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
Oil on canvas 20P
아 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맑은 물이 재잘거리며 흐르던 계곡은
어느 사이 적막한 갈색 계곡으로 바뀌고
무성히 피워 온 나무 잎새들은
생명력을 소진 한 체 낙엽이 되어
매마른 바위에 딩굴고 있다.
무심히 흩어져 있는 저 낙엽 잎새에
귀 기울려 보라
찬란한 봄날, 아름다운 꽃의 향연과
뜨거운 여름날 폭풍우 비바람의 역사가
숨겨져 있고
소란스럽던 계곡의 물소리, 산새소리,
푸른 생명의 소리들이 깃들어 있지 않는가
어디 그뿐 인가
달이 차면 기울 듯이
생명이 차면
스러져야 하는 엄숙한 자연의 섭리를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깊어가는 가을
수북히 쌓인 낙엽 위로
스산한 바람이 스쳐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