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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의 숲 첨찰은 스승이다 자연이 비바람 몰고 와 만들어 놓았다
 천년의 숲 첨찰은 스승이다 자연이 비바람 몰고 와 만들어 놓았다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2.11.23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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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들이 함께 가자고 한다. 스님은 어디로 가고 고적하니 죄선에 든 희장스님의 부처님. 마당 한 가운데 배롱나무가 화첩기행 도량석 새벽을 서성거린다.

동백나무와 물푸레나무 자금우, 유난히 색깔이 고운 단풍나무가 돌담과 어울어진 절, 산과 길이 한바퀴 돌아 마주한 터 섬돌에 오르면 붉은 배롱나무 한 그루가 매미소리 영화 다시래기의 생을 내 보이는 창 우화루가 맞이하는 풍경은 마치 명화를 감상하는 듯하다.

첨찰산 쌍계사를 뒤로하고 울창한 숲으로 들어서니 곧 계곡물이 시원스레 흐른다. 옛 우물에는 물에 젖은 잎사귀들이 들어앉았다. 일년 내내 푸른 생달나무, 동백나무와 후박, 녹나무 팽나무 자금우. 겨울날에 남해안이나 섬 지방, 또는 제주도를 여행하다 보면 색다른 상록의 자연경관이 강한 인상으로 남는다. 중북부지방에서는 초록을 떨쳐버린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지난 세월의 아쉬움을 느낄 때, 동백나무를 비롯하여 후박나무, 감탕나무, 참식나무, 까마귀쪽나무 등 웬만한 전문가가 아니면 이름도 생소한 늘푸른나무들로 온 산은 겨울에도 초록덮개다.

그러나 제대로 잘 보존된 상록수 숲은 사실 욕심쟁이들만 모여 사는 곳이다. 다른 종류는 아예 발을 못 붙이도록 저희들끼리 잔뜩 잎을 내밀어 숲속은 대낮에도 빛 한줄기조차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이런 상록수 숲에 감히 어느 나무가 발을 들여놓을 수 있을까 생각하겠지만 자금우란 나무는 당당히 터전을 잡고 있다. 자금우(紫金牛)는 이름 그대로 해석하면 ‘아름다운 빛을 내는 소’란 뜻이다. ‘자금’이란 불교용어로 부처님 조각상에서 나오는 신비한 빛을 일컫는다.

진도군 첨찰산 난대숲길은 ‘2020 걷고 싶은 전남 숲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첨찰산 난대숲길은 천연기념물 제107호로 지정된 상록수림과 함께 산자락에는 쌍계사, 운림산방, 소치미술관 등 볼거리가 풍부해 이번에 선정됐다. 또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에 위치한 첨찰산 난대숲길은 쌍계사 뒤 오른쪽으로 난 등산로를 통해 접근할 수 있으며, 경사가 완만하고 2시간 내외로 산행할 수 있어 가족단위 나들이에 적합하다. 산책길과 칠부능선의 수목들은 종류가 많이 다르다. 참가시나무보다 구실잣밤나무가 많다. 한편 첨찰산 난대숲길은 지난 2007년 제8회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 공존상을 수상한 바 있다.

첨찰산 삼선암 주변의 동백은 제대로 꽃을 피우지 못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오히려 진도아리랑교 지나 덕신산 주변에 동백나무 숲은 동백꽃이 낙화하면 수많은 목숨들이 땅에서 아우성치는 듯하다. 떨어진 꽃이 주는 애틋함에 행여 밟을까 발을 내딛기가 저어될 정도다. 진도읍에서 편백나무숲과 무장애길 주변에는 ‘섬마을 동백 잎에 스미는 마음’의 노래가 담긴 동백나무 여러 그루가 여기저기에 뿌리를 내린 채 바람이 불때마다 꽃멀미를 일으킨다. 진도는 운림산방 등 소치 허련의 산책길이 있는 옛 숯가마터 정수사터를 비롯해 우리나라 최대의 난대림원에 동백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동백나무 숲은 언제 가장 아름다울까? 유홍준 교수는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제1권에서 동백꽃이 반쯤 떨어져 풀밭을 시뻘겋게 물들일 때가 적기라고 했다. 이때쯤이면 동백나무 숲은 붉은색 물감을 쏟아 부은 듯 낙화한 동백꽃이 어둑어둑한 숲을 초롱처럼 환하게 밝히고 있다.

