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경(스토리텔링 작가, 문학박사)
지난 2019년 11월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 동안 진도군에서는 한국도서(섬)학회 초청 팸투어 및 진도 학술대회를 진도군 일원과 금골마루커뮤니티센터 다목적실 그리고 금골마루북카페 등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11월 22일(금)에 열린 진도 학술대회에서 나는 서울에서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진도를 찾아주신 한반도평화재단 한화갑 총재님을 비롯하여 여러 귀한 내빈들을 만날 수 있었다. 참으로 귀한 시간이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한화갑 총재님은 81세의 고령에도 불구하고 마치 청년처럼 쩌렁쩌렁 울리는 목소리로 진도와 섬 발전을 위해 우리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효과적으로 예산 확보를 할 수 있는지에 대해 당신의 노하우를 거침없이 밝혀 주셨다. 축사라기보다는 명강사의 특강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귀하신 말씀을 관중을 압도하며 그 특유의 설득력을 가지고 재미있게 말씀해 주셨다.
물론, 진도군 이동진 군수님의 환영사도 특별했다. 이동진 군수님도 단순히 환영사를 읽지 않고, 환영사 원고에서 내외 귀빈들의 성명만 거론하고 준비되었던 원고는 양복주머니에 넣고 진도의 문화정책 방향과 섬 연구 발전 방안에 대해 평소 당신이 생각해 오던 가치관에 대해 진지하게 말씀하셨다. 환영사와 축사로 1시간 정도의 시간을 썼지만, 정말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 앞으로 어느 학회에서도 이런 환영사와 축사는 보기 어려울 정도로 그 내용이 매우 뜻깊고 가슴에 와닿았다.
그러면서 나는 앞으로 진도가 보다 더 적극적으로 문화콘텐츠 산업을 발전시켜 진도군민들에게 직접적인 경제적 혜택을 주기 위해서는 라키비움(larchiveum)을 설립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예산 확보부터 기발한 아이디어 그리고 다양한 진도 역사문화콘텐츠 개발까지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라키비움(larchiveum)은 Library(도서관)+Archives(기록관)+Museum(박물관) 등 세 가지의 영어 합성어이다. 이는 도서관, 기록관, 박물관의 기능을 가진 복합문화공간을 의미한다. 나는 대학원에서 문화콘텐츠 전공 석·박사 과정생들이 라키비움(larchiveum)의 다양한 활용성에 대해 ppt로 준비해 가지고 와서 자신만의 기발한 아이디어를 발표하는 것을 많이 보고 들었다. 그러면서 진도처럼 다양한 유·무형 문화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곳에서 변변한 “복합문화공간” 하나조차 없는 것이 무척 안타까웠다.
거기다가 진도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민속문화예술특구”가 아닌가.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여 라키비움(larchiveum)이 생긴다면 얼마나 실감나는 “가상현실 VR”, “증강현실 AR” 그리고 “혼합현실 MR” 등을 보여줄 수 있겠는가. 또한, “민속문화예술특구”답게 각각의 민속예술 공연들을 다양하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최첨단 체험 공간을 마련한다면 청소년들에게 얼마나 빠르게 우리 전통문화를 전달할 수 있겠는가.
나는 진도에 라키비움(larchiveum)이 생긴다면 진도 역사문화콘텐츠 개발의 전진기지가 될 수 있다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진도에 관광을 오는 방문객들이 제일 먼저 라키비움(larchiveum)에 들러 진도에 대한 많은 정보를 재미있게 익히고, 진도를 제대로 알게 된 다음에 자신이 매력을 느끼고 꼭 가고 싶은 곳을 선택하여 직접 진도의 명소들을 고루고루 볼 수 있게 된다면 진도 관광이 얼마나 더 효과적이겠는가. 이제, 진도는 초고령화 시대를 맞이하여 인구 감소는 불가피한 일이다. 그렇다면 진도를 살릴 수 있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는 과연, 무엇일까. 바로 진도 역사문화콘텐츠를 개발하여 다양한 관광문화콘텐츠 산업을 크게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 라키비움(larchiveum)에 진도 스토리텔링 로드맵을 아주 잘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진도가 그토록 오랫동안 간직해오고 있는 많은 역사문화에 대한 스토리(story)를 멋지게 텔링(telling)할 수 있으니까. 진도는 그렇게 항상 멋져야 하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