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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의 진도문화 스토리텔링(1)
김미경의 진도문화 스토리텔링(1)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19.11.27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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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가인 신드롬이 진도에 미치는 영향

김미경(스토리텔링 작가, 문학박사)

1989년, KBS 방송국에서 개그맨 김정식과 아나운서 최윤희가 함께 진행하는 “가위 바위 보(KBS 2FM Radio: 매일 밤 PM. 9시~10시)”라는 청소년 대상 라디오 생방송 프로그램을 집필한 적이 있다. 매일 수천통의 손편지가 도착하는 인기 프로그램이었기 때문에 나는 매일 매일 최고의 인기 연예인들을 만나고, 인터뷰하고, 글을 써야 했다. 하루에 원고지 40장씩을 꼬박꼬박 써야하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지만, 원고료가 짭짤했기 때문에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때 썼던 원고 중에 가장 기억나는 것을 꼽으라면 영원한 오빠, 가수 조용필 특집 “인생 40년, 노래 20년”이다. 조용필이라는 가수는 그 당시 오빠 부대를 몰고 다녔던 인기 절정의 대한민국 국민가수였었다. 그를 만나 그의 인생 다큐멘터리를 쓴 기억은 지금도 잊을 수 없는 행복한 추억이다. 그런데 요즘 진도 출신의 트롯 가수, 송가인이 마치 그 당시 오빠 부대를 몰고 다녔던 가수 조용필처럼 분홍빛 옷을 입은 어게인이라는 팬부대를 몰고 다닌다. 가히,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하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 송가인 신드롬이 우리 진도에 미치는 영향은 어느 정도일까. 우선, “송가인이어라~~~”라는 유행어가 바로 진도 오리지널 사투리인데 그녀가 진도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만큼 그 효과는 매우 크다. 인터넷에 “미스트롯 송가인 진도집”이라고 치면 “전남 진도군 지산면 앵무리 173”으로 금방 검색된다. 그리고 “송가인 진도집”에 대한 정보가 쫘르륵~ 쏟아진다. 그리고 전국 각지에서 하루에 100명이 넘는 방문객들이 송가인의 진도 집만을 보기위해 진도를 찾아온다. 정말 기이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어떤 이는 요즘 진도는 진도개보다 송가인이 더 유명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니까 진도 관광콘텐츠 산업의 하나로 송가인 진도집이 한몫하는 것만은 사실이다.

 

또, 송가인 신드롬은 진도 출신의 젊은 국악인들을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바로 국악그룹 “바라지”에 대한 이야기가 그것이다. 국악그룹 “바라지”의 중심 멤버 중 아쟁을 켜는 조성재는 송가인(본명: 조은심)의 친오빠이다. 그리고 “바라지” 아쟁담당 조성재는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전수조교(준 예능보유자) 송순단의 아들이다. 거기다가 “바라지”의 타악담당 김태영은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제72호 전수조교(준 예능보유자)이자 진도군립민속예술단 단장인 김오현의 아들이고, 또다른 타악담당 강민수도 대한민국 중요무형문화재 제81호 진도다시래기 예능보유자 강준섭의 아들이다. 정말 멋지지 않은가. 역시 진도인들이 가지고 있는 예술혼은 대를 이어 핏속에 흐르고 있는 모양이다. 하여간 요즘 이들 국악그룹 “바라지”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끼와 능력이 정통 트롯 가수 송가인을 만나서 더욱 급부상되고 있다. 그러면 앞으로 송가인 신드롬을 진도에서 어떻게 더욱 대중문화콘텐츠와 민속문화콘텐츠를 적극 활용하여 관광 스토리텔링 마케팅으로 성공시킬 것인가. 이것이 관건이다. 그저 한순간 피었다 지는 꽃처럼 그렇게 진도를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허망하게 흘려보낼 수는 없다. 얼른 진도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여러 대책을 모색하여야 한다. 이것은 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민·관·학이 서로 힘을 합쳐야 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 우선, 송가인과 관련된 문화상품 개발이 필요하고 진도 출신의 젊은 국악인들이 지속적으로 고향 진도를 기반으로 활동할 수 있는 시스템 정착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선 문화원형을 활용한 전통문화콘텐츠 산업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조직을 구축하는 일이 먼저, 수행되어야 한다. 진도문화예술재단이든 진도문화예술콘텐츠진흥원이든 진도스토리텔링연구단이든.

글쓴이/김미경

·고려대학교 동양사학과/국어국문학과 ·고려대학교 대학원 한문학(연행록)·민속학(스토리텔링)전공. 문학박사. 스토리텔링 작가. /現 김미경스토리텔링연구소 소장·진도금골마루협동조합북카페 대표. ·저서 <완주, 추억의 삼례장 스토리텔링 북(2016, 완주군)> <공주 계룡산 상신마을 스토리텔링 북 <진도 축제식 상장례 민속의 연희성과 스토리텔링(2013, 민속원)> 등

*‘바라지’는 소리·타악·기악 등 여러 전통음악 가운데 시대적 감각과 통할 수 있는 요소를 간추리고 다듬어 국악기만으로 이를 새롭게 재창조하는 작업을 해온 국악그룹이다. 한국 전통음악의 다양한 재료를 바탕으로 주체적으로 음악을 창작하고 음악과 춤, 노래, 몸짓이 융화된 악가무 일체의 전통 예인상을 복원한 무대를 선보이고 있다. 천차만별 콘서트 대상, KBS 국악대상, 세계 최대 월드뮤직엑스포 워맥스(WOMEX) 공식쇼케이스 선정, 2017 공연예술 창작산실 올해의 레퍼토리 선정 등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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