사상저수지 위 산행 들머리에 있는 진도아리랑비. 웅장하다. 유래비도 있다.당시 진도문화원장시던 박병훈(향전)씨가 자비를 털어 장전 하남호 서예가가 글씨를 쓰고 학고 김정호씨가 글을 썼다. 그 뒤로 진도아리랑교도 세워졌다. 봉화산에 오르는 길가에는 무정 정만의 현지처인 이씨의 묘가 있다.(아들 정인용이 세우다라는 비석이 있다)

진도아리랑은 진도군을 중심으로 그 일대에서 주로 불리는 민요로 2001년 10월 30일 진도군의 향토문화유산(무형유산) 제1호로 지정되었다.

진도아리랑은 전라남도 진도에서 발생한 노래이나 전국적으로 불리고 있다. 사설은 기본적으로 남녀의 사랑과 이별을 주제로 하고 있다. 사설 내용에 욕·상소리·한탄·익살 등이 응집되어 부인네들의 야성을 거침없이 노출시키고 있으며, 또한 도서 지방의 지역성을 표출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사설의 형식은 2행 1연의 짧은 장절형식(章節形式)으로 이루어지는 분장체(分章體) 장가(長歌)이다.

가창 방식은 기존 사설을 바탕으로, 새로운 형태의 사설이 창자에 의하여 계속적으로 덧붙여질 수 있는 선후창 형식의 돌림노래[輪唱]이다. 돌림노래란 여럿이 부를 때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메김소리를 하고 나머지는 맞는소리(맞음소리)를 하는 것으로, 이러한 가창 방식은 집단 노동요의 전형적인 가창 방식과 일치한다. 창작연대는 확실하지 않으며 대략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로 추정된다. * 진도 아리랑은 생명과 욕망의 리비도를 마음껏 발산한다. 정선 아리랑이 멜랑콜리의 노래라면 진도 아리랑은 '카르페 디엠 (carpe diem·현재를 붙잡아라)'의 노래다. 겉으로는 욕망 예찬인 것 같아도 속으로는/ 소멸과 시간에 대한 슬픈 저항을 담는다.   “서산에 지는 해는 지고 싶어서 지며/ 날 두고 가는 님은 가고 싶어서 가나” “세월아 네월아 오고 가지를 마라/ 아까운 이내 청춘 다 늙어 간다” 같이 시간에 대한 성찰과 시간에 맞서 쾌락을 탐하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또 “십오야 밝은 달은 구름 속에서 놀고/ 명기명창 화중선이는 장고 복판에 논다”와 같이 ‘오늘 놀아라’라는 대담한 열락의 태도를 보인다. “살다 보면 살아진다”가 아니라 ‘오늘 살아라’라는 빛의 명령이다. 헐버트의 말이 생각난다. “아리랑은 한국인에게 쌀과 같은 노래”라고.

「진도아리랑」은 「정선아리랑」이 지니고 있는 비탄조와는 다르게 「육자배기」 가락에 판소리의 구성진 목청이 어우러진 진도 지방 특유의 정조(情調)를 지니고 있다. 혼자 부를 때에는 유장하고 슬픈 노래가 되어 신세타령과 같은 표출 기능이 두드러지지만, 노래판에서 여럿이 부를 때에는 빠르고 흥겨운 노래로 신명을 고양시키고 일체감을 조성·강화시킨다.(출처 ; 한국민족문화 대백과사전)

점찰산 숯가마터는 1960년대까지 동백나무 붉가시나무 숯을 생산하였으며, 넓적바우 아래 역수터 올라가는 길에 3개가 있다. 대부분 허물어지고 수리봉쪽으로 이어지는 골짜기 길에 숯가마가 가장 온전하게 남아있다.

진도 쌍계사 상록수림(珍島 雙溪寺 常綠樹林)은 진도읍에서 약 8㎞ 떨어진 의신면 사천리 첨찰산 산기슭에 자리 잡은 쌍계사(雙溪寺) 옆에 위치하고 있다. 1962년 12월 7일 대한민국의 천연기념물 제107호로 지정되었다. 원래 명칭은 '진도 의신면의 상록수림'이었으나, 2008년 4월 현재의 명칭으로 변경되었다. 이 상록수림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상록수림들 중의 하나로서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으므로 학술적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상록수림을 구성하고 있는 식물로는 동백나무와 후박나무, 참가시나무, 감탕나무, 졸참나무, 붉(참)가시나무, 느릅나무, 말오줌때, 쥐똥나무 등과 지역 특산식물인 삼색싸리와 돌팥이라 불리는 돌동부 등을 비롯한 여러 종류의 식물들이 있다.

