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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년간 4만6천점 발굴한 잠수사…'바닷속 유물 장인' 만길 출신 박용기
19년간 4만6천점 발굴한 잠수사…'바닷속 유물 장인' 만길 출신 박용기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2.01.03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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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훈장받는 박용기 잠수사)

"유물 마주하는 순간 황홀…용왕님께 절하기도" 20년 가까이 바닷속에 잠긴 보물 등 우리 문화재 발굴 작업에 크게 기여한 1세대 민간 잠수사가 대통령상을 받았다. 영광의 주인공은 잠수사 박용기 씨(61·사진)로 수중문화재 조사 초창기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수중 발굴 작업에 참여해 온 인물이다. 그는 지난해 퇴직하기 전까지 19년간 고선박 6척과 수중 유물 4만6000여 점을 발굴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박씨는 "큰 상을 받게 돼 기쁘다"며 "태안 대섬 마지막 탐사 때 선체와 청자 다발을 발견하고 '용왕님 감사합니다'를 큰소리로 외쳤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청장 김현모)은 8일 '2021 문화유산 보호 유공자 포상' 수여자로 잠수사 박씨를 포함해 문화훈장 6명, 대통령표창 6명, 국무총리표창 1명 등 13명에게 시상했다.  수백년 동안 바다 밑에 잠들어 있는 '보물선'에서 고려청자, 조선백자 건져 올리기를 19년.물 속 발굴 현장을 지킨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박용기 잠수사를 만났다.(통화 취재) 박용기 잠수사는(마도 4호선) 배가 온전하게 보존됐기 때문에 유물이 많이 나올 거라 보고 있었다. 바닷속 박물관이라 불리는 태안 마도 앞바다는 밧줄 하나에 의지해 어두운 바다 밑바닥을 짚어나가다가 붓으로 뻘을 조심스럽게 털어내 그렇게 조선 분청사기를 건져올린다. 해병대 출신에 잠수 경력이 있다는 이유로 박용기 씨는 2002년부터 수중 발굴에 참여하게 됐다. 강인한 체력과 의지가 뛰어나며 우리 유물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오래 동안 바다와 함께 살아와 수 많은 보물을 인양하는데 한 번의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우리 후손들에게 길이 남겨줄 커다란 공로를 남겼다는 평이다. 박용기 잠수사는 당시를 회고하며 “아주 열악했죠. 배도 없고 장비가 전혀 없었기 때문에 민간 배를 빌려서 작업했는데, 하다가 예산이 없으니까 (유물을) 묻어 놓기도 하고 이듬해에 하기도 하고. 1년 중 일곱 달은 물에 들어갔고, 그게 열 아홉 해나 이어졌습니다.” 수중발굴 전용 인양선을 타고 바다로 나가 유물을 확인해 건져오는 일인데, 물속에서 일하다 보니 항상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박용기 잠수사는 “급하게 파도가 치고 바람이 불어서 중심 잡기 힘들었는데, 납벨트 허리에 차다가 갈비뼈가 부러졌어요. 고생을 많이 했죠.” 그래도 가장 먼저 유물을 마주하는 그 순간을 잊지 못해 바다로 나갔습니다. 박 잠수사는 : 아주 황홀하죠, 보면. 제가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배를 주변을 한 번 빙 돌고. 오는 15일 끝나는 올해 4차 조사에선 이날까지 유물 121점이 출수됐다. 청자가 76점으로 가장 많고, 석환(돌포탄) 2점, 노기(弩機·시위를 걸고 방아쇠를 당겨 화살을 추진시키는 무기의 방아쇠 부분), 사슴뿔, 철기, 청동류가 나왔다. 명량대첩로 해역 전체 조사 면적 13만7000㎡ 중 7%만 조사가 끝났다. 문환석(진도 출신 학예사) 수중발굴과장은 "이 해역은 명량해전이 벌어졌던 우수영, 울돌목과 약 4㎞ 거리에 있다. 2012년 1차 발굴 이후 소소승자총통 3점을 비롯해 석환, 노기 등 무기류가 계속 나오고 있다. 당시 전투에서 사용됐던 전함이나 무기가 매몰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아이고 용왕님 고맙다' 절을 제가 두 번 했습니다, 지난해 퇴직하면서 보물찾기는 그만뒀지만 바다는 여전히 궁금한 곳입니다.

[박용기 잠수사는 “항상 궁금하죠. 이제는 뭐가 나올까 계속 기대가 되는 거죠. 명량해전 주력선 판옥선(조선 전투선) 그걸 좀 발굴해 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고려와 조선 시대에 가라앉은 보물선만 여섯 척, 4만 6천 점 넘는 유물을 발굴한 박용기 씨는 이날 영예로운 문화유산보호 유공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현재 고향 만길리에서 요양 겸 귀촌해 부인과 함께 살고 있다. 평소 친분이 많아 박주생 현대미술관장, 화가 정명돈, 이현길, 일휴 박양수 등과 자주 만난다.(박종호 기자.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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