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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고 칼럼 민속예술특구의 관광활용
학고 칼럼 민속예술특구의 관광활용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19.10.3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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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전 진도문화원장)

비록 고향을 떠나 살고 있을지라도 향우라면 누구나 고향의 변화와 항시 관심사항이다. 고향이 잘 되고 못되는 것에 상관할 일이 아닐 같지만 향우치고 무관심 하라면 그것도 인간이기를 포기하라는 말이나 다름없다. 고향을 떠나 살고 있어도 고향이 잘되고 못되는 것을 자신의 명예에 관계되기 때문이다.

물론 나 같은 사람은 평생 직업이 언론계생활이나 다름없었으므로 지금도 광주에서 발행하는 신문 잡지에 글을 쓰고 있는 터라 고향신문에 칼럼 따위 쓰는 것은 너그럽게 보아주기를 바란다.

근래 신안에 천사대교가 개통되고 관광객이 몰려가고 있고 이웃 완도는 해양치유관광을 내걸고 사람을 모아가는 것 같아 어쩐지 진도만 축에 끼지 못하는 또한 허전함을 느낀다.

하기야 생각지도 않게 진도에는 체류형관광기지가 됨직한 솔비지 호텔이 들어섰고 크고 작은 펜션촌이 조성되고 있다고 하므로 사람들이 찾지 않는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 안도하기도 한다.

호텔과 펜션들이 들어서는 것은 재울만한 사람이 올 것이라는 장사꾼다운 계산이 있을 것이므로….

그렇다고 행정이 이들의 예측에 맞춰 손님이 찾아오는 여건 조성에 노력하지 않는다면 지방자치단체는 있으나마나한 존재라 할 것이다.

이웃 신안군의 관광은 경험에 비춰보면 3년 이내에 한 물 갈 것이고 해양치유관광은 시작은 완도가 시작하지만 모든 바닷가 사람들이 흉내를 내기시작하면 재미있는 장사가 되지는 못할 것이다.

그렇다 치더라도 진도는 이웃고을들의 노력을 구경만하고 있을 처지는 아니다. 이웃과 전혀 다른 방면에서 그 특색을 찾자면 완도나 신안군에 있는 섬이나 해조류자원 말고도 역사유적과 전통 민속예술 문화라는 튼튼한 바탕이 있다. 전통문화예술은 이미 중앙정부에서 그 특장을 잘 알아서 특구지정을 한 터이고 그 특장을 기반으로 송가인 같은 빼어난 대중예술인도 배출해 진도 지역성을 충분히 실증시킨 터이다. 경북 안동이 유교문화의 서울이라면 진도는 전통 민속예술의 서울이요 성지이다. 진도군은 이 자원의 관광자원화와 일반화에 더 노력해야 한다. 기회가 허용될 때 다른 항목으로 언급하겠지만 진도 안에 있는 전통예술공연장이나 전수시설을 통합해 그 활용도를 높이도록 관리하는 독립기구를 검토해야 한다.

새로 주목을 받아가고 있는 수묵화비엔날레의 중심축이 되도록 미술관과 박물관을 정비하고 전문 학예직을 두어야 한다. 이를 일괄 관리할 문화재단 또는 관리공단의 시설도 바람직하다. 현 군청의 문화예술관 조직이나 인력만으로는 이미 이들 시설이나 행사를 감당하기에는 벅차다. 특히 행정조직은 순환보직이 인사원칙이 되어 전문성을 갖춰야 할 전통문화나 현대예술 및 각종 부대행사를 이끌어 갈만한 경험을 축적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반관반민의 전문사업단의 신설과 함께 이 시설들을 이용하고 있는 전통민속예술단체나 미술단체를 하나로 묶어 서로 협력하는 협의기구도 바람직하다. 물론 전공 학예사를 각 분야별로 여러 명 확보해야 한다.

본디 예술은 창조적인 활동이다. 본질적으로 그 예능이나 기능보유자들의 개성이 강해서 의견통합이 어렵고 협력하는 성향도 부족하다. 지방문화재나 국가지정문화재를 한 단체로 묶어 전통민속예술의 전군민화활동에 앞장서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명목만 전통민속문화예술특구를 유지한다고 그 특구 이름이 군민의 생활이나 소득에 보탬을 주지는 않는다. 특구 행정지역답게 군 조례를 제정해 전통민속예술진흥재단을 만들어 육성하는 길도 있을 것이다. 전통민속예술특구다운 국제적인 민속제를 기획함직도 하다. 동네사람들의 동네굿이 기본이 되어야 하지만 비슷한 민속예술을 지닌 이웃동네, 이웃나라 굿쟁이도 불러와 같이 놀고 즐기고 구경시켜가면서 진도전통민속예술도 조금씩은 국제성을 가미시켜야 한다.

이와 더불어 진도에 여러 종류의 잠자리가 마련되어 있으므로 진도는 섬이면서도 이웃 섬들과는 달리 민속의 운명을 좌우한 역사유적이 많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야 한다. 그러기위해서는 우선 삼별초유적지를 구경할만한 유적으로 손질하고 왜구에 대항해 싸워온 울돌목 관방은 물론, 남도석성, 금갑성, 고군읍성, 진도읍성, 조도관방성들을 유적지답게 볼거리로 개발해야 한다. 진도만큼 연대나 봉수대, 망바위가 많은 곳도 없다. 이런 역사유적을 둘레길 코스로 연계해 개발한다면 봉수대, 연대봉, 망바위 등이 천연 전망대가 되어 충분히 지역특장을 삼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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