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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우수 농업경영인 박기태
현장에서 만난 우수 농업경영인 박기태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2.01.23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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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태 한농연진도군연합회 회원

“농업인 스스로 나아갈 길 선택해야” 

농업경영인 박기태

부모님 이어 농사 시작했지만 ‘대파 파동’으로 모든 것 날려

주변 지인 도움으로 재기 성공 수도작 8만평, 연매출 2억

“농업 생존 위해 농업인 단결을”진도 박기태 씨는 수도작 8만평과 함께 2019년부터 진도 홍주 “지인”을 출시해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무엇보다도 ‘선택’을 중하게 여기는 박기태 씨(55). 진도에서 태어나서 줄곧 진도를 벗어나지 않은 토박이다. 진도 농·특산물로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구기자, 대파 등이 있다. 세계적인 명품으로 빼놓을 수 없는 진돗개의 고장이기도 하다. 여기에 멋과 흥, 가락이 살아 숨 쉬는 국악으로도 유명한 지역이다. 이곳 진도 보물섬엔 특별한 술 ‘홍주’가 있다.

박기태 씨의 탯자리 진도 의신면 거룡리는 마을 이름부터가 범상치 않다. 이곳 출신들이 외지에서 성공한 출향민이 많다고 은근슬쩍 자랑한다. 과거 조선 시대로 잠깐 시대를 거스르면 집안에서 충신들이 많아 고초를 겪기도 했다고 한다. 명문가다.

진도에서 초중학교를 거쳐 진도실고, 안양 소재 대림대를 나왔다. 1988년 군 제대 후 서울에 있던 그는 이듬해 아버지 병세가 악화되며 진도로 다시 내려왔다. 1만평 농사일을 어머니 혼자 할 수 없었기 때문에 부모님 일을 돕는다고 했지만 평생 직업이 됐다.

2003년 농업경영인이 되기 위해 상당기간 동안 재수를 불사했다. 그 동안 공무원 등 많은 기회가 있었지만 마음이 끌리지 않았다고 한다. 8000만원 진흥 창업자금을 받고 8000평의 논밭을 구입해 본격적인 농사에 나섰다. 기존에 부모님이 하던 1만여 평도 물려받아 영농규모를 확대한 것.

그동안 맘고생도 많았다. 진도하면 대파하던 시절이 있었다. 진도 대파는 끓여도 가라앉지 않는 등 유명세를 타던 시절이었다. 그때 대파 농사로 부를 일궜다. 하지만 생각하기도 싫은 3차례의 대파 파동으로 그동안 벌었던 모든 것을 날리고, 극단적인 선택을 할 정도로 큰 아픔을 겪었다. 아픔의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컸다고 지난날을 소환했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고 주위 인맥을 통한 회복에 나설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아무런 조건 없이 주위에 있는 10명의 지인 도움으로 지금을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학교 선생님이었던 작은아버지는 아예 적금통장까지 던져 주며 기한도 없이 사용할 것을 허락해 줬고, 거래하던 농약사 사장님은 5년 동안이나 말없이 농약과 자재들을 지원해줬다.

이런 고마운 분들이 있어 극단까지 몰고 갔던 인생에 꽃길이 활짝 열렸다. 사업실패로 술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경희사이버대 벤처농업인과정 광고를 보고 총장과 통화를 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2005년부터 2011년까지 낮에는 일하고 밤에는 공부에 집중했다. 술은 입에도 대지 않았다. 매일 바쁘게 살다보니 인생이 달라졌다. 현재 농사는 8만평(임대 4만평)에 수도작을 전문으로 연 2억 원 소득을 올리고 있다.

2019년부터는 벤쳐농업경영인 과정에서 습득한 지식과 전문가들에게 컨설딩을 받아 진도 특산물 홍주를 생산하고 있다. 영농법인 소달구지에서 홍주 ‘지인’이라는 브랜드를 출시해 2020년 400만 원, 2021년 1000만 원 등 매년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다. 지금은 미미하지만 향후 무한 발전 가능성을 가지고 도전 중이다.

과거 힘들었던 생각을 하면서 모교 초등학교, 중학교에 매년 각각 40만원씩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주변사람들과 작은아버지께 도움 받았던 과거를 기억하고자 하는 마음에서 1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인터뷰 동안 그가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선택’이었다. 

“농업이 앞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농업인들이 단결하고 한목소리를 내야하고 결국에는 스스로 나아갈 방향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농업인들이 문제점을 인식하고 해결을 위해 내부 토론을 심도 있게 해야 한다는 지론이다.

청년 후계농을 위한 당부에서도 “옆 농가가 농기계를 구입한다고 해서 따라서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갈 방향을 정하고, 스스로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목표를 정하고 자기개발을 이어가면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절제의 미로 남겼다.(박광수 현장 리포터)

박종호 정삼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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