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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병원 / 긴급응급환자치료사례
한국병원 / 긴급응급환자치료사례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2.02.25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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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한국병원 부원장 내과전문의 신윤호 정리

응급실의 필요성은 몇 번을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응급상황에서 시간은 금과 같다. 1분1초를 지체했을 때 환자에게 벌어지는 상황이 치명적일 때가 있다. 긴박한 상황에 맞는 빠른 대처는 환자의 생명을 살리고, 질병의 후유증을 최소화 하기 위한 최전선에서의 노력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급대원부터 응급실 의사, 간호사 및 이송단까지 응급상황에 대한 철저한 인식과 훈련이 필요하다. 이제부터 실제 진도한국병원 응급실에서 일어났던 긴박했던 응급상황을 바탕으로 몇 가지 사례를 기술할 것이다. 이런 예들을 되짚어봄으로써 지역 내에 응급의료기관의 필요성에 대해 다시금 강조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타 지역에서 진도에 휴가 차 방문한 ㄱ씨는 가족들과 진도의 한 해변을 걷고 있었다. 최근 가슴통증이 간간히 있었지만 체한 걸로 생각하고 소화제를 먹으며 여행에 집중하기로 했다. 찬 바닷바람을 쐬면 좀 낫겠거니 생각하고, 가족과 함께 해변을 거닐기로 하고 나왔다. 오랜만의 여행이라 부인은 한껏 들떠서 추억을 사진에 담느라 여념이 없다. 남편ㄱ씨와 함께 사진도 찍고, 멋진 풍경을 배경으로 독사진도 찍으며 걷고 있는데, 갑자기 남편이 뒤따라오지를 않는다. 불길한 예감이 들어 왔던 길을 되짚어가니, 아침부터 안색이 좋지 않았던 남편이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다. 황망한 마음에 구급차를 부르고 방송에서 보기만 했던 심장마사지를 시행하며 눈물 반 콧물 반으로 구급차만 애타게 기다린다.

30분뒤 진도한국병원에 심폐소생술을 시행하며 구급차 한대가 들어온다. 도착 전 구급대원이 미리 연락을 취해서 응급실에는 이미 의료진이 대기 중이다. 도착 당시 ㄱ씨는 의식이 없이 창백하고, 혈압도 측정이 되지 않는다. 구급대원이 자동제세동기를 사용하여 일시적 회복을 보였던 터라 내과의사의 지휘아래 제세동기를 다시 사용하고 심폐소생술을 지속한다. 몇 분뒤, 일시적으로 의식이 회복되고 혈압이 돌아오는가 싶더니, 환자는 이내 쇼크상태에 빠진다. 다시 시작된 심장마사지, 그리고 제세동기의 반복사용, 이번에는 부정맥예방약제와 승압제도 좀 더 강력하게 사용한다. 1~2분뒤 겨우 돌아온 환자의 의식과 혈압, 하지만, 언제 다시 의식을 잃고 쇼크상태에 빠질지 몰라 불안하기만 하다. 재빨리 목포한국병원과 응급전원협진망을 이용해 환자상태와 검사결과를 공유한다. 그사이 병원 구급차가 응급실에 도착한다. 의료진과 환자는 바로 구급차에 올라타고 요란한 사이렌을 울리며 응급실을 나선다. 다행히 ㄱ씨는 이송 중에 의식을 잃거나 쇼크상태에 빠지지는 않았다. 이 모든 일들은 ㄱ씨가 응급실에 도착하고 20여분만에 이뤄진 일이다. 환자는 급성심근경색이 발생하면서, 그 정도가 심해 부정맥까지 동반된 상황이었다. 다행히 빠른 심장마사지와 구급대원의 적절한 응급 조치, 응급실에서의 빠른 치료로 무사히 목포한국병원에 이송될 수 있었다. 목포한국병원에 이송된 ㄱ씨는 응급전원협진망 덕분에 미리 정보를 받아 대기 중이던 의료진에 의해 바로 심장시술실에 들어갔다. 심근경색이 너무 심해 목포한국병원에서도 치료가 어려워, 응급처치 이후 다시 대학병원으로 재이송되었으며, 대학병원에서 심혈관 시술을 시행하고 며칠 뒤 후유증 없이 일상생활에 복귀했다. 환자에게 의식소실 이후 30분에서 1시간내에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일상생활에 복귀하는 환자의 모습은 기대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바닷일을 하는 ㄴ씨는 몇 일 전부터 뒷목이 뻐근해오면서 피로감이 쉽게 풀리지 않는다. 일을 쉬고 싶지만, 일이라는 게 쉬고 싶다고 쉴 수 있는 게 아니라 힘든 몸을 이끌고 참고 버티며 하루 일을 겨우 마무리했다. 집에 들어와 누웠지만, 머리가 아파 쉽게 잠을 이룰 수가 없다. 그렇게 잠이 들고, 다음날 아침이 되었다. 평소 늦은 적이 없던 ㄴ씨가 작업장에 나타나지 않는다. 이례적인 결근에 당황스러운 동료들이 ㄴ씨에게 연락을 취해보지만 신호음만 갈뿐 연락이 닿질 않는다. 결국 숙소에 찾아간 동료들은 구토를 한 채 의식을 잃고 쓰러진 ㄴ씨를 발견하였다. 큰일이다 싶어서 구급차를 부르고 흔들어 깨우지만, ㄴ씨는 눈을 똑바로 뜨지를 못한다.

