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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씻김굿 박병천의 생애와 예술
진도씻김굿 박병천의 생애와 예술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1.05.28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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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여명 육성으로 생생하게 되살린 자서진 나와

                                                                                  무송 평전 ‘인간, 문화재 박병천’

▲ 박병천이 지난 2004년 ‘한국의 집’ 민속극장에서 공연하는 모습. 한국문화재재단 제공

진도씻김굿 예능보유자였던 박병천(1933∼2007)은 굿의 민속 문화적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린 인물이다. 그는 또한 진도북춤의 명인으로 무속음악 지평을 넓히는 데도 크게 공헌했다.

한국문화재재단이 최근 펴낸 책 ‘인간, 문화재 무송(舞松) 박병천(문보재 발행)’은 그의 생애와 예술을 살핀 평전이다. 망자의 혼을 극락왕생하도록 천도하는 행위가 씻김굿이니 이 책은 박병천 타계 14년 만에 그의 삶과 죽음을 씻기는 굿인 셈이다. 저자인 이치헌 한국문화재재단 팀장은 “씻김굿은 살아 있는 사람들의 복을 비는 의미도 있다”며 “이 책 역시 남은 이들이 서로 간의 갈등을 풀고 다들 잘되라고 복을 빌어주는 마음으로 쓴 것”이라고 밝혔다. 책은 박병천의 삶을 복원하기 위해 70여 명의 육성을 담고 있다. 그의 고향인 전남 진도 마을의 옛 이장부터 예술계 원로와 언론인 등을 망라했다. 평전 기획자 김태영 씨는 “박병천이 간 길을 따라서 기록하고 그림을 그리며 사람과 문화를, 시대를 이해하려 했다”고 밝혔다.

세습무였던 박병천은 무업을 벗어나려고 어장과 선술집 운영 등 다른 일을 해 보지만 결국 돌아온다. 유랑극단에서 춤을 추던 여성 정숙자에게 반해 구애를 한 것이 계기였다. 무당으로서 진도의 민요와 춤을 절로 체득한 그는 지춘상 전남대 교수 등 학자들과 교류하면서 민속 문화를 연구하게 됐다. 그 결과로 훗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이 된 ‘강강술래’의 무대 작품이 탄생했다.

책은 박병천이 서울에 올라온 후 ‘한국의 집’ 악사장과 공연 감독을 하던 시절의 일화를 자세히 담고 있다. 국악인들이 서양 음악을 하는 이들에 비해 보수를 너무 적게 받는 것에 불만을 품고 대학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그 덕분에 훗날 대학교수로 진출하게 되는 이야기 등이 흥미롭다. 그 주도적 역할을 박병천이 했고, 그도 대학에서 후학들을 가르쳤다.

그의 제자들은 박병천을 기리는 공연을 하고 그 수익금을 기부해서 이번 책 출간을 도왔다. 가수 송가인의 어머니인 송순단 씨를 포함한 진도씻김굿보존회원들은 굿이 사라진 시대에도 그 맥을 전승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박병천의 자녀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아버지의 유산을 잇고 있다. 장남 박환영은 대금 연주자이자 부산대 한국음악과 교수로, 장녀 박미옥은 진도씻김굿 전승교육사로, 차녀 박기량은 국립무용단 안무가로 활동한다. 차남 박성훈은 아내와 함께 박병천가무악보존회를 운영하고 있다. 두 아들은 아버지가 후대에 남긴 말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고 전했다. “니들 시대에는 느그들 음악 해라.”(박남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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