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에는 20세기 초까지 호랑이가 살았다. 국영목장의 가축을 노리고 바다를 건너온 이 맹수들은 진도에 있는 모든 생명에게 공포와 같은 의미였으리라. 시간이 흘러 호랑이는 모두 사라졌지만, 지금은 또 다른 호랑이가 이 섬에 탐욕스러운 이빨을 드러내며 군림하고 있다.
청렴은 공직자의 기본 덕목이자 의무이고, 섬기는 리더십은 미래의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자세다. 나는 새로운 세상에 출발 하면서 슬로건으로 청렴 진(珍)세상, 섬기는 리더십으로 결정하고 내 고향 진도에서 활동하고 있다. 내가 외친 슬로건속에 2021년 진도군은 청렴도 평가에서 타 자치단체보다 낮은 수준이라는 오명을 면치 못해 매우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다. 올해는 기필코 회복해서 공직자와 군민들의 자존심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이 아름다운 보배섬에 큰 꿈을 품은 한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소년은 이곳에서 초등학교, 중학교를 다녔고, 이후 목포에서 고등학교, 대학교를 다녔다. 학업을 마친 24세의 청년은 고향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으며,8년 후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해 목포로 떠났다.
이는 항상 목민심서에 나온 지자이렴(知者利廉) 이라는 말을 수첩 첫머리에 적어두었다. 현명한 사람은 청렴함이 이롭다는 것을 알기에 부당한 이익을 싫어한다.’는 말씀. 공직에 근무하며, 그는 이 네 글자를 수첩과 마음속에 새기고 잊지 않으려 했다.
‘청렴하게 사람을 섬기자’라는 마음으로 지낸 39년의 공직생활을 큰 대과없이 마무리 했으며 가장 기억에 남아있고 보람이 있었던 것은 청렴으로 대통령 표창을 수상 했던 것이다.
공복으로서 오랜 의무를 마치고, 평생의 반려와 함께 장성한 자녀들과 사랑스러운 손주들의 재롱을 보는 만년. 누구나 꿈꾸는 삶을 살면서도, 돌아보면 항상 힘들어하는 고향의 모습에 가슴이 아팠다. 나를 품어주고, 키워주신 부모님처럼, 진도와 나는 끊어낼 수 없는 천륜으로 이어져 있다. 천륜간의 도리를 다하기 위해 나는 고향으로 돌아간다.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누구나 때가 묻지 않느냐고? 아니다! 청렴이란 공기와 같다. 탁해진 공기를 마시고 누가 살 수 있겠는가? 이제 맑고 새로운 공기로 진도를 정화해야 한다.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장(長)이 되는 자 누구나 군림하지 않느냐고? 아니다! 군사정권 시절은 정권이 국민의 위에 군림하는 서슬 푸른 시대였다. 그러나 민주화 시대가 열리고, 가장 높으면서도 가장 낮은 데로 내려온 국민이라는 주인을 섬기기 위한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되었다. 리더 란 지방자치제도의 정신이 살아있다 의심치 않으며, 군민들을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누군가는 물을 것이다. 자리를 탐하는 노욕(老欲)으로 돌아오지 않았냐고? 그렇다! 나는 욕심이 있다. 비록 몸은 시간의 흐름을 이기지 못하지만, 마음은 아직도 ‘지자이렴(知者利廉)’의 정신으로 살고자 했던 24세 청년의 열정을 가지고 있다. 또한 수 십 년 쌓은 행정가로서의 경험으로 내 고향 진도를 바꿀 욕심도 가지고 있다.
BC 458년경, 로마가 외적의 침입으로 위기를 맞아, 신시나투스라는 인물은 무제한의 권력을 가진 독재관의 지위에 올랐다. 하지만 국난이 해결된 후, 그는 서슴없이 초야로 돌아가 만인의 모범이 되었다. 이 정신을 이어받고자 미국의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과 그의 동료들이 만든 ‘신시내티 협회’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초강대국 미국의 초석이 되고 있다. 또한 미국 동부에 ‘신시내티’라는 도시가 세워져 그 이름을 기리고 있다.
나는 스스로 신시나투스처럼 청렴하고 군민을 섬기는 리더가 되기를 원한다. 또한 진도가 사람들의 행복이 알알이 맺히고, 모두의 웃음이 파도처럼 물결치는 곳으로 변하기를 바란다. 임인년(壬寅年) 호랑이의 해를 맞이하여, ‘청렴진(珍) 세상, 섬기는 리더십!’ 이것을 나의 생활신조로 삼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