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story 인간문화재 신영희’ 공연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보유자(인간문화재) 신영희 명창의 삶과 음악을 조명하는 공연이 오는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린다.
한국문화재재단이 전통문화유산을 전승하고 있는 기․예능 인간문화재의 삶을 재조명하고자 개최하는 ‘The story 인간문화재’ 공연의 하나다. 국악, 연극, 뮤지컬 등 다양한 공연 형식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명인의 삶을 소개한다.
신영희 명창은 1942년 전남 진도(초사리)에서 태어나 11세부터 부친인 신치선 명창에게 수업을 받으며 판소리를 시작했다. 16세에 아버지를 여의고 소녀 가장이 되는 등 갖은 역경을 이겨내고 대를 이어 판소리 명창이 됐다. 판소리의 대중화에도 앞장섰다. 1980년대 코미디 프로그램 ‘쓰리랑 부부’ 등 여러 미디어를 통해 국악을 널리 알리는 데 기여했다.
지난 봄에는 국악발전에 발목을 잡는 정부정책에 크게 반발하기도했다. “교육부가 이런 식으로 행동하면 후학들을 더는 볼 면목이 없다. 국가에서 받은 무형문화재를 반납하겠다.”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춘향가’ 예능보유자 신영희 명창이 교육부의 일방적인 태도에 반발해 무형문화재 보유자격을 반납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던 것이다. 교육부가 새 교육과정에서 국악교육 축소하려다 반발이 거세지자 국악인 달래기에 나섰지만 되레 화를 키운 꼴이 됐다.
70년 소리꾼으로 살아온 신 명창은 “전 세계에 우리 음악이 알려지는 상황에서 교육과정에 국악을 더 넣지는 못할망정, 축소하려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마지못해 되돌리겠다는 교육부의 태도가 안타깝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악인 출신 트로트 가수 송가인도 학교에서 국악을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나섰다.
이번 공연은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을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의 이미지로 표현한다. 어린이 소리꾼 변서영이, 뮤지컬 배우 신시온,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이수자 김백송이 각각 명창의 아동·청년·중년기를 연기한다. 연극배우 김장호가 아버지로 출연해 판소리에 대한 신영희 명창의 열정뿐만 아니라, 가족에 대한 사랑도 담아낼 예정이다. ‘흥보가’와 ‘심청가’, ‘흥타령’ 등 명창의 대표 판소리 레퍼토리도 선보인다.
이번 공연을 위해서 만든 곡 ‘세월가’를 전 출연진이 공연 말미에 합창하며 감동을 더할 예정이다. 재단은 “신영희의 삶을 인간문화재이자 평범한 사람, 여자로서 다각도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밝혔다.(박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