욕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한 남자가 고층빌딩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려는 긴박한 상황을 500여명 가량 되는 사람들이 구경만 하고 있었다고 한다. 마땅히 그 사람을 걱정하고 만류해야 할 사람들이 오히려 “뛰어 내려”하고 외쳤다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개인의 본성이기 보다는 군중이라는 상황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다. 이 얼마나 아이러니 한 일인가?

한편 군중의 힘이 긍정적으로 나타 난 때가 있었는데 2002년 한일 월드컵 응원전을 들 수 있다. 누가 나오라고 한 것도 아닌데 자발적으로 응원단을 조직하여 길거리 응원전을 펼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응원 장소에 모였으며 응원 후에는 쓰레기를 깨끗이 치우고 정리하는 등 성숙한 군중의 힘을 보여 주었다. 이 응원과 성원으로 우리나라는 초유의 월드컵 4강의 신화를 쓸 수 있었다.

요즘 진도출신 송가인으로부터 트롯열풍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이 프로그램이 성공한 것도 군중의 힘이 컸다고 본다. 트롯에 관심이 없던 사람들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니까 덩달아 좋아하게 된 것이다. 이렇듯 군중의 힘은 막강하다. 우리는 개인이면서도 상황에 따라서는 군중이 될 수 도 있다. 군중 속으로 들어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군중과 힘을 합하여 목적하는 바를 관철하려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군중이라는 바다 속으로 개인의 정체성이 침몰 하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 잘못하면 무엇이 옳고 그른 것인지를 구분 못하는 어리석고 자기소신과 줏대 없이 그저 여론과 분위기에 휩쓸리는 군중이 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군중의 리더는 자기욕심을 버리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군중과 소통하며 올바르고 정의로운 방향으로 공공의 이익을 위하는 일에 군중의 힘을 집결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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