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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흙수저와 금기는 없다! 지방시대를 기다리는 자 스스로 꽃이 되라
칼럼: 흙수저와 금기는 없다! 지방시대를 기다리는 자 스스로 꽃이 되라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3.04.02 1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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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반란’으로 환경 벗고, 틀 깨 자기다움 찾아야..

섬은 흙수저인가. 나무들의 숫자보다 더 외로운 주민들이 서로 울타리가 되어 사는 섬. 진도는 그런 섬으로 강강술래를 한다. 떠나지 않으면 버림받는 섬과 세상. 배중손은 칼을 뺏다. 송대장군도 그렇게 핏줄을 세웠다.

얼마 전 전남대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초청 용봉포럼 특강을 열었다.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특강에서 학생들에게 "나를 둘러싼 환경을 깨고, 자신의 틀을 벗어나, 사회를 변화시키는 '유쾌한 반란'에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우리는 남이 낸 문제, 내가 낸 문제, 사회가 낸 문제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도지사는 빈민촌이었던 청계천변에서 살며, 17세에 가장(家長) 역할을 맡아야 했던 어린 시절의 힘들었던 상황을 소개한 뒤, "선배의 집 쓰레기통에서 우연히 집어든 책 한권을 계기로 공무원을 꿈꾸며 주경야독한 끝에 한 해에 사법. 행정 두 시험에 합격했던 것은 '주어진 조건과 환경에 대한 반란'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상업학교를 나와 취직하고, 대학에 진학한 뒤,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좋은 부처로 발령받고 미국 유학 중에도 줄곧 최고 성적을 거둬왔다.”고 말하고, "그러나 어느 날 문득 '왜 공부하는가?'에 대한 깊은 회의에 빠졌고, 마침내 '이것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아니라 남이 하고 싶은 일이다.'는 깨달음을 얻어 그때부터는 그동안 쌓아온 틀을 깨는 '자신에 대한 반란'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이와함께 "우리 사회는 하나같이 '붕어빵 교육'을 시키고 있으나, 공부를 많이 할수록 미래역량이 떨어지는 '교육의 역설'을 보이고 있다.”고 소개한 뒤,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등 우리 사회 모든 분야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목소리를 내는 것이야말로 '자기다움'을 찾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덕수상고를 나와 1982년 행정, 입법 두 고등고시에 합격한 뒤, 경제기획원, 세계은행 프로젝트 매니저, 국무조정실장, 아주대총장,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등을 역임했고, 현재 민선 8기 경기도지사에 재직 중이다. 

"정치 지도자들이 흙수저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 (흙수저와 금수저로) 양분하면서 갈등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은 맞지 않다." 김 전 부총리는 "흙수저로 태어나도 우리 사회에서 열심히 하면 계층 이동도 할 수 있고, 금수저로 태어나도 어려운 사람을 이해하고 포용하고 상생할 수 있어야 한다"며 "다음 세대에는 흙수저나 금수저 얘기가 안 나오게 해야 한다"고 했다. '금기' 의미를 강조하면서 "우리 사회는 금기가 많다"며 "상상조차 못 하고, 깰 엄두도 못 하는 일이 금기인데 이런 금기는 한번 깨면 봇물 터지듯이 터진다"고 말했다. 김동연이 쓴 책은 2017년 아주대 총장 막바지에 출간한 『있는 자리 흩트리기』와 지난해 대선 출마 직전에 낸 『대한민국 금기 깨기』이다. 흙수저로 잘 알려진 그의 신산스러웠던 삶과 국무조정실장까지의 공무원 경험이 녹아있는 자서전이자 인생론 같은 책이다.

이십 대 시절의 나는 왜 내 앞의 금기와 상상을 하지 못하고 주어진 환경을 원망하며 살아왔는지 뒤돌아 보게 된다. 나는 광주 인쇄 골목에서 나름대로 사회를 배우면서 기름밥 냄새를 배우면서 밤에는 경전처럼 책을 읽으며 열심히 살았지만 목표 없는 몸부림이었을까 어느 것 하나 성취하지 못하였다. 무작정 열심히 하는 것만이 정답이 아니란 것을 뒤돌아 보니 이제야 알 것 같다.

이 책에서 저자는 세 가지의 큰 화두를 독자에게 제시하고 있는데 첫 번째가 '남이 던진 질문', 두 번째가 '나에게 던진 질문', 세 번째가 '세상이 던진 질문'이다. 저자가 말한 책의 내용처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늘 '남이 던진 질문'에 답을 해야 하고, 스스로에게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하며 '세상이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며 살아가야 한다.

책의 내용 중 결핍의 힘이 가져온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개인에게 주어진 역경은 때에 따라서 그것을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또 다른 삶을 이끌어 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문득 나의 결핍은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그것은 책이 아니라 게으름과 집중이었다. 돌이켜 보면 그만큼 집에는 책이 없었기에 한 권의 책을 더 보고자 하는 결핍의 증세가 가져온 결과였다. 지금도 쓰레기장에 책이 있으면 먼지를 털어서 가져와 읽을 만큼 책을 읽고자 하는 결핍은 절실한 것 같다. 또한 그러한 결핍으로 인해서 시간이 허락되는 대로 다양한 강의를 찾아서 듣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의 저자가 말하고 있는 '있는 자리 흩트리기'의 요점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현재 주어진 곳에서 안주하지 말고 보다 더 나은 삶을 향해 전진하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어진 자리에서 변화하기를 두려워하며 안주한다. 그러나 알을 깨고 나와야 또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처럼 주어진 그 틀을 깨고 나오려면 무엇인가 부단하게 준비를 해야 하는 어쩌면 책의 본문에 소개되어 있는 '눈먼 열정'과도 같은. 메시지를 느껴본다.

