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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0.04.2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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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인환(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진도군협의회장)

경제가 어렵거나 힘든 시기에 봄이 오면 가장 많이 사용되는 고사성어가 春來不似春 일 것이다. 春來不似春 은 중국 한나라 때 궁녀였던 왕소군이 북방의 흉노족에게 억지로 시집간 뒤 쓴 시에서 유래한다. 추운 북쪽지방의 땅에서는 춘삼월이 되어도 꽃이 피지 않으니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는 말이다. 이 구절은 훗날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거나 힘든 시기를 겪을 때 쓰는 고사성어가 되었다. 개나리와 진달래 등 봄꽃이 피기 시작하여 봄이 왔음을 알리건만 우리들의 마음은 봄을 느낄 수 없는 春來不似春이 아닐까?

지난 해 내내 고생한 보람도 없이 대파 가격은 생산량증가와 가격이 폭락하여 거래가 되지 않고 있고 산지 폐기를 했음에도 계속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촌의 효자종목인 김 생산도 두 차례의 태풍으로 작황이 좋지 않아 어민들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진도 경제가 너무나 힘들게 돌아가고 있어 안타까운 심정이다.

그렇지 않아도 경제가 어려운 상황인데 중국에서 시작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세계 각 나라에 퍼져 정치 경제 문화 스포츠 등을 한꺼번에 집어 삼키는 블랙홀이 되고 있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서 방역에 협조하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예방수칙을 지키고 있지만 코로나 19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소상공인을 비롯하여 자영업자, 특히 음식점과 여행업종사자들은 코로나 여파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으며 지역경제는 극도로 위축되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방역에 동원된 공무원들은 몸과 마음이 모두 피곤한 상태이며 특히 진도대교에서 3교대로 발열검사를 하는 공무원들에게는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언제 안정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에서 대구·경북에 이어지는 온정과 도움의 손길은 ‘아직은 우리나라가 살 만 한 나라구나’ 라는 걸 느끼게 되었고 마스크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먼저 양보하는 시민의식과 남을 배려하는 마음에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다. 우리 진도지역에서도 많은 단체와 개인들이 대구· 경북지역에 위문금품을 보내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분들에게 용기를 주고 위로하는 모습에 고마운 마음이다.

하지만 아무리 꽃이 피고 새가 운다한들 이런 분위기에서 어느 누가 봄을 느낄 수 있을까? 코로나19 확산에 농촌일손 구하기도 어렵게 될 것 같다. 지금 농어촌에는 외국인 노동자가 아니면 힘든 일을 하기 어렵다. 농어촌의 인구가 고령화되고 있어 일손이 부족할뿐더러 어려운 일은 내국인들이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 필리핀 캄보디아 등 대부분 동남아시아권의 외국인들은 국가 간 항공편 운항이 중단되면서 입국이 지연되고 있고 여기에 불법이지만 알음알음으로 고용했던 불법체류자 들도 상당수 한국을 떠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에 2020년도 제 1차 추경 에산안이 국회를 통과하였지만 또다시 2차 추경 편성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농업관련 예산이 포함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제1차 추경예산에는 농업관련 예산이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려운 상황속에서도 차분하게 영농준비를 하는 농민들을 보면 숙연한 마음이 든다.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바 소임을 다하며 다함께 힘을 모아 어려운 난국을 슬기롭게 극복하기를 기대 해 본다.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 오랑캐 땅에는 꽃과 풀이나지 않으니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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