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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 기억공간 “진도군수 대화 나서야”
팽목항 기억공간 “진도군수 대화 나서야”
  • 藝鄕진도신문
  • 승인 2020.05.11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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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기억연대 중심 팽목항 기억공간 마련 면담 요구

 

세월호 참사 관련 현장 연계 “현장성·상징성 담보해야”

전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팽목항의 기다림과 아픈 사연 그리고 봉사활동의 기억들이 그 흔적과 함께 사라지고 있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 시민단체 등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간직한 팽목항의 ‘기억공간화’를 위해 진도군수와의 면담을 추진중이다. 팽목항 현장 내 참사 당시 상황을 보여주고 기억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 마련, 팽목항 인근 관련 현장을 연결해 현장성과 상징성을 살리는 방안들을 요구하기 위함이다.

4월15일 4·16가족협의회, 4·16재단, 4·16연대,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 등이 참여하고 있는 ‘팽목기억연대’에 따르면, 세월호 참사 6주기인 16일 이후 팽목항 기억관 등 기억공간 마련과 관련해 이동진 진도군수에 면담을 요청한다는 것. 이와 관련, 팽목항 주변은 현재 진도항 배후복합단지 조성, 진도항 2단계 개발사업 등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 진도항 1단계 공사는 완료된 가운데, 진도군은 진도 연안여객선터미널 신설 등을 추진 중인데 이로 인해 팽목항 한 켠에 마련됐된 컨테이너로 된 가족지원시설 상당수가 철거됐다.

현재는 팽목기억관, 팽목식당, 강당, 천주교 광주대교구 세월호 팽목성당, 화장실 등만 남아 있다. 앞으로 공사가 본격화되면 가족지원시설은 싹 철거돼 그 자리엔 주차장이 들어서고, 그 옆으론 항만 배후지 개발 계획에 반영된 ‘친수공간’ 개념의 공원이 만들어진다.

 

▲“4·16기록관, 해양안전관 부속돼선 안돼”

 진도항 개발로 세월호 참사 현장이 사라질 수 있다는 우려에 세월호광주시민상주모임을 비롯해 시민단체들은 팽목기억연대 이전의 대책기구인 ‘팽목 기억공간 조성을 위한 국민비상대책위원회’ 차원에서 △희생자 기림비 건설 △소공연이 가능한 4·16공원 조성 △옛 안치소를 알 수 있는 표지석 설치 △4·16기록관 등을 요구해 왔다.

 이에 대해 진도군은 항만 배후지 개발과 연계해 기림비, 표지석, 공원 등은 조성을 약속했다. 다만, 4·16기록관은 진도항 개발과 별도로 추진할 국민해양안전관 안에 추모시설을 설치해 대체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국민해양안전관은 팽목항과 1km 정도 떨어진 거리에 조성될 예정이어서 4·16기록관이 해양 안전교육 시설인 국민해양안전관의 ‘부속공간’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진도군은 이러한 지적을 받아들여 단순 추모시설이 되지 않도록 전시, 아카이브 기능을 포함해 국민해양안전관 안에 조성될 시설이 사실상 4·16기록관이 되도록 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팽목항의 현장성, 장소성, 상징성을 담보할 공간의 부재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진도군은 세월호 참사의 기억관, 기록관과 같은 시설을 팽목항에 만드는 것에 부정적이다.

 기림비, 표지석 등으로 세월호 사고 수습 장소였다는 상징성을 보여줄 순 있지만 사람들이 팽목항이란 공간에만 머무르도록 하면 “세월호 참사의 슬픔만 부각될 수 있다”는 이유다. 팽목항의 이름은 `진도항’으로 바뀐지 오래다. ‘진도항’ 이름판 뒤로 세월호 추모 조형물이 바람에 부대끼며 보인다.

▲ “참사 당시 상황 팽목항서 볼 수 있어야”

 팽목기억연대에 참여하고 있는 세월광주시민상주모임 회원들은 이러한 인식이 팽목항의 의미를 축소시키는 것이라 지적했다.

 이들은 “팽목항에 ‘기억공간’을 요구하는 것은 미래사회로 가기 위해 세월호 참사를 다시 돌아보면서 그 자리로 돌아가지 않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며 “세월호 참사 당시 상황, 현장의 모습들을 사람들이 팽목항에 머물면서 보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작게라도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홀로 팽목항을 지키고 있는 ‘우재 아빠’ 고영환 씨도 “당시 팽목항에서 벌어진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 거짓 정보로 혼란을 조장한 언론의 민낯을 보여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팽목기억연대 중심 팽목항 기억공간 마련 면담 요구

 

 팽목항 기억공간 마련과 관련해 팽목기억연대는 물론 이전 대책위 때도 이동진 군수와의 면담이 이뤄진 적은 없다. 진도군은 “요구하는 단위 주체들이 워낙 다양해 각 단체가 먼저 합치된 의견을 마련하고 주도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통로를 일원화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진도군은 팽목기억연대 참여 단체 중 직접적인 이해당사자라 할 수 있는 4·16가족협의회를 ‘대화 파트너’로 여기고 있다.

 팽목기억연대는 최근 세 차례 연석회의를 갖고 팽목항을 어떤 기억공간으로 남기고, 어떤 식으로 지켜야할지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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