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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개’가 맞을까 ‘진도견’이 맞을까?
진도개’가 맞을까 ‘진도견’이 맞을까?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19.06.24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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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를 뜻하는 한자, 견‧구‧오‧방‧술 다섯가지

대한민국에 사람과 함께 사는 동물, 그 중에서 가장 많은 개의 종류는 어느 정도 일까? 진도에서는 천연기념물 53호 진돗개만이 거주 권리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진도개가 사람을 물어도 뉴스가 되는 세상’이다. 대한민국이 온통 진도개 천지로 넘쳐나는 듯 하지만 갈수록 애완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인간의 거주문화와도 매우 밀접한 부분이다. 아파트에서 진돗개키우기의 기발한 방법들도 강구하지만 성견이 되면 사람들로서는 감당하기가 어려워 진다. 더군다나 요즘은 무조건 ‘진도견’이라면서 순종을 고집하며 키우다 사단을 일으키기도 한다. 하기사 동네 사람들이 대통령 되었다고 축하하며 선물한 진돗개 한 쌍이 청와대에 들어갔다가 하마터면 ‘유기견’이 될 뻔한 사연은 각종 메스컴에 집중 보도되기도 했다.

진도에서도 요즘에는 진도읍 중심으로 볼썽스러운 용어를 동원한 읍주민 켐페인이 오히려 눈살을 찌푸리게 하였다. “진도개를 묶어 킵시다.” 어르신일자리 배려라면서 아침부터 동원시켜 등이 굽어진 노인들이 홍보 어깨끈과 피켓을 들고 돌아다니는 풍경 그 자체가 매우 위험스럽기만 했다. 진도읍은 큰길이나 골목이나 개똥들의 천지다. 아무리 주민 의식계도에 나서도 다 미치지 못하는 듯하다.

개를 의미하는 한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것은 견(犬)과 구(狗)가 대표적이다. 그리고 낯설지만 오(獒)‧방(尨)‧술(戌)도 개를 뜻하는 한자이다.(흔히 견이라 하면 좀 고상해보이며 반려견에 대한 대우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개 구(狗 )는 역에서 간방을 상징하지만 ‘때려 잡아먹어도 괜찮은 짐승’으로 치부하는 듯 하다.)

진도견은 조립된 용어다. 진돗개는 진돗개답게 불려져야 한다. 견공이라 호칭하며 대우한다고 해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애견가들의 가승보 족보나 유전자 혈통 고정과 연구를 위한 계통 기록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개를 탐식품으로 좋아했던 유명인물 중에 다산(정약용)도 있다. 다산(茶山)이 손수 개를 잡아 보양했다는 것으로 이는 흑산도 유배시절 형인 정약전에게 보낸 편지에서 상세히 알 수 있다. 종문 큰며누리도 아닌데 개 잡는 법부터 개 삶는 법까지 자세히 다룬 이 편지는 평소 채식을 즐기며 음식에도 여간 깐깐하지 않았던 다산의 인간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정약용은 박제가에게 편지로 개고기 조리법을 물었는데 이를 다시 편지에 옮기면서 매우 자세하게 서술하였다.

유명 개로는 진도개와 함께 북한의 풍산개, 신라 경주지역 삽살개, 진도의 이웃인 해남개나 제주견 등 지역이름이 달린 개들이 더 많이 분포되어 키워졌을 것이다. 오수개도 그 중 하나라고 본다. 그 당시만 해도 진돗개는 진도에서만 볼 수 있는 아주 특성이 강한, 대한민국 국견의 자격과 품성을 고정화되었을 것이다. 주인에 대한 충성심은 물론, 사냥에 필수적인 용맹성, 귀소본능은 타의 추종을 범하지 못한다.

그럼 우리 조상들이 개를 분류하는 견(犬)‧구(狗)‧오(獒)‧방(尨)‧술(戌)은 각각 어떤 쓰임새로 쓰였을까. 우선, 견과 구에 대해서는 <개들이 있는 세계사 풍경>의 저자 이강원 박사는 ‘개 견(犬), 개 구(狗)의 결정적 차이점’에 대해 “견은 큰 개로 혈통이 있는 고귀한 신분의 개를 의미하고, 구는 어린 강아지로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조선말의 턱밑까지 머리가 닿는, 당나라가 조공을 요구했던 오(獒)는 더펄개, 사자구로도 불렸다. 요즘 중국에서는 그 희귀성으로 1억 여원을 호가한다고 알려졌다.

