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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탓이오 사람 인(人)자를 생각한다
내탓이오 사람 인(人)자를 생각한다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19.11.27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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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눈 앞에 다가옵니다. 남쪽 섬 진도에도 추위가 오고 있다. 땅이 얼지 않는 진도의 농민들은 푸른 겨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데 능해 한 겨울의 진도는 늘 푸릅니다. 올 해는 유난히 대파밭이 푸르다. 월동배추 작황은 어렵다는 소문이 돈다. 어려울수록 서로 어울려 힘을 보태고 희망을 찾는 습성이 진도사람들의 성정임이 분명하다.

바람찬 세한지절에 변하지 않는 벗이 더 소중해 집니다. 지금 진도는 천년의 천우신조 계기를 맞고 있습니다. 오랜 시련을 벗어나 새로운 도약을 위한 좋은 여건이 마련되고 있어 군민들도 고무적입니다. 가만히 글자 하나를 떠올려 봅니다. 알식(識)자를 눈여겨 보면 말씀 언(言)자에 새길(진흙)시(戠)자로 이뤄졌습니다. 말(言)을 새길(戠)수 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새길/ 진흙 시(戠)자를 파자해 보면 소리 음(音)자와 창 과(戈)자가 합쳐진 글입니다. 소리(音)를 듣고 창(戈)으로 (진흙 위에) 글을 새기다, 적다'다는 뜻이라 합니다. 알식(識)자는 '언(言)'과 '음(音)'과 '과(戈)'가 서로 만나 형성되어 '식(識)'이란 누군가 말소리를 밖으로 내는데 그 소리가 남에게는 창이 되어 꽂힐수 있다는 의미도 되는 것입니다.

이것은 과연 무엇을 함축하고 있을까요? 요즘 진도항을 두고 갈등의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옳고 그름을 가르는 일은 참으로 쉽지가 않지요. 누가 진도가 안되는 쪽으로만 밀어붙이고자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수십년 전 새만금사업이 자꾸 떠오릅니다. 세계적으로 논쟁의 대상이 되어 ‘환경과 개발’의 상징적인 사건이 되었습니다. 결국 길이 열렸지만 아직도 환경을 되살리는데 어려움이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다고 엄청난 예산과 노력을 무시하고 자연으로 다시 돌려놓자는 주장은 이제 시기와 명분을 잃을 수 있습니다.

자칫 '지식(知識)'이 가질수 있는 편견과 외골수적 성격을 고집하다 보면 진도항도 새만금처럼 현지 주민들을 더욱 힘들게 할 지도 모릅니다. 가장 쉬운게 ‘반대’라는 말도 있지요. '외골수'는 뼛속까지 하나의 생각이나 사상에 몰입되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그래서 지식인(知識人)들은 때론 변화에 적응할줄 모르고 좌우를 분간하지도 않은 채 뼛속같이 몰입된 자신의 앎만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데 이 말소리가 타인에게는 창과 같이 위험한 무기가 될수 있음을 가르키고 있습니다.

인류 역사 속에서 좌우를 분간치 못하는 편견에 찬 지식으로 시대이념이나 자기논리의 포로가 되어 제 가슴을 제대로 열지 못하는 안타까운 집단이 서로 등을 대고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반대를 위한 이들의 편협하고 맹목적인 지식은 창보다 더 잔인한 무기가 되어 소중한 시기와 시간, 대화와 경청 그리고 제 자신을 먼저 수용하는 자세를 거부할 때 피해를 입는 사람들은 바로 우리 진도사람들과 이곳에 살고자 하는 후손들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많아야 좋은 세상이라 말할수 있을까요? 지식을 활용하여 적절히 변화를 줄수 있고 응용할줄 아는 사람이 많아야 하지요. 자신의 아집과 편견속에 갇힌 지식이 아닌 열린 마음과 생각을 가지고 바르게 판단하며 지혜롭게 사용할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사람을 '지성인(知性人)'이라 부릅니다. 지성이란 알지(知)자에 성품성(性)자를 쓰는데 성품 성(性)자는 '마음 심(心)'과 '날 생(生)'이 만나 형성된 글자로 그 뜻을 풀이해 보면 '갓 태어난 마음' 혹은 '날것과 같은 마음'을 뜻합니다. 가공되지 않은 날것과 같은 마음이기에 어떤 지식을 넣느냐에 따라 생각이나 가치관이 달라질수 있다는 의미이지요.

여기서 다르다는 것은 변화를 뜻합니다. 우리는 이제 자성을 통해 자신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성(性)'은 변화와 마음이 합쳐져 '변화시킬수 있는 마음'으로 풀이할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식이 '지성(知性)'으로 변하려면 우선 자신의 앎을 깨뜨려야 합니다. 이것을 '지각(知覺)'이라 하는데 '각(覺)'이란 '깨닫는 것' 즉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깨어 분별하다보면 '지혜(知慧)'가 생기지요. 지혜는 사물의 도리를 깨닫고 선악을 분별하는 슬기로운 마음을 작용합니다.

내가 옳기 위해서는 더 넓게 나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더 멀리 더 넓은 눈과 마음이 필요합니다. 진도항은 결코 우회할 수 없는 우리의 또 다른 미래입니다. 피할 수 없다면 즐기라고 했습니다. 적극적으로 해법을 찾아 나서야 합니다. 미래를 계속 닫아놓을 수는 없습니다. 속절없이 진도 안에서 누가 이기고 지는 게임은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됩니다.

송가인의 미덕을 진도의 미덕으로 삼아야 합니다. 송가인의 희망과 긍정의 힘을 진도항에 다져야 합니다. 그 어떤 어려움도 기꺼이 인내와 배양의 기회로 삼았던 진도의 딸 송가인에게서 한 많은 슬픔마저도 바닥을 치는 놀라운 반전과 소외의 벽을 허무는 대화합을 배워야 합니다. 의심과 불신을 매립하고 학익진을 펼쳐야 합니다.

진도의 힘, 진도의 아름다움이 진도항의 바닥을 튼튼히 다지고 입고출신(入古出新) 어떤 도약을 위해서는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정언명령! 태평양시대 보배로운 진주처럼 ‘블루 이코노미’ 전진기지로 다시 태어나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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