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새벽은 쉬이 오지 않았다
사랑스런 누이들이
무등산이 키운 자랑스런 청년들이
열흘 동안 지켜왔던 광주공동체
남도는 혈맥이 끊어지고
어둠속에서 새벽이슬에 젖어
차마 잠들지 못하였다
투쟁과 싸움과 분열보다
오월의 장미처럼 사랑하였던 조국
저 엄습하는 어둠은 오히려 따스했다
그토록 적막한 새벽은
쉬이 오지 않았다
하느님도 제 팔을 묶었을 것이다
탱크와 군용헬기들이 도청을 포위했다
그날 아침은 죽음의 강이었다
비명도 불굴의 맹서로 빛나던 눈도
다 삼켜버린 죽음의 강이었다
살아있는 자들이여
세월을 깃발처럼 나부끼며
다시 만나는 그날 오월
우리들의 아침은 다시 와야 한다
우리들의 민주주의
우리들의 피끓는 공동체
사람 위에 사람이 없는 무등 아래
망월의 무덤들은
40년이 지나도록 잠들지 않는다
그날의 따뜻한 주먹밥
가슴 가슴에 맥놀이치는 함성
여기 명량의 바다 앞에서
기억하고 또 기억하라
진혼의 노래를 바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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