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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지방선거 당선자에게 말한다 / 무엇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6.1지방선거 당선자에게 말한다 / 무엇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2.06.09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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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은 가장 잔인한 달/ 죽은 땅에서도 라일락은 자라나고/ 추억과 욕정이 뒤섞여 잠든 뿌리가 봄비로 깨어나고/ 겨울이 차라리 따스했거니 대지를 망각의 눈으로 덮고/ 마른 뿌리로 가냘픈 생명을 살리면서/ 여름은 우릴 놀라게 했다.(T S 엘리엇의 황무지 중에서)

우리들의 잔인한 사월은 그렇게 갔다.

세상은 쉽게 변하지 않았고 남도의 봄은 아무리 꽃이 지천에 피어났지만 누구나 하늘을 바라보지 않았다. 살기가 바빠 그런지 하늘 한 번 쳐다보기가 어렵다. 길 가다 하늘이 좋다고 한참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면 아무래도 이상한 사람이라는 오해도 받음직하다.

그러나 죽은 시인의 사회에도 늘 ‘카르페 디엠’을 주절거렸다. 진도사람들은 늘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그렇게 ‘지금을 즐겨라’는 실존의 푸른나무철학을 노래했다.

그래도 우연히 올려다본 하늘의 그 푸르름이며 둥실 뜬 구름은 사람을 절로 바람 한 점에도 ‘다시 살아야겠다’는 자각으로 이어졌다.

달이 밝아 별이 희미해지면 달이 숨어 별이 총총한 하늘을 우연히 발견한 놀라움은 살아있음의 기쁨을 더해 주는 일임에 분명했다. 진도아리랑은 끊임없이 현실을 페이소스로 지독한 풍자를 놓지지 않았다. 누구에게나 저 밤하늘의 별을 헤아리면서 알지 못할 미래에 대한 설렘을 가져본 기억이 다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윤동주의 시 '별 헤는 밤'에서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를 간절히 불렀다.”

진도사람들에게 바다는 어머니였다. 잔인하면서도 기어코 꽃을 피워야하는 숙명의 바다였다.

1969년 발표된 김광섭 시인의 시 '저녁에'는 그 마지막 구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로 특히 유명하다. 김환기 화백은 이 시에서 영감을 얻어 예의 그 마지막 구절을 제목으로 하는 유명한 그림을 그렸고,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밝음 속에 사라지고/ 나는 어둠 속에 사라진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이번 선거는 그런 새로운, 오래 외롭게 홀로 빛나던 별들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그 많은 사월의 밤들의 잔인한 언땅을 건너 돌아온 사람들. 당선자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그들이 어떻게 가시밭길과 인고의 기다림을 다지며 스스로를 단련해온 결과가 오늘의 영광과 마음놓고 펼칠 일자리를 맡은 것이다.

그러나 이제 진도군은 앞으로 무엇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현실적인 준엄한 문제와 만나고 있다. 환호하고 장밋빛 내일을 노래할 여유가 없다. 노인들은 쉬이 늙고 개전오엽의 오동나무잎은 금방 가을소리를 낼 준비를 한다. 한 시대가 갔다. 민주당이라는 그들만의 세상에서 ‘새들도 세상을 떠나는구나(황지우)”를 외우며 잠시 우리곁을 떠나게 되었다.

진도는 이미 변화의 거센 바람이 일고 있다. 별 하나가 진도를 바라보고 있다. 백약이 무효인 인구늘리기보다는 지금 여기에서 살고있는 3만 진도인이 어떻게 살아야하는가가 더 중요한 시대에 와있다. 세롭게 진도군수에 당선된 김희수 차기 군수는 진도군의 농수산업 분야에 뼈속까지 샅샅이 살피고 이해하는 성찰력을 갖춘 지도자로 이미 널리 알려져 있다. 지난 정부에서는 이미 섬의 시대를 선포하였다. 진도는 비로소 해안일주도로로 제대로 섬이 되었다.

아름다운 바다를 품은 진도 연안 다도해는 이미 전남도에서 해양공간관리계획을 수립 해양수산부와 도가 지난 2019년 3월 착수해 지역의 해양공간 관련 정보와 현안을 광범위하게 수집‧분석하고, 해양공간 특성평가, 관련 법‧제도, 해양이용‧개발과 보전 수요 등을 고려해 마련했다.

전문가와 이해관계자, 지역주민 등의 의견을 청취하고, 전남도 해양공간관리 지역위원회 및 해양수산부의 해양수산발전위원회 심의를 거쳐 확정했다. 총 9개의 해양용도구역 지정 등의 내용을 담고 지정 해양용도구역은 어업활동, 항만‧항행, 해양관광, 환경‧생태, 골재‧광물개발, 에너지개발, 군사활동, 연구‧교육, 안전관리 등이다.

전남은 해안선이 6천873㎞(전국 대비 45%)로 길고, 2천 개 이상의 섬이 있어 관리하고 지켜야 할 해양공간이 전국에서 가장 넓다. 2020년 기준 어업생산량은 전국의 57.3%를 차지하고, 특히 해조류, 패류 등 양식 생산량이 전국의 73.7%에 달한다. 또한 습지보호지역 5개소(무안‧진도‧보성벌교‧신안 갯벌), 다도해해상국립공원, 해상 도립공원 등 법정 보호지역도 넓게 분포하고 있다.

특히 진도연안 만호바다에서 나는 곱창김은 해마다 해외수출이 늘어나고 있다. 진도의 가장 큰 자산은 바다다. 청정한 해역이다. 더 이상 아껴둔 땅이 아닌 순환하는 자연과 인간의 삶이 있는 만남을 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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