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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그림자
빛과 그림자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19.10.01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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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홍기 / 진도문화원 감사

 

8년 전엔가 “빛과 그림자”라는 TV연속극이 방영되어 시청자들로 부터 큰 인기를 끈 적이 있다. 전두환 군부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신군부와 그들에게 부역하는 자들의 국정 농단, 그리고 극장과 나이트크럽 운영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강기태(안재욱분)와 조태수(김뢰하분)의 갈등과 의리, 그리고 뺏고 빼앗기는 사랑 이야기 등 탄탄한 구성으로 인해 큰 사랑을 받은 인기 드라마였다.

이처럼 세상만사에는 빛이 있는가 하면 동시에 그 이면에는 어두움이 있고 그림자가 있다. 사실 인간에게 이로움을 주는 것들도 한 꺼풀 벗기고 보면 인간에게 해가 되는 부분이 반드시 있는 법이어서 나에게는 이로운 것이라도 다른 사람이나 다른 것에게는 해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평소 항상 들이마시고 숨 쉬는 산소만 해도 그렇다. 사람은 산소를 마시고 탄산가스를 배출하는데, 나무는 탄산가스를 마시고 산소는 배출해 낸다. 인간에게는 해로운 탄산가스가 나무에게는 오히려 이롭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빛과 어두움이 공존하는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인간들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어떤 사람들은 빛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고, 어떤 사람들은 어두움을 보고 조심하며 나아가며, 또 어떤 사람들은 빛과 어두움을 동시에 보면서 균형을 잡고 앞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필자는 최근 진도항(팽목항) 배후지 석탄재 매립작업과 관련하여 벌어지고 있는 진도군과 일부 군민들 간의 오랜 대립과 갈등을 지켜보면서 “빛과 그림자”를 생각해 보았다. 일반적으로 개발론자들은 개발에 따른 “빛”의 부분을 더 많이 강조하면서 석탄재가 법적인 허용치 범위 안에 속한다면 개발을 해야 진도가 발전한다고 하는 것이고, 반대로 환경론자들은 “그림자”부분을 들어 비록 석탄재가 법적인 허용치 안에 속한다 할지라도 진도의 농수산물에 전혀 해가 없다고는 할 수가 없고, 또 정서적으로도 청정 진도의 이미지가 나빠질 뿐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찬성과 반대가 갈리게 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필자는 어느 한쪽을 두둔한다거나 비난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각자가 자기 쪽 의견만을 너무 강하게 주장한다면 이는 “이 세상은 빛의 세상 아니면 어두움의 세상 뿐”이라는 것을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아니할 수 없다. 만일 그렇다면 그들은 이 세상이 빛과 어두움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지나치게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므로, 여기에서 모든 세상만사에는 빛과 어두움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가 인정함으로써 서로가 상대편 주장을 수용하게 되고 거기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가 있을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진도항 배후지 석탄재 매립 문제와 관련해서 지금부터라도 보다 많은 군민들이 관심을 갖고 좀 더 심도 있게 논의해서 신속하고 적절한 해법을 찾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세상의 모든 물질은 화학물질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존재한다. 우리 인간도 약 70% 정도가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먹고 마시는 모든 음식물 심지어 어린아이들이 먹는 사탕 같은 것도 다 화학물질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석탄재도 화합물질로 이루어져있다. 다만 의약품이나 사탕 등 모든 인공적인 화합물은 인체에 해가 없도록 반드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야만이 판매를 할 수가 있는 것이다. 또한 석탄재나 오폐수 물질 등 환경물질도 환경부 등 관련기관의 철처한 관리감독을 받고 허가된 허용치 범위 안에서만 합법적으로 처리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환경규제는 매우 까다롭고 엄격한 편이어서 우리나라의 환경규제를 통과한 것이라면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도 그 나라의 환경기준을 어렵지 않게 통과할 수 있다고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환경규제가 엄격한 것이고 이는 인체에 해가 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개발을 주장하는 진도군은 이런 합법적인 부분을 강조하면서 낙후된 진도의 개발에 대한 희망을 품고 석탄재 매립이 법적인 허용치를 통과한 것이어서 인체에 해가 되는 것은 아니니 석탄재 매립을 허용하자는 것이고, 반대로 환경을 중시하는 일부 군민들은 비록 석탄재가 법적인 허용치 범위 안에 있다 할지라도 석탄재가 폐기물이라는 인식 때문에 청정 진도 의 이미지가 훼손되어 오히려 진도가 퇴보할 것이라는 불안감으로 석탄재 매립을 반대하는 것이라고 본다.

그럼 이 시점에서 현안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 인가? 이는 양측의 쟁점이 되는 빛의 부분은 진도의 개발 이익이고 그림자 부분은 정서적인 환경오염문제인데, 이 간격을 어떻게 좁혀갈 것인가를 서로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양보할 것은 양보해야 만이 해답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으로 만일 진도군이 사정이 허락한다면 개발 이익의 일부를 정서적인 환경오염 문제를 치유하는데 지원하도록 하고, 개발에 반대하는 일부 군민들은 이를 무조건 적극 수용함으로써 양측 간 합의점을 찾을 수도 있지 않을까 하고 제안해 본다. 물론 그 바탕에는 서로가 상대편을 신뢰하고 이해하고 존중하는 풍토가 선행되어야만 하며, 그렇지 아니하고 서로가 비난만하고 적대시한다면 이 문제는 영원히 풀리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진도항 배후지가 “흉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희망의 대지가 될 것인가?” 하는 것은 우리 진도인의 손에 달려있다. 하루 속히 현명한 합의점에 도달하여 “우리 모두가 행복한 진도군민”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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