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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노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0.04.22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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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고 만나는 것이 인생이라 한다. 요즘 코로나감염증으로 인해 노인 연장자들에 대한 위험이 커졌다. 마음 하나로 봄의 새로움을 체험하려던 어른들에겐 충격으로 다가왔다. 새로운 적응과 생존전쟁이 광범위하게 퍼지고 있다.

그러던지 나의 일상에서 80대는 대세다. 술자리에서 이분들은 부드러운 술과 안주도 잘 드시고 대화도 끊기지 않는다. 요즘은 노인복지회관이 휴관하면서 더더욱 식사 술자리가 늘었다. 고금소총 Y담도 나누고 기꺼이 주머니를 여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인간으로 태어나 여자나 남자가 팔 구십, 백세가 되어 늙고 허리가 구부러지고, 몸을 떨며 걷고, 병들고, 이빨이 빠지고, 머리가 희어지고, 주름에 검버섯이 피어나고, 사지가 얼룩이 지는 것이 다반사가 되어진다.”

가끔 주변에 거동이 불편할 정도로 많은 노인들을 보면서도 “나의 젊음은 영원히 지속되리라”고 착각한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산다는 것은 인연 즉 ‘인간관계’의 지속이다. 만남이란 ‘관계’가 수립되고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 행과 불행이 갈라진다. 우리가 터놓고 이야기 하며 의지 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즐겁고 건강에 도움이 되고 타인에 대해 이해와 깊은 관심을 가질 때 기쁨과 슬픔을 공유할 수 있는 관계로 발전하게 된다.

‘모르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말라. 하지 않는 것에 두려워하라.’

이 세상에서 모든 사물은 서로가 존재의 조건이 되듯이 친구 역시 서로 존재의 조건이 된다. 친구와의 관계는 ‘상생’이요 ‘생성’의 관계다. ‘상생’은 친구로 생사고락을 같이하는 협력과 지원 관계요, ‘생성’은 친구와 같이 할 때 생기는 기쁨과 건강한 생활이 온다는 뜻이라고 한다.

사실 우리가 한 세상 살면서 깊은 만남을 갖는 사람은 불과 10명정도라 한다. 이런 친구는 어르신들 삶에 특별한 의미를 주는 존재들이다. 당신이 시간을 즐기고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되는 등 친구와 관계는 재미와 즐거움의 원천이 될 수 있다. 친구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생존을 위해서 때로 경쟁하고, 먹는 것을 찾고, 나와 가족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 필요하다. 신체정서적 건강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친구간의 우정, 친밀감의 유지는 높은 사기, 정서적 안정감, 우울증의 해소, 자신의 삶을 개척하는데 도움이 된다.

동양에서 오래 동안 지배해온 삼강오륜에서 벗 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는 젊은 날의 충신효제보다 믿음(朋友有信)이라고 했다. 노인에게 좋은 친구란 어떤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다. 서로간의 기분을 좋게 하며 함께 할 때 행복하고 긍정적인 삶을 만들어 갈 수 있다. 또한 당신의 신체적 면역체계를 강화시켜 준다.

직지인심, 서기집문, 적선지가 필유여경

‘먼저 베풀어라. 그 선행이 보람과 기쁨을 크게 할 것이다.’

인생에서 우리는 모두 섬이지만 바람직한 ‘관계’형성은 삶의 지혜가 된다. 고령화되면서 친구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오래된 친구는 금쪽과 같고 해마다 피는 꽃과 햇볕같은 존재가 아닐수 없다. 노후에 행복하려면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라 한다.

노년기에 진정한 친구는 누구인가? 좋은 우정은 서로의 건강을 동와주고 무엇보다 외로움과 고립을 방지하며 편안함과 즐거움을 제공한다. 그러나 또한 좋은 친구를 만들기도 쉽지 않다. 외톨이로 지내거나 인간관계가 좋지 않아 외롭게 보내는 사람이 많은 것도 우리삶의 현실이다. 너무 성격이 별나서 친구를 새기지 못하는 사람들도 많다. 흔히 ‘나와 통하지 않는 놈’으로 몰아붙이며 친구만들기를 주저한다. 그러나 저 사람이 나를 친구로 받아 주기보다는 내가 저 사람에게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 노년기의 친구 만들기의 지름길이다. 친구란 서로에게 관심을 걱정해 주는 사람이다. 친구는 당신과 함께 상호작용 또는 의사소통이 잘되는 사람, 얼굴을 맞대고 감정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다.

 

‘과욕도 과유도 불급해야’

그렇다면 당신과 가까이 할 수 있는 친구와 이웃들은 얼마나 될까? 그 숫자는 간단하다. 자녀 손주 결혼식을 앞두고 청첩장을 돌릴 것이다. 과연 부담 없이 몇 명에게 청첩장을 보낼 수 있는가? 100명 아니면 300명? 무작정 5백명? 이것이 당신의 평생 쌓아 온 인간관계다. 만나는 사람이 많다고 해서 모두가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온라인 친구는 위기가 올 때 당신을 포옹하거나 방문을 통해 고통을 나눌 수 없는 가상공간의 관계일 뿐이다.

