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3:41 (토)
(기획제언) / 진도 농업의 미래로 떠나는 기행 2
(기획제언) / 진도 농업의 미래로 떠나는 기행 2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2.01.07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재각 (더불어민주당정책위원회부의장)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지만 공업화, 산업화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농업은 모든 산업을 대표하는 직업이었으며 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우리나라도 그리 먼 옛날이 아닌 백년 전에는 농업이 주 산업이었다. 사,농,공,상으로 국민들을 구분지어졌으나 형식적으로는 양반과 상인으로 나뉘어 상인의 대부분은 농업을 생업으로 여겼으니 실질적으로 생산활동에 참여하고, 세금을 납부하고 군역을 담당하는 국가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계급이었다. 그러나 급격한 산업화로 인하여 지금은 전 인구의 4.5%내외가 농업인구 통계에 잡히고 있으며 농업경영주의 평균 연령이 65세 이상이다. 더구나 우리 진도는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된 지 오래인 곳이다.

이런 열악한 환경 속에서 농업을 육성하고 발전시킨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단 한명의 농업 인구가 남아있는 한 우리는 농업을 방치할 수가 없다. 농업을 방치한다는 것은 인류의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포기한다는 것이며 자연환경을 보존하는 녹색 식물을 황폐화 시키는 일이며 농업으로 인하여 발생하고 이어져 내려온 문화를 버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전에 시행했던 국가의 정책이 잘 되었는지를 따져 묻는 일은 허망한 것이다. 황폐한 나라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간척사업을 진행하던 것도 필요악이었을 것이고 값싼 노동력을 공급하기 위하여 농촌 인구를 공장노동자로 공급했던 일도 필요악이었을 것이다. 그 결과로 공업화가 이룩되었고 국가는 부강하게 되어 선진국의 반열에 서게 되었다. 그렇지만 농촌은 국가 선진화의 그늘에 방치되어진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일이어서 공업화에서 얻은 국부를 분배하자고 주장하는 일은 아주 당연한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농어촌 기본소득을 실현할 수 있는 정책을 요구하는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하여 농어촌이 도시의 부속품이 아닌 현대 사회의 당당한 일원이 되기 위하여 당당하게 노력해야 한다. 물론 여러 가지 시책에 의하여 농업에 대한 직간접적인 지원책들이 베풀어지고 있으나 농사 짓기를 희망하는 모든 사람들이 편리하게 생산하고 판로의 걱정이 없는 이상적인 농촌을 만드는 일이 우리들에게 주어진 과제인 것이다.

지초

우리 진도 농업을 살리는 첫째 과제는 편리한 농산물 생산이다. 대규모 농업을 하는 농민들은 대개가 자가 농기구를 소유하고 농사를 짓지만 소규모 농업인들은 각종 농기구를 구입하여 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어렵다. 농협과 기술센터에서 농기계를 빌려주는 사업을 하지만 빌려 사용하는 일조차도 노인들에게는 벅차다. 전화를 통하여 작업한 내용과 작업량을 알려주면 농기계를 농업 현장에 싣고 가서 대신 작업을 해주는 적극적인 서비스가 요구된다. 또한 기후의 온난화현상으로 인하여 진도에서도 아열대 농산물을 생산하는 농가가 늘어가고 있다. 주로 밀감류에 해당되는 재배가 많지만 그 외에도 새로운 대체 작물들이 시험적으로 길러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농작물들은 재배 경험이 부족하여 다수확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가장 도움이 필요한 분야는 과수 전정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주에서 밀감류 지도사로 활동하다가 퇴직한 전문가들을 겨울철에 초빙하여 과수 농가들과 함께 작업하면서 전정 등의 기술을 전수받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진도는 벼와 대파, 배추 등의 작물이 주로 생산되는 곳이다. 많은 농작물이 그렇듯이 수급의 불균형으로 인하여 가격이 폭등과 폭락을 거듭하고 있다. 문제는 폭등할 때의 이익은 상인들이 가져가고 폭락했을 때의 피해는 농민들이 부담해야하는 구조를 개선해야하는데 이는 국가의 여러 시스템과 연동이 되어있어서 생산자인 농민들의 편에 서서 개선방안을 끊임없이 건의를 하도록 할 것이다. 결국 우리가 지은 농산물은 어떠한 행태가 되던 간에 1차 가공을 거친 후 대규모 집하장으로 나가던지 아니면 우리 관내의 가공공장을 거쳐 출하되는 시스템이 확립되어야할 것이다. 공동 저장시설을 설치하고 과잉 생산된 농수산물을 저장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야한다, 공동 저장시설에 화물터미널과 해양 물류기지를 연동시켜 진도에 있는 화물이 신속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기능을 갖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로컬푸드를 가공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 작은 가족회사의 설립을 장려해야한다, 지금의 식품위생법 36조는 가공업 시설 기준 등의 제약이 많다. 물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데 위생 시설은 필수적이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식품가공단지를 육성해야한다. 농수산물 보관창고를 비롯한 가공시설, 오폐수의 처리 시설까지 모두를 공유하여 제품을 생산한다면 가족회사의 설립과 식품 검사, 시설관리가 용이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농촌 인구문제는 우리 군의 존폐와도 관계가 깊다. 전국의 각 시군에서 공통적인 과제로 성과를 내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인구의 감소는 숙명처럼 여긴다. 수산업도 마찬가지지만 농촌의 일자리 또한 외국인들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노동력을 확보할 수 없다. 코로나19시대를 맞이하여 3개월짜리 관광비자로 입국하던 단기 노동력이 사라져 임금이 치솟고 있으며 높은 임금으로도 노동력을 확보하지 못하여 낭패를 겪는 경우가 많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전담부서를 두어 외국인들의 복지와 근로조건을 개선하고 근로인력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계절의 인력을 조절한다면 앞으로 자유스런 국가교류가 시행될 때 노동력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농수산업은 모든 사람들의 마음 속에 간직한 고향이다. 그리고 인류가 생존하기 위한 가장 직접적이고 영원한 생명의 원천이다. 일인가족에게 필요한 무공해 신선 식품의 생산과 공급이 앞으로의 과제가 될 것이며 우리 군의 농업이 지향해야할 목표로 삼아야할 것이다.

다음 호에서는 진도군의 노인정책을 진단하는 연재가 이어집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