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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읍 주요 간선도로인 남문로, 진도 중심지가 너무 어둡다.
진도읍 주요 간선도로인 남문로, 진도 중심지가 너무 어둡다.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3.04.21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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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문로가 어둡다

 가끔은 진도대교를 넘어 도시로 가서 이런 저런 일들을 보고 밤이 되어서야 집에 되돌아 온다. 진도의 입구이며 진도의 상징인 진도대교의 형형색색의 화려한 불빛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고 반갑고 기분이 좋다.

진도읍의 경계인 정그럼재를 넘어오면 진도의 희망과 미래를 짊어질 학생들이 공부를 위해 교실에 불을 밝힌 진도고등학교와 아리랑체육공원의 운동장에서 운동하기 위해 밝힌 조명탑과 도로변 가로등 기둥에 붙여진 LED등(燈)의 화려함으로 마음도 또한 밝아진다.

 

하지만, 신호등 사거리를 지나 남문로에 들어서면 갑자기 어둡게 느껴진다. 인구가 줄어든 탓일까? 젊은이가 없어서 일까? 지나다니는 행인도 없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다 가로등 불빛도 생기를 잃어 쇠락해 가고 동력을 잃은 동네라는 느낌을 지울 수 가 없다.

 

가로등 2개는 고장난 채 방치된 지가 오래되었고 이로 인해 더욱 더 어둡게 느껴진다. 4차로에서 2차로로 좁아지는 병목 구간이니 더욱더 밝고 생기가 넘쳐야 하는데 다른 곳에 비해 더욱 어둡다. 상가들은 저녁이면 장사를 하지 않으니 상가 전등불은 꺼지고 이와 함께 간판들도 소등 상태이다. 진도읍 중심 상권의 현실이 보인다. 이러다 보니 진도읍 중앙로 한 복판이 가로등마저도 힘에 부쳐 졸고 있다는 인상이다.

가로등 불빛 하나만으로 인해서 스산하고 허전한 마음이 드는 건 나 뿐일까?

 

가로등은 공공재(公共財)이다.

 공공경제학에서 가로등은 공공재이다. 공공재는 개인이 배타적으로 소유하는 사적재(私的財)와 달리 모든 사람이 공동으로 소유하고 이용할 수 있는 재화 또는 서비스이다. 즉, 구성원 모두가 소비혜택을 누릴 수 있는 재화이며 서비스이다.

 원래 가로등은 자기 집 주변이 어둡고 길이 위험하면 가족들의 안전한 귀가를 위해 개인이 비용을 들여 시설을 하였다. 이럴 때 가로등은 사적재(私的財)이다. 필요하면 등을 켜고 가족구성원이 복귀하면 소등하였다. 과거 6,70년대 우리가 살던 주택가 주변에 흔히 있었던 일이다. 당시에는 전기료가 매우 비쌌다.

하지만 이러한 가로등이 켜져 있을 때 주변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개인이 비용(사적비용, 私的費用)을 지불하지 않고도 어두운 길이 아닌 밝은 길을 공짜(무임승차, Free ride)로 이용할 수도 있었다.

 

공공재는 배제성(排除性)과 경합성(競合性)이 없다

 이러한 이유로 현대사회에 와서는 공공재(公共財)의 개념이 도입 되었다. 다수 대중이 이용하는 시설과 국방・경찰・소방・공원・도로 등과 같이 정부에 의해서만 공급할 수 있는 것, 또는 정부에 의해서 공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사회적으로 판단되는 재화 또는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현대 공공경제학에서 공공재에는 보통 시장가격은 존재하지 않으며 수익자부담 원칙도 적용되지 않는다. 비용을 지불해야 만 이용할 수 있는 배제성(排除性, Excludability)도 없고, 다른 사람이 이 재화의 소비를 방해하지 않고 여러 사람이 동시에 소비 할 수 있는 경합성(競合性, Rivalry)과 선택성(選擇性)이 없다.

즉 비배제성과 비경합성의 특성을 갖는다.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자유롭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무임승차 재화이다.

 

공공재는 지자체의 결정에 따라 그 공급의 량과 질이 결정된다.

진도군에서는 불빛의 밝기 기준인 조도(照度)와 이격거리 설치기준에 따라 가로등을 시설하였겠지만, 그 화려함은 논외로 하고라도 밝기인 조도를 올리거나 전등을 몇 개 더 추가 설치한다면 시민들의 마음도 한결 밝아질 것으로 본다.

전국적으로 여러 지자체에서는 구도심 상권의 쇠퇴를 막고 상권의 활성화 등을 위해 화려한 조형물과 함께 다양한 빛의 변화를 꾀하는 방법으로 빛을 이용한 지역의 상징을 부각시키고 시민 소비자들의 상권 유인책을 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야간에 불을 밝히는 가로등은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크게 향상시킨다. 진도의 랜드마크인 진도대교를 부각시키고 있고, 야간에 지역민 스포츠 활동을 통해 건강과 각종 여가활동 등 삶의 활력과 만족을 증진시킨다.

이러한 이유로 각종 공공시설물과 각급학교 운동장, 도로변 등에 설치하여 주민들이 여러 가지 재난과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기 위해 시민들의 행동반경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가로등이 불을 밝힌다.

지역사회 소도읍을 이루고 있는 옥주골 진도읍 한복판인 남문로와 철마광장, 철마공원 등에 빛의 변화를 모색하여 생기를 불어 넣는 노력이 필요하다.

 

도시는 인간의 삶의 진보를 일구는 모든 것을 표현한다.

 학자들은 공동체 집단을 이루고 사는 도시에 대해 “다수의 사람들이 모여 마을을 이루고 사는 도시는 인간의 삶의 진보(進步)를 일구는 거의 모든 측면에 걸쳐서 구성원들의 생각, 관념, 혁신을 촉진하고 그것을 나타내고 표현하는 공간이다.” 라고 하였다.

전기 불빛과 연계한 우리들의 삶의 공간을 진도민들의 생각과 관념을 어떻게 나타낼지 고민이 필요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공공재는 국가와 지자체의 관심과 목표 등 그 방향성과 지향점에 따라 공급의 량과 질이 결정된다.

밝은 진도, 미래가 희망찬 진도를 꿈꾸면서... <靑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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