다시 말해 친구는 당신의 요구를 받아들이는 편안한 사람, 당신이 신뢰와 충성의 유대를 공

유하는 사람이다. 좋은 친구는 당신이 생각 하는 일, 당신의 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당신의 삶이 어떻게 진화하는지에 진정으로 관심을 보여주는 사람이다. 좋은 친구는 지나치게 판단이나 목적을 탓하지 않고 주의 깊게 당신을 돌보는 것, 하지만 지나치게 간섭하는 사람, 이기적인 행동, 당신이 원치않는 일에 끼어드는 사람들과는 친하게 지낼 수 없다는 뜻이다.

좋은 친구가 있다는 것은 노화 과정에서 몸의 질병을 방지하는 면역시스템을 강화시켜준다고 했다. 좋은 친구를 가진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나은 건강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또한 친구들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가족들의 위기가 왔을 때 그들과 상의하고 의존할 수 있고 지원받을 수 있다.

노년기는 무엇보다 가족 친구가 중요하다. 65세 이상 노인들 중에 혼자 사는 사람에게는 친구들과 교제 우정 지원이 필요하다.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 함께 함으로서 생기는 대화의 기회를 만들라. 노인들 3분의 2 이상이 친한 친구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보고를 따르면 정말 외로운 존재들이 아닐 수 없다.

그렇다면 좋은 친구를 어떻게 만들까? 누가 뭐라해도 당신은 혼자 죽는다. 살아있을 때 친구와 가족과 가까이 지내는 것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현대인들은 ‘고독한 군중’으로 살아간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고 있어도 외롭게 살기는 마찬가지다. 물론 혼자 산다고 해서 반드시 외로운 것은 아니다. 문제는 만남의 양이 아니라 만남의 질이다. 당신의 외로움을 다른 사람이 느껴줄 수는 없다. 그러면 나에게 어떤 친구가 필요한가? 생애과정에서 생긴 퍼스낼리티 혹은 직업, 교육수준, 재산 정도, 지역, 학교 등 사회생활 여건에 따라 친구가 달라질 것이다. 각자의 생활스타일과 욕망에 따라서도 차이가 날 것이다. 그러나 삶의방식과 생각이 다른‘차이’를 인정하고 존재론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만남의 기술이다. 우리는 한 평생 살아오면서 만나는 사람이 많았지만 그들이 모두 친구가 되지는 않는다. 지속적인 우정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내서 자주 만나고 대화하는 일이다. 대화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것이다. 이동이 없으면 사람을 만날 수 없다.

나이가 들수록 ‘안’으로 숨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자신있게 달려야 한다. 마당발로 불리는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한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의미를 갖는것은 타인과의 관계뿐이다. 일방통행식이 아니라 상생가능한 쌍방향관계로 만들어가는 일이다. 즉 주고받는 관계, 시간과 노력 가치 투자가 전제돼야 한다. 자기중심적인 사람은 실제로 친구 만들기가 어렵다. 따라서 낮선 사람을 단순히 ‘타자’로 인식하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덕목이 아니다. 어떤 선입관, 혹은 사회적 ‘벽’ 을 넘어야 하는 관계능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자기 확인, 사회적 관심, 의사소통능력, 감정개입, 말하기보다 듣기, 유연성이 많이 좌우한다. 나이들수록 친구가 없는 경우 새롭게 친구를 만들어야 한다. 이들과 ‘절친한 친구’로 발전시켜야 한다! 절친한 친구로부터 정서적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이 없으면 신체적 심리적 우울증상을 보인다. 사회적 접촉의 부족은 신체건강에 대한 위험요소다.

‘나는 노인이 아니다’하는 그 불편한 순간부터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할 시간을 만들어야 한다. 지역 문화에 맞게 사회적 모임접근은 노인들의 생산성과 활동은 물론 정서감을 충족시켜준다고 했다. 노인이라고 해서 연기처럼 사라질 수 는 없지 않은가? 마음 맞는 친구들을 만들어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삶의 기술이 필요하다.

이 봄날 꽃가루는 바람을 타고 무엇을 만나러 갈까? 상상해 보라. 아름다운 만남이 아닐까? 아무 때나 술익는 마을 친구 집에 가서 “들어가도 되나?” 할 수 있는 관계. 그럴 때 우리 인생에서 풍요로운 삶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노인은 독립공화국이자 열린 무릉도원의 헌법위원이다. 유유상종은 어린이들만 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폭을 넓혀야 한다. 물결 속에서 세족을 즐겨야 한다. 백세인생은 다음세대가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오늘도 친구를 만나자. 대화를 즐기자. 성삼문이 간파했듯 황천길에는 주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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