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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과 선출된 엘리트들의 리더쉽
시대정신과 선출된 엘리트들의 리더쉽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2.06.18 14:2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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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격양가(擊壤歌)가 울려 퍼지는 이상사회(理想社會)를 꿈꾸며 -

 

지난 5월은 모든 국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는 신호탄처럼 제8대 지방자치 선거에 국민들의 관심과 여론은 집중되었다. 올 초 3월에 대통령선거가 초박빙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자 지방선거는 구권력과 신권력 사이의 국민여론 동향을 알 수 있는 가늠자 역할로서 지방선거가 사실상 초미의 관심사였지만 거대 야당인 민주당의 참패로 끝이 났다.

이번 선거는 전국적으로 투표율이 대단히 낮은 정치적 무관심층이 많은 선거였다. 하지만 진도 지역사회에서는 지역의 수장이 누가되느냐에 따라, 또 견제기관인 의회의원은 어떤 자질과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선출되느냐에 따라 지역의 미래와 지향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대단히 관심이 많은 치열한 선거였다.

중앙정치의 정치인들은 미래비전이나 시대적 상황에 대한 해법과 기준을 제시할 때, 종종 시대정신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과거 시대정신(Zeitgeist)은 통상 ‘한 시대에 지배적인 지적, 정치적, 사회적 동향을 나타내는 정신적 경향’이라는 뜻으로 사용되었다. 시대정신이 시대상황을 반영하여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길잡이로서 ‘구성원 공동체의 사회적 지향점’으로 볼 때, 리더들의 시대정신은 곧 그 사회의 미래라고 볼 수 있다.

김경동 서울대명예교수는 시대정신의 변천사를 다음 여섯가지로 요약하였다. 국가주의(statism), 반공주의, 민족주의 등의 이념적 시대정신과 국가가 주도한 개발지향적 근대화-조국근대화, 경제 제일주의, 잘살아 보세 등 국가적 과업의 성과를 위한 시대정신-, 그리고 경제성장의 이면에 나타난 어두운 그림자들-개인주의, 혼인율 하락과 그에 따른 출산율 감소, 독거노인 증가, 빈부격차에 따른 소득양극화 등- 그리고 이와 병행하는 물질중심주의, 황금숭배, 쾌락주의, 극도의 자기중심적 이익추구 성향이다.

이념적 시대정신은 민주화이후 쇠퇴하면서 민주화 운동으로 사회적 권위가 사라지는 부작용이 나타났고, 그 사회적 가치의 공백을 물질만능주의가 채웠다. 이는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의 시대상황에 해당하는 시대이다. 현시대 상황에서 대다수는 유교적 가치질서의 붕괴와 민주화로 인한 정치, 사회, 문화와 공동체적 권위가 사라지면서 조장된 평등주의로 말미암아 계층간, 세대간, 각 집단간의 갈등이 격화되었다.

그러나 각 분야의 전문가와 엘리트, 선출직 리더들은 이러한 시대적 갈등상황을 고민하고 이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여 보다 진보된 사회를 이루고자 하는 노력과 방향설정은 리더들의 역할이 대단히 크다. 선출직 리더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이런 시대적 상황을 공약에 담아내야 하고 당선자는 이를 정책에 반영하여 실천하고 실현하는 관념을 가져야한다. 거기에 ‘시대적 리더쉽’이 있다.

당선자들은 선거과정에서 선동한 표퓰리즘적 공약은 다시 점검하여야 할 것이다. 군민을 마치 우매한 군중처럼 선동하여 당선을 위한 약속이나 공약은 접어두고 현실적이면서 실현가능하고 가치 지향적이면서 미래사회를 꿈 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선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군민들의 갈등과 편가르기를 해소해야 하고, 전임군수 독단에 의한 주민동의 없이 이루어진 사업에 대한 타당성과 정당성을 살피고, 지역 경제문제와 지역의 영속성을 위한 인구와 교육문제, 진도만의 우수한 문화자원의 발전적 모색과 새로운 문화의 창출을 도모해야 한다.