이중 붉가시나무는 잎은 어긋나기이며 긴 타원형 또는 긴 달걀꼴이고 길이 7~13cm, 폭 3 ~ 5cm로서 점첨두이며 끝이 둥글고 원저 또는 예저이며 가장자리가 밋밋하지만 간혹 윗부분 톱니가 약간 있는 것도 있다. 표면은 광택나는 짙은 녹색, 뒷면은 황록색이며 어릴 때는 갈색 면모로 덮여 있으나 없어지고 가죽질이며, 측맥은 9~13쌍이다. 잎자루는 길이 1~3cm로서 털이 없다.

꽃은 5월에 피는 암수한그루로서 수꽃차례는 새가지의 기부에서 밑으로 처지며 갈황색의 털이 있고 암꽃차례는 윗부분에서 곧추 나와 2~5개의 꽃이 달리며 수꽃차례처럼 털이 있다.

열매는 깍정이는 반구형이고 비늘잎이 발달하지 못하고 5~6개의 둥근 원이 있으며 타원형의 견과는 길이 2cm로서 쓴맛이 나고 이듬해 10월에 익는다. 계곡 옆에 가지를 드리우고 있는 나무들도 거센 물살에 밑동을 내줘 뿌리가 드러난 곳이 많다. 강양호씨가 그 이유를 설명해 준다. 흩어진 돌들을 가지런히 모으고 숲길도 정리하려 했더니 문화재청에서 말렸다는 것이다.

자연이 비바람 몰고 와 이렇게 만들어 놓았으니 그대로 두는 쪽을 택했다는 것. 사람들이 다니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만 치웠다. 숲을 자연이 만들어 놓은 그대로 유지하려는 마음 씀씀이가 특별해 보였다. 계곡을 따라 10여분 올라가니 울창한 숲이 나온다.

생달나무 잎사귀 입에 무니 향기로운 기운 온몸에 퍼지고

전남 진도군 의신면 사천리 산32번지 천연기념물 제107호인 상록수림에 도착했습니다. 울창한 숲에는 동백나무를 비롯해 후박나무와 참가시나무 그리고 감탕나무와 생달나무 등이 멋대로 뒤엉켜져 하늘을 덮고 있었습니다. 또, 낙엽 활엽수로 졸참나무와 자귀나무 그리고 느릅나무와 말오줌때 등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이곳은 더운 여름에도 오싹함을 느낄 만큼 서늘하다. 때문에 여름이면 많은 등산객들이 이 숲길을 걸어 첨찰산 정상에 오른다. 그만큼 진도 상록수림은 화가의 사랑과 지역민들의 정성어린 손길이 모여 울창하게 자라고 있었다. 이 숲에서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있는데 쌍계사 입구에 자라고 있는 생달나무가 그 주인공이다. 이 나무의 잎사귀를 몇 잎 따서 입에 베어 물었더니 향기로운 기운이 온몸으로 퍼져나간다.

오감을 한꺼번에 만족시키는 절묘한 곳

그야말로 아로마 치료의 원조인 셈이죠. 생달나무는 전남 해안지방에 많이 자라는 나무인데 한약재로도 쓰이는 기특한 나무이다. 산책에 나선 이들은 이곳에서 그윽한 묵향과 생달나무 향기를 동시에 맡는다. 전남도산림자원연구소(소장 오득실)는 항산화와 피부미백에 효과를 보이는 생달나무와 붉가시나무 조성물을 개발, 특허 출원을 해 향장산업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생달나무는 전남 등 남부지역의 산기슭, 해변, 야산에 자생하거나 심어 가꾸는 상록활엽교목이다. 건축재, 가구재, 농기구재로 활용된다. 생잎은 향기가 좋아 향료로 사용되고, 차로 마시기도 한다. 붉가시나무는 내한성이 약해 전남과 제주에서 자생한다. 주로 산록과 계곡의 양지에서 자라는데 음지에서 견디는 힘도 다소 있으며, 내조성·내공해성이 우수하다.

그러고 보니 진도 첨찰산은 눈과 공기의 향의 오감을 한꺼번에 만족시키는 절묘한 곳이었다.

대처승이 머물러 살 것 같은 절집 주위를 흐르는 계곡물 소리는 닫힌 귀를 열어줬다. 생달나무 잎사귀는 입과 코를 동시에 자극시켰다. 특히, 운림산방에서 느낀 조선 선비의 묵향은 마음을 한결 차분하게 만들었다. 운림산방이나 쌍계사 주련을 찬찬히 살펴보는 재미도 있다.

진도 첨찰산을 찾으면 오감 만족보다 더 소중한 무엇을 느끼게 된다. 그곳 사람들의 숲에 대한 사랑과 긍지가 오감을 뛰어넘어 제 가슴에 와 닿는다. 꼭 '화가가 사랑한 숲길' 한 번 걸어보시라. 황공망의 부춘산거도가 허 소치의 은은한 묵향이 숲으로 자연스레 안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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