꼬리가 댕강 잘렸다고 해 대갱이, 또는 동경이(신라 경주)와 바둑이, 삽살개, 발발이도 조선시대에 즐겨 길렀던 종류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조선의 탐식가>를 쓴 김정호(학고 김정호와 동명이인)는 “견은 애완견을, 구는 식용 개를 가리키는 한자어”라며 “조선시대에는 애완견과 식용 개를 구분해서 사용했다”고 주장한다.

그는 “애완견을 애완구로 부른 일은 없었다”며 “옛사람들도 식용 개와 애완용 개는 엄격하게 구분했고, 분명 애완견은 식용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그럼 오(獒)와 방(尨)은 어떤 의미일까. 오(獒)란 크기가 4척이 넘는 사냥개를, 방(尨)은 삽살개 또는 작은 사냥개를 의미한다고 김정호는 풀이했다. 사전적으로도 오(獒)는 길이 잘 들고, 4척 이상의 맹견을 말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방(尨)도 삽살개 또는 ‘섞이다’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설명한다. 끝으로 술(戌)은, ‘자,축,인,묘..’로 시작하는 십이지간의 열한 번째로 역시 개를 의미한다.

이처럼 견(犬)구(狗)오(獒)방(尨)술(戌)은 모두 개를 의미하지만, 개를 구분 짓는 각기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셈이다.

진도개는 체격으로서는 구(백구, 황구, 흑구 등)에 해당하며 식용대상이 주가 아니었기에 본디 우리말이자 국가천연기념물 53호 지정에 쓰여진 대로 ‘진도개’로 불려야 할 것이다. 한자를 쓴다고 해서 개가 갑자기 고상해지는 것은 아니다. 진도개의 탈을 쓴 ‘미친개’들이 우리 주변에 얼마나 있는지 제대로 분별력을 갖추지 못하면 귀를 뜯기거나 겁탈(?)까지도 경계해야 하는 세상이다. 산에는 최고 포식자로 등장한 멧돼지가 들끓며 저자거리까지 내려와도 속수무책이다. 사냥견도 불법이다.

매년 5월 중에 진도군은 진도개 테마파크에서 진도개축제를 열고 있다. 전국 우수진도개 품평회도 열린다. 묘기자랑에는 청소년 아이들의 호응이 뜨겁다. 진도개가 높이뛰기, 사군자 그리기, 시장보기, 냉장고 심부름 등을 척척 해낸다.

 

하지만 이제 진도 내에서도 방견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고 여성들과 아이들이 안전하게 거리를 걸어 다닐 수 있게 해야 한다. 군 단위 지자체도 아파트와 연립주택으로 주거형태 변하면서 진도개 시장과 입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진도 내 개체수의 폭발적인 증가도 행정적으로 제한시켜야 한다. 다다익선이 될 일이 아니다. 애완견 좀 키워봤다는 도시 아낙네들의 동물보호운동도 좋지만 내 논에 물대는 목소리 큰 논리에 나름의 진정성이 담겨있다해도 견주들을 도매금으로 비난해서는 인간세계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모든 물고기가 제주바다로 방생시키고 동물원을 텅텅 비우고 이쁜 작은 것들만 선별해 애완용으로 키운다는 사고도 또 다른 이기주의의 발로가 아닐까 한다.

*강아지들을 무작정 좋아하는 아이들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강아지들도 귀여움 받고 데려가 키울 곳들이 함께 줄어들고 있다. 말은 경마장으로 가는 선택된 몇몇 빼고는 갈 곳이 없다. 아파트 평수 늘리기에 목숨을 거는 도시인들의 짠한 속내가 반려동물 하나 키우겠다는 그 알량한 정성임을. 왜 여기서 영화 기생충의 지하방이 자꾸 떠오르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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