아침 일찍 진도한국병원 응급실로 구급차를 통해 젊은 환자가 ㄴ씨가 이송되었다. 환자는 의식을 잃은 채 알 수 없는 몸짓만 반복한다. 동공은 풀려있고 구토물이 온몸에 범벅이다. 신경외과의사가 호출되고 황급히 뇌 촬영을 시작한다. 신경외과의사의 불길한 예상대로 뇌출혈이 확인되었다. 빨리 뇌수술을 통해 뇌의 혈종을 제거하고 뇌압을 줄여주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우선 병원 구급차를 미리 부르고, 구급차 도착 전까지 뇌출혈이 확인된 뇌 촬영영상을 응급전원협진망을 통해 목포한국병원에 전송한다. 영상을 확인한 목포한국병원은 빠른 환자이송을 부탁하며, 환자도착과 동시에 바로 뇌수술을 시행할 수 있도록 수술실을 준비시킨다. 환자는 진도한국병원 응급실 도착 이후 15분만에 응급처치를 마치고 목포한국병원을 향해 급히 이송된다. 40여분뒤에 목포한국병원에 도착하면 대기중인 수술 팀이 바로 응급수술을 시행하리라 기대하며 신경외과의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위에서 본 사례처럼 응급실은 1분, 1초가 생명과 직결되는 아주 긴박한 공간이다. 누군가에게는 응급실이라는 공간이 밤에 진료 볼 수 있는 편리한 진료의 공간으로 느껴질 수 있겠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응급실의 존재여부가 죽느냐 사느냐 하는 갈림길에서의 동아줄처럼 간절한 공간이 되기도 한다. 응급실은 다분히 응급환자를 위한 공간이다. 1주일에 1명이라도 1달에 1명이라도 응급실이 있기에 살아나는 환자가 있다면 그 응급실은 충분히 의미가 있는 공간이다. 의료취약지라는 열악한 재원환경과 인력환경 속에서도 진도한국병원 응급실 종사자들은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런 현장의 노력에 대해 군민들의 따뜻한 시선이 있다면, 응급실 종사자들은 더욱 힘을 내서 업무에 임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근무 여건도 더욱 개선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지금도 최선을 다해 응급실을 지키고 있는 모든 이의 땀방울이 모여 사람을 살리는 응급의료의 큰 물줄기를 이루고 있으며, 모든 응급실 종사자들의 노고에 위로와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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