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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의 바람
2022년의 바람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1.12.24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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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창궐로 꼭 필요한 곳만 오간다. 펜더믹 사태가 작년부터 이어지니 비대면 문화가 새롭게 형성되어 가고 있다. 엊그제 봄인가 했는데 그리움 걸어 놓다 보니 어느새 금년도 끝자락에 와 있다. 시간은 기다림 없이 흘러간다. 중국의 4대 미인 중 한 명으로 알려진 왕소군(王昭君)을 두고 지은 당나라 측천무후(624∼705) 때 사람 동방규(東方虯)의 시를 살펴보면,

소군원(昭君怨) - 동방규(東方虯)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 오랑캐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네.

自然衣帶緩(자연의대완) / 자연히 옷 띠가 느슨해지니

非是爲腰身(비시위요신) / 이는 허리 몸매 보이기 위함이 아니네.

이 땅에 꽃과 풀이 없으니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 이 시구에서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 ‘동래불사동(東來不似冬)’이라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머잖아 소한이 오고 대한이 지나면 또 봄은 올 것이다. 봄소식과 함께 무던히 몽니를 부리는 코로나 19가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하는데 걱정이 된다.

교수신문은 전국 대학교수 880명을 상대로 올해(신축년)의 사자성어 선정을 위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묘서동처(猫鼠同處)’를 선택했다고 한다.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곧, 도둑을 잡아야 할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된다는 뜻이다.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잠을 잔다는 ‘묘서동면(猫鼠同眠)’도 같은 뜻이다. 묘서동처는 중국 당나라 역사를 기록한 ‘구당서’에서 처음 등장하는데 한 지방의 군인이 집에서 고양이와 쥐가 같이 지내는 모습을 보고 그 쥐와 고양이를 임금에게 바쳤다. 이를 본 중앙관리들은 ‘복이 들어온다’며 환호했다. 그러나 오직 한 관리만이 “이것들이 실성했다”고 한탄했다고 한다. 참으로 씁쓸하다.

역사는 사람을 바꿔가며 흐른다. 역사의 흐름 속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혜안을 가져야 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경험에서 배우고 현명한 사람은 역사에서 배운다고 독일 철학자 비스마르크는 설파했다. 세상은 생각보다 빠르게 변한다.

임인년 새해가 용트림하며 높이 솟아오를 태세다. 새해엔 대통령 선거와 지방자치 단체장과 지방의회 의원 등의 선거가 있다.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유권자들은 오로지 나라만 생각하고 지역사회만 바라보는 지도자를 선출해야 한다. 나라와 지역의 발전이 자신의 운명과 결부되기 때문이다. 단점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역사에서 반면교사나 타산지석을 교훈 삼아 공명정대한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은 국민의 도리이고 선택에 대한 책임은 유권자의 몫이다.

애국가에는 ‘하느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는 가사 구절이 있다. 어느 나라 국가(國歌)에 이런 가사가 있는가? 하느님은 우리를 지켜주리라 믿으며 새해의 소망을 드러내면,

천지신명이시여! 새해엔 명경지수(明鏡止水)와 같은 마음으로 지도자 역할을 할 수 있는 분이 선택되어 법치를 바로 세우고 자유, 민주, 평화의 꽃이 만개하는 대한민국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게 하소서! 이 땅에 정의와 행복의 미소가 도도히 흐르게 해주소서! 전 세계가 바이러스로 행동의 자유가 억눌린 시간이었으나, 전화위복의 해가 되어 세계 모든 나라로 자유롭고 평화롭게 왕래하며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게 하소서! 사랑하는 사람, 보고픈 사람, 만나고 싶은 사람을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만나는 사랑의 해가 되게 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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