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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 칼럼 / 진도 예술문화시설의 활용
학고 칼럼 / 진도 예술문화시설의 활용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2.04.1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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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 김정호

진도에는 그 어느고을 보다 문화시설이 많다. 군시설공단에서 관리하는 건물만도 10곳이 넘을 것이다. 거의 면단위 마다 있는 전시관들 까지 합하면 다른고장보다 문화시설 과잉지구 말을 들을만 하다. 근래 운림산방을 중심으로 기증자들의 미술전시공간이 증설되면서 문화시설 때문에 고민에 빠져있는 듯 싶다. 오죽했으면 군의회가 앞으로 미술품은 작가당 30점이상 받는 것을 제한하자는 조례를 발안했을까 수긍되는바 없지 않다. 그렇더라도 그 자세한 내용이나 경위를 잘 알지 못하는 처지에서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

400억원 가량을 투입하는 새로운 문화예술시설을 위해 2억원의 용역비를 쓴다는 군수신년인사말이 보도되었다. 국비 예산인가 아니면 현 군수의 구상인가 궁금한 점이 없지 않다.

광주에서도 기왕에 국제적인 비엔날레를 할바에는 지금의 전시관을 헐고 건물자체가 국제적인 화제가 될만하도록 세계적으로 인정하는 최신기법전시관설계자를 특정해 맞기자는 논의가 있다. 광주의 명물을 만들겠다고 수천억원을 들여지은 아시아문화전당은 공모제로 설계해 지하에 건설한뒤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역사성이 있던 옛도청청사를 헐어 5·18역사를 지웠다는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다시 수백억원을 들여 옛도청건물을 복원하기 위한 설계에 들어갔다.

벽파정

진도 상징 건축 비엔날레 전시관 필요

진도는 목포와 함께 수묵비엔날레개최지가 된 터이므로 이 전시회가 국제적인 관심을 갖게 되려면 전시관 자체가 국제적이어야 한다. 본디 수묵비엔날레는 그 뿌리를 찾고 따지자면 진도가 중심이 되어야겠지만 목포시가 서남관 중심 도시이고 도청소재지를 곁에 둔 교통 편의등 정치적인 이유가 더해져 연고도 없이 수묵비엔날레 주최 중심지 기능을 맡고 있다. 이 때문에 종가라 할 진도는 행사 주무대는 목포에 넘겨주고 사랑채 한쪽을 차지한 꼴로 수묵비엔날레 공동주최지라는 명목에 끼어있다. 당연히 수묵비엔날레 주최지는 진도가 되고 목포는 그 관문도시로 행사의 일부만 맡아도 그에 따른 경제적 이득은 대부분 목포시가 거둬갈 행사이다. 그러므로 이 행사가 국제적인 화제를 일으켜 많은 관광객을 끌어 모은다면 목포는 진도전시장으로 통하는 관문으로 숙박객은 물론 음식, 인근 관광연계 등을 통한 소득의 대부분을 가져갈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이점을 문화관공부나 목포에 이해시켜 진도가 수묵비엔날레 행사의 주무대가 될만한 국제규모의 전시관을 세워야 한다.

건물외관에 수묵비엔날레 상징구현

이 전시관의 규모는 몇백점의 출품작을 전시하고 마는 미술관이 아니다. 수묵화의 뿌리와 역사, 그 기구인 먹과 종이, 액자, 배접기술 등을 전시하는 박물관기능을 겸비해야 한다. 이를 소득과 연결시키기위한 화랑, 경매장, 화구점, 미술저작물판매서점, 체험장 등을 겸해야 한다.

이같은 기능을 모두 포함시키려면 4~5백억원의 예산으로는 부족하다. 그러므로 단기적으로는 비엔날레를 위한 전시장위주로 설계되어야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부수적인 시설을 겸비할 장기계획의 설계가 필요하다. 그 위치도 비좁은 운림산방경내로 들어가는 것보다 정거름재를 넘어서 진도읍내에 들어설 때 시선을 끌수 있는 위치면 진도군을 문화예술도시로 상징하는 타워기능도 겸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이 건물은 수묵비엔날레를 상징하는 예술성을 지닌 세계적인 건축물이 되어야 한다. 건축물 자체가 진도를 상징적으로 나타내 주어야하고 수묵비엔날레의 중심임을 대변해야 한다.

중국 소흥에 가면 남종화의 종조라 할 황대치의 동상이 우뚝 서 있다. 수묵비엔날레가 중국남화나 문인화의 복고행사는 아닐지라도 그 근원은 먹으로 표현하는 예술에 있으므로 수묵비엔날레를 통해 소치미술이나 소전의 서예를 내세워 홍보하는 자리가 되어도 좋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이 전시장 마당에는 한국 근대 남화의 거장 소치동상이나 서예의 대가 소전, 광주 예술의 상징인 의재 허백련, 목포 미술의 대부 남농 허건 등의 동상을 열세워 세우는 운동이 겸행되면 좋겠다.

소전미술관

미술관은 교육기능의 강화

이와 더불어 위정자들은 미술관이나 박물관이 단순한 구경장소나 소장품창고가 되지 않도록 교육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많은 화가를 배출하고 기증작품이 늘어나는 진도군 입장에서는 전시장 공간보다 기온과 습도를 조절하고 수장 작품을 과학적으로 관리 할 수 있는 기능이 생명이다.

좋은 수장고를 갖출 수 있다면 민간 소장자들이 비과학적으로 장농속에 넣어둔 미술품을 위탁관리 할 수도 있다. 평생을 그림 그리다 죽은 뒤라도 그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출향화가들의 작품을 제한 없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역량이 생기게 된다.

군민중에서는 별로 이름 없는 작가들의 작품들이라도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을 갖는이들이 있는 것 같으나 비엔날레 전시관이 크게 세워진다면 비엔날레기간 이외에 기간에 향토출신 작가들의 작품을 기획 전시할 수 있어서 비엔날레전시관의 기능을 강화하는 자원이 될 수 있다. 비록 오늘날 이름을 얻지 못해 단돈 10만원도 아깝다고 생각하는 작품이 어느 날 수백억으로 평가 받을 날도 올수 있다.

향토출신 작가들이 작품기증을 원한다면 쌍수를 들고 그 숫자에 관계없이 환영하고 기증자의 뜻을 충족시킬만한 기획전시나 작품이 경매에 의해 판매했을 때의 보상제도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진도군 미술관이 향토출신 작가 1백명의 유작 1백점씩을 기증 받아 1만점을 보유하는 미술관이 된다면 그 수장 숫자만으로도 국내외에 명성을 떨칠 수 있고 그로인한 진도군의 미래수익도 무시 못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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