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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지도자 유골 반환하라
동학지도자 유골 반환하라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19.08.2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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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준다" 진도군-전주시'소송

진도 "연고지에서 후손과 협의해 사업진행하는게 순리"

전주 "방치하다 이제와 달라는 건 억지"…안장식 치러

진도군과 전북 전주시가 동학 기념사업 추진을 위해 125년이 지난 동학 지도자 유골을 놓고 법적 다툼에 들어갔다.

진도군과 진도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전주시와 (사)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를 상대로 한 유골인도청구의 소를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에 최근 제기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소송은 지난 5월21일 전주지방법원에 제기했던 '유골 현상변경금지 가처분 신청'이 5월30일 기각된 이후 정식 제기된 본안 소송이다.

진도군 측은 소장에서 "이 사건의 유골이 진도군 출신이라는 점에 의견이 거의 일치하고 있다"며 "장사 등에 관한 법률상 '연고자' 조항이 적용될 수 있다면, 원고들(진도측)은 피고들(전주측)에 대해 우선적으로 연고자로서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유골이 일본으로 불법반출 되던 1906년 당시 유골이 마지막으로 있었던 곳이 바로 진도군이므로, 불법으로 해외에 반출된 유골은 원래 위치하고 있었던 진도군으로 반환되는 것이 사회통념에 부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도군이 청구소송을 제기한 유골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 당시 일본군에 처형된 무명의 농민군 지도자로 추정된다. 이 유골은 1906년 목포면화시험장 기사였던 일본인 사토 마사지로에 의해 일본 홋카이도대로 반출됐다. 이후 90년이 지난 뒤인 1995년 일본 북해도대학의 표본창구에서 다시 발견되면서 유골의 존재가 알려졌다.

당시 유골 상자에는 '메이지 39년(1906년) 진도에서 효수한 동학당 지도자의 해골, 시찰 중 수집'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북해도대학과 협의를 거쳐 이듬해 유골을 국내로 봉환했지만, 신원 확인에 실패하면서 23년 동안 전주역사박물관 수장고에 보관해 왔다. 이후 전주 안장 계획이 전해지자 진도군이 본격적으로 반환 운동에 나섰다.

진도군과 군의회는 유골이 돌아오면 전시관과 역사공원을 조성할 방침이다.

진도군 관계자는 "진도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회에서 유골 반환을 적극 요청해 와 소송을 제기하게 됐다"며 "우선 유골에 대한 인도 청구가 받아들여 지면 DNA 검사를 통해 후손을 찾아 그들의 뜻에 따라 안장 등 기념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진도동학농민혁명 기념사업회측은 "전주시가 유골을 화장해서 묻으려는 계획을 알게 돼 2015년부터 반환 요청을 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주시가 진도에 알리지도 않고 6월1일 안장식을 강행했다"고 분개했다. 이어 "2004년 제정된 동학농민혁명 특별법에는 동학정신을 기리고 참여자와 후손을 밝히도록 규정돼 있다"며 "이 유골이 진도 출신일 가능성이 높고 진도에서 출토돼 도굴된 만큼, 연고지로 돌려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주시는 그동안 진도군에 몇 차례 안장 의사를 타진했지만, 군수 부재와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답을 주지 않아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와 협의 끝에 전주에 안장을 추진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1일 전주시와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안장 절차를 그대로 진행했다. 유골 안장식은 전주역사박물관에서 발인의식을 시작으로 용머리고개와 전라감영을 거쳐 전주입성 관문인 풍남문 앞에서 노제를 지낸 뒤 완산칠봉에 조성된 '전주동학농민혁명 녹두관'에서 진혼행사를 여는 등 성대하게 치러졌다.

그동안 전주시는 동학농민혁명의 주요 전적지인 완산공원과 곤지산 일원에 기념 공간을 조성하고 동학농민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전주동학농민혁명 역사문화벨트 조성사업을 추진해왔다.

또 이번 무명의 동학농민군 지도자를 추모하고 동학혁명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기념공간인 '전주동학농민혁명 녹두관'을 건립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측에서 2001년부터 유골을 수습한 진도를 비롯, 전투장소인 정읍과 김제 등에 안장을 추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며 "유골의 신원을 특정하지 못했을 경우, 보관·관리하는 자가 연고자가 될 수 있다는 법률적 조언에 따라 전주에 안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도군이 그동안 유골을 가져가지도 않고 다른 지역에 안장도 못하게 해 오다가 관련 사업을 전주시에서 추진하니까 이제 와서 연고를 주장하며 반환을 요구하는 것은 억지스럽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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