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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파값 우려 현실로…한단 700원대 “생산비도 못 건져”
대파값 우려 현실로…한단 700원대 “생산비도 못 건져”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1.09.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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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달리 가격 폭락으로 농민들의 시름 깊어진다

서울 가락시장 대파 경매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

올초 강세로 재배면적 급증 전년대비 시장 반입량 20%↑ 

악재 겹쳐 약세 장기화 예상 무더위·병충해로 품위 저하

코로나 4차 유행…소비 직격탄

산지 폐기 등 수급정책 나와야 

올초 유례없는 강세로 ‘파테크(파+재테크)’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었던 대파값이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봄대파 물량이 크게 늘어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4차 대유행으로 대파 소비가 직격탄을 맞은 여파다. 여름대파 물량도 전년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대파값 하락세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파값 1㎏당 700원대 추락…생산비 못 건져=16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대파는 1㎏들이 상품 한단에 799원에 거래됐다. 이는 전년 7월 평균 1640원보다 51%, 평년 7월 평균 1399원보다 43% 각각 낮은 값이다. 연초 5000원대까지 치솟은 대파값은 5월까지 서서히 내림세를 타다 6월 1000원대로 내려앉으며 급격히 무너지는 모양새를 보였다. 급기야 7월 들어서는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가격대로 추락한 형국이다. 이같은 하락세는 봄대파 재배량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청과물 경매부장은 “연초 대파값 강세로 전국적으로 봄대파 재배량이 급증했다”며 “그 여파로 6월 시장 반입량이 전년보다 20% 가까이 늘어나며 급격히 내림세를 탄 것”이라고 분석했다. 거기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상향되면서 대파 소비까지 직격탄을 맞은 형국이다. 가락시장 중도매인 현명하씨는 “최근 들어 마트·식자재업체·식당 등 주요 거래처의 발주량이 예년 이맘때의 3분의 1로 줄었다”며 “매일 재고가 쌓이는 상황에서 더운 날씨로 망가지는 대파가 전체의 30%가량 돼 피해가 막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품위 저하에다 여름대파 물량 많아…값 전망 ‘흐림’=대파값 약세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무더위와 병충해로 인한 품위 저하 등 갖가지 악재가 예고돼 있어서다. 배성환 대아청과 경매사는 “대파값이 폭락하면서 출하자들이 품위 관리를 포기한 채 시장에 내놓는 물량이 늘었고, 이에 가격이 하락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소비가 갑자기 늘어날 수도 없는 상황이라 값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고랭지대파 등 여름대파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도 악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강원지역의 고랭지대파 재배면적은 전년보다 12.2% 증가했다. 산지에선 실제 재배면적이 이보다 더 늘어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주한 강원 평창 진부농협 조합장은 “고랭지대파 재배면적이 전년 대비 최소 25% 이상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며 “작황도 지난해보다 양호한 상황이라 생산량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나승호 한국청과 경매사는 “여름대파 물량이 많은 데다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비도 적게 와 비로 인한 물량 감소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농가 어려움 호소…“팔수록 손해”=대파값이 폭락하면서 대파 재배농민과 산지 유통인들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정홍진 제일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인건비 상승으로 대파 1㎏들이 한단 작업비가 지난해 500원에서 올해 550원으로 올랐고, 여기에 물류비 100원이 추가로 든다”며 “생산비까지 고려하면 현재 시세로는 팔수록 적자인 셈”이라고 했다.강병원 파전국협의회장(전남 서영광농협 조합장)은 “일부 농민 사이에선 밭을 갈아엎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며 “산지 폐기 등 정부 차원의 수급 정책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다”고 강조했다.산지에선 대파값 폭락을 두고 일부 언론이 보이는 ‘이중잣대’에 대한 쓴소리도 나온다.곽길성 전남 서진도농협 대파공선출하회장은 “대파값이 높을 때는 대파가 물가 폭등의 주범이라더니 값이 폭락하니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며 “이럴 때일수록 언론이 균형 잡힌 보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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