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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님 참석 행사에 '쓰레기 6톤' 실어나른 이유?
장관님 참석 행사에 '쓰레기 6톤' 실어나른 이유?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19.09.30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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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안 정화의날 억지 보여주기식 환경정비에 비난 쏟아져

최근 전남 진도군에서 열린 한 환경 행사에서 진도 주민과 공무원들이 해변 가득 쌓여있는 바다 쓰레기를 열심히 치웠다는데 오히려 구설수에 올랐다.

6톤이나 되는 이 쓰레기는, 알고보니 진도군이 행사 효과를 위해 일부러 갖다 버린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태풍 타파가 막 오기 전인 지난 20일, 진도군 고군면의 한 해변. 늘상 그렇듯 스티로폼과 폐어구 같은 해양 쓰레기가 잔뜩 널려있었다. 이날 행사에 맞춰 학생들은 물론 주민과 공무원 2백여 명이 쓰레기를 주우며, 바닷가 청소에 나섰다.

올해로 열아홉번째를 맞은 '국제 연안 정화의 날' 기념 행사로, 해양수산부 장관과 주한 외교사절 등이 참석했다.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오늘날 플라스틱 사용 폭증과 해양 쓰레기 증가로 소중한 우리 바다가 고통받고 있습니다." 태풍 타파가 지나간 지 만 하루가 지난 진도 가계해변. 해안가에 해양쓰레기가 거의 없었다. 주민들은 평소 해양 쓰레기를 수시로 치워, 해변이 깨끗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지난 20일 행사 때, 그 많던 해양쓰레기는 어디서 온 것일까?

취재 결과, 황당하게도 행사 전날, 진도군이 해변에 쓰레기를 몰래 갖다 놓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앞서 가계 경찰수련관 주변은 아예 구 도로 진입로를 막고 각종 부표 등 스티로폴 쓰레기, 어구 등이 산더미처럼 쌓여 칡넝쿨로 위장 방치되어 있음을 본지 기자가 직접 확인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용으로 갖다 놓은 쓰레기만 1톤 트럭 6대 분량에 달했다.

이를 목격한 인근 주민은 "트럭이 쓰레기 더미를 잔뜩 싣고 (해변에) 들어오는 거예요. 사람들이 내려서 쓰레기를 바닷가에 쫙 펼쳐놓고…" 행사 효과를 위해, 깨끗한 해변을 마치 쓰레기가 많았던 것처럼 꾸민 것이다. 최 모 전남환경운동연합 관계자는 "쓰레기를 버려놓고 쓰레기를 다시 치우는, 그것을 '연안 정화 활동'이라고 하는 것 자체가 이해하기 어렵고, 이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진도군은 해양쓰레기를 갖다놨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해변 위쪽에만 놔뒀다며 변명을 계속했다. 진도군청 환경산림과 관계자는 "바닷가를 돌아다니면서 쓰레기도 줍고 해야 될 것 아닙니까, '연안 정화의 날'인데… (직원들에게) 소나무 쪽에다 (쓰레기를) 좀 가져다 놓으십쇼, 제가 갖다 놓으라고 했어요."라고 했다.

올해 해양쓰레기 관리 최우수지자체로는 ‘전남 진도군’이 선정되었다. 진도군은 2018년에 해양수산 분야 예산의 2%에 불과하던 해양쓰레기 관련 예산을 2019년에 7%로 3배 이상 확대하였고, 해양쓰레기 수거도 전년 대비 2배 이상의 실적을 올렸다. 특히, 어촌계 대상 수거 캠페인 전개 및 우수 어촌계 포상 등 민간 참여를 위한 제도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날 기념식에 이어 진행되는 연안정화활동에서 참가자들은 쓰레기를 수거하면서 조사카드*에 쓰레기의 종류와 수량을 기록, 조사카드는 청소한 지역에 버려진 해양 쓰레기의 특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될 예정이다.

이 외에, 지역주민과 학생 등이 함께할 수 있는 부대행사로 ▲해양환경 보호 동참을 약속하는 ‘바다와의 약속카드’ 작성하기 ▲해양쓰레기로 재활용가방 만들기 ▲드론을 활용한 분리수거 체험 ▲가상현실(VR) 체험과 환경교육을 실시하는 ‘해양환경 이동교실’ 등이 진행되었다.

진도군은 올해, 해양수산부로부터 '해양쓰레기 관리 최우수 지자체'로 선정됐다. 전형적인 보여주기식 행정이 오히려 환경을 저해한다는 곱지않은 지적이 나오고 있다.(박종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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