“결핍을 두려워하지 마라” “낯선 길, 익숙하지 않은 길로 가라” “시간과의 싸움에 치열하게 몸을 던져보라” 등 잠언 같은 문장을 만날 수 있다. 대선을 염두에 두고 썼던 책의 일부 내용은 경기지사 공약과 배치되기도 했다. ‘수도권 올인 구조를 뒤집자’며 3기 수도권 신도시 개발, 수도권 광역교통정책에 반대하고 수도권보다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공공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썼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기획재정부 2차관 김동연은 19대 총선을 며칠 앞두고 당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내놓은 복지공약 266개를 모두 집행하려면 기존 복지예산 92조6000억원 외에 5년간 최소 268조원이 더 필요하다는 정부 추계 발표를 주도했다.

결국 기재부는 “아쉽지만 선관위 결정을 존중한다”고 한발 물러섰지만 “정치권의 포퓰리즘에 맞서 재정당국이 제 목소리를 내는 게 본연의 역할”이라는 기재부 내부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아무튼 논란의 당사자였던 김동연은 주눅 들지 않았다.

이번 선거 공약이었던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반값 아파트 등에는 중앙정부의 협조와 막대한 재원이 필요하다. 소신은 경기도를 나누자고 한다. 전라도는 더 많이 나뉘어야 한다. 지리산 둘레길을 산행철도로 변질되는 날 마고신녀도 자연도 떠난다. 산수유도 진저리를 치며 더 이상 봄을 주지 않으리라.

“내가 처한 환경, 나 자신 그리고 내가 사는 세상의 있는 자리를 흩트려야 한다. 그 자리가 안전하고 여유로워졌을 때는 일부러라도 그 자리를 흩트려야 한다. ‘있는 자리 흩트리기’는 인생의 오르막길을 오를 때는 용기를, 자리가 공고해졌거나 정점에 올랐을 때는 스스로 경계하는 지혜를 줄 것이다.”(『있는 자리 흩트리기』)

전라도를 전라도만으로 진도를 예향 진도로만 만나야 하는가. 극치의 세계가 무엇인지 더 오래된 이상향이 아니라면 공도화라는 금기를 깨야 한다. 진도는 97년의 휴식년 동안 남도에서 가장 기름진 옥주(沃州)가 되었다. 본디가 게으른 사람들이라고도 했다. 게으르자. 슬로우시티 라이프는 바로 박병천이 춤을 추듯 그렇게 사는 것. 기계의 부품이 되어 또는 콘베이어 벨트라인에사 알을 까는 닭이 되어야 하는가?.

군수가 되고 군의원이 되어 연도교를 주장하며 목청을 높인다고 강남특구가 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용기든 지혜든 얻기 위해선 그 자리를 끊임없이 흩트려야 한다는 거다. 이젠 고질병이 돼버린 정치권의 진영논리와 편 가르기 구태를 좀 흩트려줬으면 한다. 추격만 하는 한국 경제, 계층 사다리 막는 세습 경제와 같은 우리 미래의 발목을 잡는 금기도 그가 꿈꾸는 기회복지국가를 위해 꼭 깨기를 바란다.

'꿈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라는 책 속의 구절을 기억해야 한다. 그에게는 세상의 많은 젊은이들에게 정치적 지위나 자리가 아니라 사회리더로서 정치인으로서 무엇을 하고 어떤 정치인이 되느냐가 중요하다는 뜻일 것이다. 우리들의 역사는 책에 쓴 대로 실천되지 않는다. 수많은 경전들은 오류와 교정을 통해 살아 남았다. 그래도 의심을 받는다. 이단으로 외경으로 내몰리기 십상이다. 시대는 늘 다시 재해석되기 때문이다. 인류에게 신의 아량과 퍼펙트한 사랑은 그렇게 태어난다.

섬은 신이다. 바다는 신전이다. 모든 파도는 경전이다. 100년 전에도 진도는 조선국 전라남도 진도군이었다. 식민지답게 진도읍에는 일본인들의 본정(本町)거리가 세워졌다. 아직도 기묘한 형태의 적산가옥들이 남아있다. 면화를 심으라하고 보전에 지주식 김을 하라고 해 김양식을 해 일본 왕가에 보냈다. 도대체 무엇이 진도인가. 구한말 시기에 가장 많은 유배자들이 들끟었던 진도에는 해학 이기와 손정도, 개화소설가 등 등. 1914년 행정구역 재정리 이후 진도개가 그때부터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 묵암 조병수 지주는 진도 소작인에게 덕을 베풀었다. 무정 정만조와 매천 황현은 진도민속을 그들의 저작 속에 남겼다.

누가 이제 진도를 기록하는가. 임동권 정병호 지춘상 그리고 이해준 김정호 박주언 그리고 이토 어비토 전경수 박미경 나경수 이윤선 민속을 벗어나면 문화예술이 남아 대를 잇는다.

진도를 가난하게 하는 것들. 흙도 나무도 아닌 독살같은 수저. 울릉도를 가보라. 강화도를 둘러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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