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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선으로 자택 신축 자재 나르고 직원에 찬조금 걷은 면장
행정선으로 자택 신축 자재 나르고 직원에 찬조금 걷은 면장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19.11.11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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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도면장 황당갑질..직원 동원 선친 묘 정비까지

직무대행 오승민 계장 발령

참다 못한 직원들, 공무원 노조에 공익신고해

아름다운 해상국립공원을 가꾸며 봉사하던 진도군 조도면사무소 직원들은 2년여 전 A면장이 새로 부임하면서부터 갖은 고초를 겪었다.

A면장은 개인용무를 보기 위해 행정선을 수시로 불렀고, 올해부터 조도면 부임지에 자신의 집을 새로 지으면서 행정선을 이용해 건설자재를 수차례 실어 나르도록 했다.

지난 8월에는 광복절 기념 면민 체육대회 행사의 기념품을 사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5만원, 10만원씩 찬조금을 거두기도 했다. 조도면민들의 자부심과 넘치는 역사적 행사였지만 이후 지출에 대해서는 정산도 하지 않고 경품으로 내놓은 냉장고는 본인 집으로 가져갔다는 주장도 나왔다. 급기야 이를 참지 못한 직원들은 지난 9월 공무원노조 진도군지부에 비위사실을 공익신고했다.

이미 본지에서는 가사도와 광대도 등 현안에 면장의 돌발적인 행위에 의혹을 제기하며 진도군에 환기를 요구하는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지만 군은 적극적으로 관할 지역 주민 민원을 수용하지 못해 결국 이런 결과를 불러냈다는 책임을 벗어나지 못하게 되었다. 감사계의 운영도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사전 예방이 되지 않고 뒷수습이나 하면서 시대와 군민들의 의식수준을 따르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뒤늦게 진상조사에 착수한 진도군 공무원노조는 면사무소 직원 32명을 대상으로 무기명 진술서를 받은 뒤 이같은 내용을 파악하고 진도군 감사팀에 정식감사를 요청했다. 그 동안 감사계는 쉬쉬하면서 감추는데 급급해 더욱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임성대 지부장은 “설문조사 후 감사계에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상태다”며 “아직은 조합원들의 주장일 뿐 확인된 사실은 아니기 때문에 설문 참여 인원이나 내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군청 내부에는 A 전 면장의 비위 의혹 내용이 공공연히 회자되고 있다.

노조의 설문조사에서 10여 명이 A 전 면장의 비위 의혹을 주장했으며, 이들은 조도가 고향인 A 전 면장이 조도에 자신의 집을 지으면서 행정선을 동원해 건설자재를 운반하고, 올 8·15광복절 기념 면민체육대회 행사시 직원들에게 찬조금을 강요하고 제대로 정산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면민체육대회 행사 경품 중 냉장고 등 고가의 물품을 빼돌리고, 부친의 묘소 정비를 위해 직원들을 동원했다는 등의 주장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진도경찰, 직권남용 횡령 등 혐의 판단 수사 착수

진도경찰도 A 전 면장의 비위행위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해당 사안을 인지하고 직권남용과 횡령 등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돼 정식 수사에 착수했다. 진도경찰서 김성배 수사과장은 “면사무소 관계자 일부를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했는데 사실관계가 다르다. 상당히 부풀려진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체육대회 경품은 추첨식이라 면장이 임의대로 가져갈 수 없고, 부친 묘소도 직원들을 동원할 만큼 정비한 내용이 없는 것 같다”며 일반에 알려진 상황과는 달리 “오래된 내용들이라 추가로 사실관계를 더 확인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A 전 면장은 지난 2017년 12월 말 조도면장으로 발령 받았으며, 내년 12월 정년을 앞두고 있다. 한편, A 전 면장은 “공무원 노조에서 사실관계 확인을 요구한 내용이 무엇인지 모르고, 경찰이나 감사계로부터 연락받은 바도 없어 잘 모르겠다.”고 말하고, 사직서 제출 이유에 대해서는 “할 말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진도군은 감사를 진행하며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 지난 10월 21일 A면장을 직위해제하고 대기발령 조치했다. 그러자 A면장은 직위해제 다음날 즉각 사직서를 제출했다. 불과 정년을 1년 2개월여 남겨둔 시점이다.

지역사회에서는 A면장의 사직은 또 다른 비위사실이 불거졌거나, 징계를 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이에 진도군의회(의장 김상헌)는 지난 29일 해당 사건에 대한 내용을 보고받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진도군의회 한 의원은 "군청 감사팀에서 경찰조사가 진행중인 만큼 자세한 내용을 밝힐 수 없으나 사실확인이 끝나는 대로 적절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도군에 수차례 사실 관계를 문의했으나 감사팀은 답변을 피했으며, 홍보팀은 사실관계를 파악중이라는 입장이다. 진도군이 해양쓰레기 사건 등으로 절호의 문화부흥 관광시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채 쉬쉬하며 감추는데 급급해 오히려 경직된 공직사회 구조와 부조리를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한편에서는 진도군이 민선 7기에 들어서면서 보다 강화된 투명행정을 위한 적극 추진에 따른 일시적인 통과의례로 이해하는 견해도 나왔다. 과거와의 결별은 일부 갈등을 유발한다는 것. 하지만 연말에 들어서면서 공직기강 강화에 진도군수가 직접 나서 분위기를 일신시켜 내년 총선에도 흔들림없이 지역발전에 올인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주문이 늘어난다.

결과에 관계없이 송가인 열풍과 문화예술축제, 관광객 증대, 블루 이코노미 오션정책 추진, 국제수묵비엔날레 유치 등 전국 최초 민속문화예술특구로서 삶의 향과 멋이 넘치는 진도를 만들기 위해서 신속하고 엄정한 결과를 도춣야 한다는 군민들의 바람이다.

또한 지역 내에서 선출 공직자들의 여러 소송문제에 끌려가면서 지역이미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우려를 반드시 불식시켜야 진도가 새롭게 부흥될 수 있다는 것이다.(박남인 정리. 허선무 공동 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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