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2-10-06 16:04 (목)
우리가 제사를 지내는 마지막 세대
우리가 제사를 지내는 마지막 세대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2.09.14 11:06
  • 댓글 1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문인협회 진도지부 지부장 김영승 시인

아마도 우리가 제사를 지내는 마지막 세대에서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시대가 급변하는 데서 옛날 가족이라는 의미에서 개인으로 가는 그런 시대이고 전해 내려오는 전통이 이제는 귀찮은 존재로밖에 느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가 어렸을 적에는 핵가족이 모여 오손도손 살면서 조상을 끔찍이도 섬기는 유교 사상 속에서 어른을 존경하고 선조들을 숭배하면서 살아왔는데, 이제는 명절이건 제삿날이건 그 의미를 잘 모르고 살아가는 세대에 살아가고 있다. 명절에는 모든 식구와 동네를 떠났던 사람들도 모두 고향을 찾아 내려와 어릴 적 추억을 되살리며 마을회관으로 나와 밤새면서 영차영차 놀았던 기억과 담배가 귀한 터라 담배 내기 쪼이(화투)기를 하면서 즐겁게 놀던 시절도 새삼 떠 오르곤하고 조상의 제사도 옛날에는 증조 고조할아버지 할머니까지도 지내던 시대라 못 먹고 힘든 시기에서도 1년에 6번 많게는 9번까지도 제사를 지내는 집안들이 있었다. 제삿날이 돌아오면 모든 가족이 모여 제사 장만을 하고 경건한 마음에서 제를 올리고 나서 저녁 12시가 넘으면 제사상을 걷어와 식구들이 음식을 나눠 먹으면서 집안 이야기와 자녀들에게 부모님의 교육적인 정담을 나누기도 하고 다음 날 아침이면 모든 동네 사람들을 불러 아침 식사를 나누어 먹는 미풍양속이 그렇게도 좋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명절이 되어도 살기가 바쁜 것인지 고향을 찾아 내려오는 사람도 없고 제삿날이 되어도 옆집에 제사인지도 모르게 조용히 넘어간다. 마을에 초상이 나면 옛날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두 상갓집으로 나와 사흘 밤낮을 함께하면서 위로해주고 같이 슬퍼하면서 지냈는데, 지금은 요양원에 계시다가 돌아가시면 장례식장에서 조용히 상을 치르고 화장을 해서 봉안당에 모셔 버리고 나니 동네에 살아도 친인척이 아니면 모르고 지나가기 일쑤이다. 세상이 그렇게 많이 변했다고 해야겠다. 요즘은 제사를 지내는 사람도 없어지고 그냥 봉안당에 모셔놓고 슬쩍 찾아뵙는 것이 전부인 사람들이 점차 늘어가고 있으며 이제는 조상들의 벌초도 하기 싫고 귀찮게 생각하여 남에게 벌초를 돈을 주고 시킨다든지 그것도 아니면 가만히 있는 선산의 묘를 파헤쳐 유골을 불에 태워 가루로 만들어서 날려버리거나 봉안당에 넣어 버리는 게 지금의 세태이다. 사람은 흙에서 태어나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자연의 법칙이고 이치이다. 벌초는 후손들의 정성이고 조상의 은덕으로 내가 살아가고 있다는 존경심과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일이다. 나는 고지식한지 유교 사상의 뿌리가 깊은지는 모르겠지만 봉안당에 모시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 편이고 자연으로 그냥 돌아갈 수 있도록 그대로 묘를 관리하고 있다. 조상의 묘를 살아가면서 바쁘면 벌초를 안 해도 된다. 벌초를 안 하고 묵히는 것은 절대 죄가 되지 않는다. 바쁘면 못 할 수도 있고 시간이 있거나 생각날 때 그때 와서 해도 된다. 여름에 못 하면 겨울에 해도 된다, 꼭 풀이 왕성히 자랄 때 하라는 법은 없다. 물론 성묘하는 것도 도시에서 바쁘게 살다 보면 못 할 때가 더 많을 것이다. 가족이 다 못 가면 가까이 사는 사람은 참석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세태를 보면서 느낀 것이 아마 우리가 제사를 지내는 마지막 세대에 살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 때면 서글퍼지기도 한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시대가 그렇게 만들고 급속히 변해가는 세상에 살고 있는데 누구를 원망할 일도 아닌 것 같다. 세상이 편해지고 살기도 좋아졌지만, 그 옛날 검정 고무신에 김칫국물 흐르는 책 보따리 메고 학교 다니던 보릿고개 시절이 마냥 그립기만 하다. 굶주린 동생을 위해 냇가나 들녘을 쏘다니며 개구리를 잡아다가 개구리 죽을 끓여서 동생들을 보살피던 그런 시절을 지금 z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듣도 보도 못한 이야기이겠지만 그 시절에는 돈보다 사람이 더 중요하던 시대에 우리는 살아왔지만, 이제는 부모님을 모시는 사람도 우리가 마지막 세대가 될 것이고 또한 우리가 죽고 난 후에는 자식들에게 제삿밥을 얻어먹을지 못 먹을지 모르겠지만 아마 우리가 죽으면 우리가 알아서 챙겨 먹어야 하는 그런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부터라도 너무 자식들에게 의지도 하지 말고 자식들을 위해서 희생만 하지 말고 이 시대에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가길 부탁드리고자 한다. 왜냐면 우리가 아마 제사를 지내는 마지막 세대에 살고 있으니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주경 2022-09-15 21:27:10
김영승님!! 부산거주하고있는 주주경입니다.연락주세요
01075521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