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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인 칼럼 개구리의 우화를 다시 읽는다
남인 칼럼 개구리의 우화를 다시 읽는다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19.07.29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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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스스로 방울을 달지않는다

어느 날, 참 심심했던 모양이다. 우항천 창포 못에 모여 사는 개구리들이 왕을 내려달라고 신에게 빌고 빌었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왕을 좋아하긴 마친가진 모양이다. 그래서 얻은 ‘왕’이 통나무왕이다. 하지만 초록 개구리가 ‘통나무가 무슨 얼어 죽을 왕이냐’고 비아냥 거렸다. 분통이 터진 얼룩 개구리는 또 애걸복걸해서 새로운 왕을 얻는다. 그렇게 해서 얻은 왕은 위대(胃大)한 황새였다.

황새 왕 왈 “신이 파견한 황새를 위하여 희생되는 것은 신자의 당연한 의무이며 최고의 영예인 동시에 천국에의 가장 확실한 길”이라는 ‘새로운 윤리’를 선포한다. 이후 일이야 불문가지.

현실 속에서 새로운 왕들은 ‘철수’같은 또는 ‘영희’같은 부류들이다. 먹잇감을 열심히 찾는 키큰 지방자치단체장(대통령?)들이 저절로 오버랩된다. 오너가 불분명한 정당 대표도 마찬가지다. 핫바지이론이 여기서 나온다. 민평당의 박지원, 바른미래당의 손학규 대표의 딜레마는 무엇일까. 철수는 흔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로 지칭된다. 안철수 대표가 옥새를 들고 나타나 ‘황새왕’이 되어 공천이라는 긴 부리를 조자룡 헌 칼 쓰듯 휘두르면 그 결과는 어찌될까?

진도의 정치행정 지도는 비밀번호와 부비트랩이 동시에 존재한다. 국회의원은 진도출신의 박지원, 민평당의 윤영일, 그리고 진도군수는 민주당 소속이 이동진이다. 세 분의 개인적인 친분관계는 여기서 거론할 필요는 없다.

스스로 제 목에 방울을 다는 고양이는 없다

하여튼 개구리들이 통나무에서 편히 지내다가 새로운 왕을 모시긴 했는데, 어째 이 왕이 지도자이긴 커녕 자신들을 잡아먹는 저승사자였다. 민평당은 바른미래당으로 역회귀를 할 수는 없다. 철수의 철수작전에 얼마나 힘든 고갯길을 넘어야 했던가. 민주당과의 통합은 ‘흡수’력이 커지는 민주당의 입김, 지역구 겹치기 등으로 넘어야할 현실적인 난제가 많다. 자칫 통합되면 민주평화당 의원들 중 상당수가 오는 겨울 엄동설한에 길거리로 나앉게 될 지도 모른다. 누가 책임질 것인가.

고양이는 스스로 방울을 달지 않는다. 정치판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비유가 심하지만 국회의원들에겐 공천이 곧 천국의 문을 여는 열쇠나 다름없다. 황새가 배고프면 개구리 잡아먹는 건 당연지사이고 자연의 이치인데, 권력자들은 국민들에게, 유권자들에게 절대권한을 계속해서 요구한다. 강력한 리더자가 필요하다고. ‘나를 믿어라’하여 지지표를 몰아주면 가장 먼저 착수하는 것이 바로 임기 연장책이다. 하지만 내년 진도, 전남 서남권지역은 묘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우선 진도군은 임기 3선을 달성한 이동진 군수는 남은 임기 동안을 어떻게 효울적으로 채울 것인가가 주된 관건이 될 것이다. 김종식 현 목포시장의 길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오히려 진도 군민들의 관심사는 차기 군수 예비후보군들에 대한 나름의 평가가 시작되는 기점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정당의 이합집산에 따른 고뇌에 찬 결정(?)을 해야 한다. 진도군민들은 군수에게 제대로 경종의 방울을 달아보지 못했다. 오히려 군민들의 목에, 승진에 목을 빼는 공직자들의 목에 방울이 매달린 시대였다고 누군가는 쓴소리를 낼 지도 모른다. 역사는 자서전이 아니다.

포스트맨은 아침 저녁으로 벨을 누른다

전남도지사를 지낸 모 분은 국무총리로 영전되어 이제는 차기 대선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다. 전 박준영 지사는 오염의 물을 스스로 끼얹은 우를 범했다. 그도 은근히 국무총리직을 탐했다고 아는 사람은 다 안다. 그러나 국회의원직마저 되돌려주어야만 했다. 자업자득이었다. 박지원 의원은 목포에서 3선 연속 당선을 자신하고 있다. 그 능력이나 중앙 정치권의 위상과 영향력은 여전하다. 금귀월래를 지키며 목포와 서남권 발전을 위한 정부예산 확보라는 현실적인 가치를 무조건 외면할 수는 없다. 이번 대명솔비치 준공식에서도 ‘남해안 국도 확정’과 팽목 창유항 대교 건설을 밝히기도 했다. 토목공사야 정치인들의 공약 트레아드 마크임은 불문가지라 하지만 그냥 믿고만 싶다.

비록 대선후보로는 함량 미달이 아닌 지역성이라는 연좌제. DJ맨 비서실장 꼬리표를 떼기가 힘들다. 나이도 분명 핸디캡이다. 우남 이승만을 거론한다면 이도 걸림돌은 아니다.

박지원 의원에게 아쉬움은 수 년 전에 이미 ‘포스트맨’을 발굴 양성하는데 일면 소홀하지 않았나 하는 진도사람 다운 심정을 지울 수가 없다. 이는 정치세계에서 성장하려는 본인들의 의지와 치열한 분투, 역량 강화, 시대의식으로 자양분을 축적해야 하는 몫을 다한 다음의 일이기도 하다. 이동진 군수는 본인이 지정하지 않았지만(그럴 수도 없지만) 차기군수 후보는 지금까지 거의 우후죽순격이다. 이 군수와 격돌했던 김희수(전 환경녹지과장), 장 일(전 전남도의원)씨가 선두권을 형성하면서 박인환(민주당 경선). 이양래 전 기획실장을 비롯해 현직 군의원들이 야심만만하게 표심을 다지고 알리는데 주력하고 있다. 누군가 풍운아처럼 일기단필로 나타나 돌풍을 일으킬 수도 없지 않다.

우화에선, 개구리가 다시 신에게 “황새를 도로 거두어 주시든지 통나무로 다시 바꾸어 달라” 간청했다. 그러나 “한 번 결정한 일이니 어쩔 수 없다”는 매정한 답변만 들었다. 개구리 세계나 인간 세상이나 정치에 답이 없긴 마찬가지인가 보다. 무엇보다 국민, 유권자가 고양이에게 어떻게 방울(공약 정책 또는 소환권)을 매달아 놓을 수 있을 것인가가 여전히 문제로 남는다. 못살겠다 갈아보자는 자유당시절로 되도아갈 수는 없지 않는가.(박남인 黙巖齋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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