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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량대첩축제 총감독에 양정웅 예술감독 위촉
 명량대첩축제 총감독에 양정웅 예술감독 위촉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2.06.14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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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도, 세계적 축제 육성 기대

 

<칼의 노래>는 전쟁 서사시가 아니다. 축제의 극치를 장식하는 진도만가 행렬이 진도대교를 건너오는 과정은 또 다른 영등살, 인간영혼의 ‘신비의 바닷길’이다. 소설가 김훈은 ‘고뇌하는 이순신’과 삶의 죽음이 어떻게 어제의 명량해로를 건너오는지 그 일을 감행한다. 그리고 영웅전의 역사가 견고하게 구축해온 이순신상과 전혀 다른 이순신의 형상을 핍진하게 창조해낸다. 삶은 노래다. 소용돌이의 파도다.

<칼의 노래>는 또 다른 이순신상을 위해, 현재의 상징질서의 총화인 칼의 문화를 가장 아름다운 꽃으로 만가를 이끈다. 그만큼 <칼의 노래>의 이순신상은 광화문식의 역사가 악착스럽게 반복해온, 그리고 현재의 상징질서가 집요하게 고박시킨 이순신상에 단호하게 저항한다.

진도읍 강강술래

강강술래 길닦음 투어 활성화하자

명량대첩은 지상의 <칼의 노래>의 그간 우리가 이순신에 대해 전혀 몰랐던 낯선 사실들을 중심으로 재구성되어왔다. 그렇지 않다. 그것들이야말로 이순신 삶의 뼈대를 이루는 사실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칼의 노래>에 그려진 이순신에게도 나라에 대한 사랑, 나라의 중심인 임금에 대한 충정, 백성과 국토에 대한 사랑은 군주의 시대와 결별하며 지화가 하늘과 길을 덮는 만가길이 된다. 씻김의 길이다. 진정한 사람의 시대, 민중의 시대로 이 다리를 건너려하면 진도군과 전남도는 평산리 정유재란순절묘역에 대한 성역화가 필요하다.

녹진 망금산 진도타워. 그날 바다는 끊임없이 수평의 대동세상을 갈망하는 강물이었다. 승리의 추억에 전율하기 보다 백성 민(民)의 사즉필생의 강강술래였다. 청어엮기는 물고기 '청어'를 굴비 엮듯이 엮는 것을 모방한 놀이이다. 청어는 서해에서 잡히는 물고기인데, 조선 시대에는 임금에게 진상해야 하는 품목 가운데 하나였다고 한다. 

자진강강술래를 돌다가 '청어엮자' 노래가 시작되면 한 장단을 부른 후 정해진 한 사람이 손을 끊고 놀이를 시작한다. 원을 깬 선두의 사람이 왼쪽으로 돌아서 맨 뒤 사람과 뒤에서 두 번째 사람의 손 밑으로 들어와 한 바퀴를 돌아서 제자리로 돌아오면 뒤에서 두 번째 사람은 왼손이 오른 어깨 위로 올려진 상태가 된다. 전체가 이렇게 되도록 청어엮기 놀이를 한다. 다 엮어지면 반대 방향으로 끼어 나와 차례로 돌아 나오면 엮인 손이 제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마지막에 풀린 사람이 선두인 사람과 손을 잡아 다시 자진강강술래를 돈다. 진도군은 자연스럽게 서남해 랜드마크 전망대에서 해저박물관 맹량해로 둘레길을 따라 진중일기의 잠못이루는 밤 벽파진 거대한 이충무공전첩비(진도군민의 헌금으로 세워진 민의 비), 용장산성, 왜덕산 정유재란순절묘역까지 강강술래 길닦이 투어리즘을 개발해야 한다. 운림산방 삼별초역사관, 접도 유배지공원 체험에 해마다 순례여행자 참여단 모임을 하자.

<칼의 노래>는 이순신의 또 다른 삶의 흔적 약간을 추가한다. 수많은 작가들이 이순신의 삶의 흔적을 오랫동안 들여다보면서 발굴했을 이것은 기존의 이순신상과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길항하면서 이전과 다른 이순신상을 우리 앞에 제시한다. 전라남도는 명량대첩축제를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축제로 육성하기 위해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 총연출을 맡았던 양정웅 예술감독을 총감독으로 위촉했다. 일상회복 시대를 맞아 치러지는 이번 명량대첩축제의 출정식, 해전 재현, 퍼레이드 등 메인행사의 획기적인 변화가 기대된다. 양정웅 신임 총감독은 오는 9월까지 2022년 명량대첩축제를 직접 기획하고 지휘하게 된다. 예술적 능력과 국제 감각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양정웅 총감독은 영화감독, 아트앤테크 디렉터(예술감독)로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을 총연출해 전 세계에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였다. 양 총감독은 "역사적인 현장 울돌목에서 역사적인 사건인 명량대첩을 소재로 축제를 개최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심장하다"며 "최근 추세에 맞게 경쟁력 없는 콘텐츠는 과감하게 구조조정하고 흥행적인 요소를 가미하는 등 미래지향적 테마와 메시지로 탈바꿈해 세계적 축제로 육성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문금주 전남도지사 권한대행은 "양정웅 총감독은 연극, 영화뿐만 아니라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미디어 아트 분야에도 충분한 기량과 국제 감각을 지녔다"며 "올해로 14회째를 맞아 새롭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줘 대한민국 대표 축제를 뛰어넘어 세계적인 축제로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명량대첩축제는 2008년부터 13회 개최됐다. 올해는 9월23일부터 3일간 울돌목 일원에서 펼쳐진다.(박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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