지역의 주인인 군민들은 선출직 리더들이 내세운 정치적 공약에 대해 어지러운 정치(이권개입)를 막고 바로 세우는데 앞장서야 한다. 진도군의 경우 원님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한 지난 7대 진도군의회 의원들을 퇴출시키고 교체하였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다시 그들의 대부분을 재신임하였다. 물론 재공천한 민주당의 책임도 크지만 이들을 선택한 군민들은 무슨 생각으로 그들을 선출했을까? 단순히 지역대표(면민대표)의 필요성만이 중요 했을까? 시민단체는 잠잠했고 군민들은 진도를 대표할 크고 넓게 보는 시각에 따른 신진 후보의 선택 대안은 선택지가 아니었다.

진도의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새로 선출된 신임 진도 수장(首長)은 역사에서 그 해답을 찾아 보시기 바란다. 율곡 선생은 조선개국 이후 200여년이 경과하면서 사회적 병폐현상이 심화되자 조선사회를 전면적으로 개혁하고자 하였다. 선생이 내세운 개혁사상은 이상사회(理想社會)였다. 이상사회는 경쟁하고 투쟁하는 사회가 아니라, ‘나와 남이 공존하는 삶을 추구’하는 유교적 이상사회, 즉 ‘대동사회(大同社會)’였다. 힘으로 다스리는 폭압적인 패도정치-覇道政治, 인의仁義를 무시하고 무력이나 권모로써 하는 정치-나 법으로써 규제를 일삼는 강제적인 사회가 아니라, 명분으로 국민을 설득하여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인간적 도리인 의리를 지키는 도덕국가(道德國家)’를 이루고자 하였다.

지방자치 선거에서 3선의 기록을 세운 민선 7기 현임군수는 국가적 아픔으로 아직도 지유하지 못하고 원인도 밝히지 못한 세월호사건의 수습, 태평양으로 진출할 교두보를 마련한 진도항의 개발, 대명리조트 유치, 민속·문화 예술 특구, 각종 복지 및 사회적 인프라 구축 등등 그의 수많은 업적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세번째 임기 군정수행은 율곡선생이 그토록 바라던 이상사회(理想社會)는 아니었다. 여러 의혹으로 인해 군수와 군정에 대해 군민과 지역 언론은 냉소적이었고, 행정감사와 행정심판, 공공노조의 반대, 시민단체의 고발이 이어진 이상사회(利上社會)로 비추어졌다.

군민과 소통하는 리더쉽은 부재하였고, 리더로서의 겸양과 책임, 정의와 공정, 지역 공동체의 공공선 증진에 군민들은 의문부호를 달았다. 민주주의 원리인 국민주권설을 원용해 보면, 원님의 권력은 군민(郡民)이 부여하였는데 민(民)의 뜻, 즉 군민의 뜻인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 아니고 하심(下心)이었다.

정치사상으로 보면, 맹자는 ‘백성이 가장 귀중하고, 사직은 그 다음이고, 군주는 대단하지 않다(孟子曰 民爲貴 社稷次之 君爲輕)고 했다. 또한 맹자는 ‘사람은 누구나 요순(堯舜)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이것은 현대정치에서도 가장 중요한 정치원리인 민본사상(民本思想)이고 위민정치(爲民政治)이다.

새로이 부임하는 원님은 민본(民本)을 바탕으로 요순(堯舜)시대의 격양가(擊壤歌)가 울려 퍼지는 그런 태평성대로 찬양받는 유토피아적 이상사회(理想社會)를 이루어 낼 것으로 기대한다. 리더는 ‘미래의 변화를 멀리 내다보면서 국민에게 던진 미래의 약속을 실현하는 것’이 리더쉽의 핵심이다.

남도 서남쪽 끝 한자락 조그만 섬이 가진 유·무형의 자원을 바탕으로 산적한 시대적 난제를 해소하고 공약을 실현시키는 꿈같은 파라다이스를 민선 8기 선출직 원님은 이루어 내리라 기대하면서, 나는 ‘따뜻한 정과 흥이 넘치는 아름다운 꿈이 있고 미래와 희망이 있는 영원한 진도’를 꿈꾸면서 진도에 살고 진도를 사랑한다. (2022.06.17.)

珍島鄕校下 於時習齋 晴嵐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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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민 2022-08-12 14:22:54
필자가 민선 8기의 군과 의회에 보내는 따끔햔 일침!!
동감되고 맞는 말씀인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군민과 소통하는 군과 군을 견제하는 의회가 각각의 역할을 다 해야 한다는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